'장르만 로맨스' 김희원, 핑크빛 옷을 입다 [인터뷰]

최혜진 기자 2021. 11. 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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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 사진=NEW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배우 김희원이 무채색 악역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핑크빛 로맨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앞서 김희원은 영화 '이웃사촌' '신의 한 수: 귀수 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아저씨' 등 작품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를 펼치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그런 김희원이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연출 비리프)와 만났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다. 김희원은 극 중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의 절친이자 현의 전 부인 미애(오나라)와 비밀 연애를 하는 순모 역을 연기했다.

김희원은 평소 로맨스 장르에 갈증을 느껴왔다. 이는 '장르만 로맨스'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됐다. 또한 그는 마치 예술 영화 같은 시나리오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이 코미디 같지 않더라. 약간 위트가 있지만 무거웠다"며 "그런데 그 대본을 조은지 감독이 밝게 만들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믿음 때문에 선택했다"고 전했다.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있는 설정도 김희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보통 코미디 장르는 웃기기만 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은 적당히 웃기면서도 캐릭터가 잘 살아있더라. 캐릭터의 관계가 잘 보이면서도 상황으로 인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래서 기존의 코미디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거라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 사진=NEW 제공


김희원은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다. 때론 진지하고, 때론 유쾌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순모의 솔직한 감정 연기도 돋보였다. 특히 순모는 미애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펑펑 눈물을 쏟기도 한다.

어딘가 여리고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순모의 모습은 김희원과 닮아있다. 김희원은 "저도 섬세한 편이다. 또 입맛도 초딩 입맛이고 지저분한 걸 못 참는다. 그날 이야기했던 걸 하루 종일 생각한다. 그날 만났던 사람의 기분을 하루 종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는 게 피곤하다"며 "그런 면이 순모와 비슷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순하고 여린 성격은 오나라와의 호흡에도 도움이 됐다. 특히 미애 역을 맡은 오나라는 섬세한 순모 역의 김희원은 동생처럼 챙기며 '케미'를 자랑했다고. 이에 대해 김희원은 "저는 결정장애가 있어서 고민하는 스타일인데 오나라는 바로 선택을 하고 제의하는 스타일이었다. 제가 오나라 의견을 잘 따랐다"고 전했다.

오나라의 사랑스러움은 멜로 연기의 일등공신이었다고. 김희원은 "사랑스러운 멜로가 완성됐다고들 하시는데 오나라가 원체 사랑스러웠고 미애 역시 사랑스러웠다. 거기에 맞게 연기를 한 것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나라는 사랑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배우다. 보면 굉장히 즐겁다. 또 진지하게 생각을 잘 안 하는 것 같아 평소에도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생각을 안 한다고 하더라.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김희원 / 사진=NEW 제공


다만 순모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사랑에 있어 당당하고 솔직하다는 점이다. 그는 극 중 순모와 달리 비밀 연애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희원은 "극 중에서 친구(현) 부인을 만나는데 저 같은 스타일이면 처음부터 연애 사실을 말했을 것 같다"며 "말할 자신이 없었으면 시작도 안 했을 것 같다. 나중에 (비밀 연애를) 알면 친구와 사랑 둘 다 떠나지 않겠냐. 저는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장르만 로맨스'가 사랑과 우정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에서 사랑, 우정에 본질이 있다고 하더라. 또 색깔이 섞여도 본질의 색깔이 있다는 대사도 나온다. 그러한 본질을 생각하면서 이 영화를 보면 인생의 본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건졌다. 그는 "출연 배우들이 모두 술을 안 먹어서 술 한 번 안 먹었는데 그냥 정이 갔다"며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간 악역으로 활약해 온 김희원은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다. 그는 "제가 악역 이미지가 많이 있어서 코믹스럽거나 선한 역할을 하고 싶어고 또 바라 왔다. 또 배우가 한 가지만 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하고 싶었다. 언제나 똑같은 걸 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김희원은 "아직 천재적인 연기자가 되지 못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는 아직 연기 버릇이 있다. 제가 살아온 모습이 묻어나는 거라 그걸 다 버릴 수가 없더라. 그래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희원은 지적을 수용하고 성장할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제 생각에는 어떤 행동, 대사들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때론 디렉션과 제 생각이 다를 때도 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타협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빨리 맞추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김희원은 모든 색을 빨아들이는 도화지와 같다. 한 가지의 색이 아닌 더욱 다채로운 빛깔을 뽐낼 김희원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희원 / 사진=NEW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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