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역대 최대' 기염···반도체 '1000억달러' 돌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년 수출입 평가 및 2022년 전망' 보고서 표지/그림=한국무역협회 캡쳐

우리나라 수출이 코로나19(COVID-19) 충격으로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반도체가 내년까지 2년 연속 수출 1000억달러(119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2022년에도 수출 호조세가 기대됐다. 대일(對日) 소부장 수입 의존도는 꾸준히 개선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2021년 수출입 평가 및 2022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대비 24.1% 증가한 6362억 달러, 수입은 29.5% 증가한 6057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수출은 올해보다 2.1% 증가한 6498억 달러, 수입은 1.6% 증가한 6154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우리 수출은 강한 회복탄력성을 바탕으로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 1~8월 글로벌 무역규모는 9위에서 8위로 상승했고 이는 중국, 이탈리아에 이은 가장 빠른 무역성장세"라고 평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우리 수출에서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이다. 석유화학은 전년 대비 53.9% 늘어난 548억달러를, 석유제품은 59.1% 늘어난 384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효자 품목' 반도체 역시 24.0% 성장한 12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섬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올해 선전한 품목들의 호황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특히 반도체는 D램 단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른 대규모 서버 교체수요, DDR5로의 D램 세대전환, 견조한 시스템 반도체 초과수요 등으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2년 연속 수출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반도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은 2018년 1267억달러다.

무역협회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은 내년까지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석유화학도 일회용품 수요와 '위드 코로나'(With Corona) 확산에 따른 산업 정상화 등으로 합성수지류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 스판덱스 등 고부가가치형 의류용 원단을 중심으로 섬유 수출도 호조세를 예상했다.

이에 반해 일부 품목은 구조적인 여건으로 수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철강은 과잉 상승했던 제품단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부품도 반도체 공급난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대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은 팬데믹 전후 수주 감소 영향으로 내년에는 인도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가전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홈 등이 보편화되며 삶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뉴라이프 가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의 업황은 전반적으로 밝을 것으로 예상되나, 수년 동안 이어진 해외생산 확대 추세로 내년 수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선진국 경제가 주도하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주요국 인플레이션 확대 등은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지적했다.

수입의 경우 국내 경기회복과 올해 하반기 수준의 국제유가 흐름, 견조하게 유지되는 원자재 가격 등으로 올해 대비 1.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대비 소폭 확대된 344억 달러로 예상했다.

소부장 산업 대일 수입의존도 개선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이 분야 수입 의존도는 2018년 18.3%에서 올해 1~10월 15.9%까지 지속 하락중이다.

박천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고 완만하지만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다만 최근 요소수 사태를 겪으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용 원자재 수급에 대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 협회도 정부 및 업계와 조직적으로 협력하여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22일 오후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2 세계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도 업종별 수출환경과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최근 수출입 물류 현황,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 수출환경 등을 업계와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