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프로그램들에 유사 포맷 '재탕' 지적

노지민 기자 2021. 11. 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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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시청자위원회, '우도주막' '슬기로운 산촌생활' 등 "봐왔던 것과 비슷"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올해도 tvN에선 연예인 출연자들이 자연을 배경으로 음식을 해먹거나 장사를 하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낯선 공간에 놓인 이들이 좌충우돌하면서도 '힐링'한다는 성격의 포맷들이다. '삼시세끼' '윤식당' 등 소위 나영석표 예능을 변주한 듯한 콘텐츠가 이어지면서 성공사례에 편승하려 한다는 시청자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서면회의록이 공개된 10월 CJ ENM 시청자위원회에서 박천일 위원은 지난 7월부터 6부작으로 방영한 '우도주막'에 아쉬움을 전했다. 김희선, 유태오, 카이(엑소) 등 연예인 출연진이 제주 우도에 신혼부부만을 위한 심야 주막을 운영하는 설정이다. 박 위원은 “힐링 여행 콘셉트는 기존에 많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새롭지 않았지만 우도라는 장소가 특별해 눈길이 갔다”면서도 “시청하면서 '윤스테이'와 '효리네민박'을 섞어서 보는 느낌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도의 특산물이나 경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측면도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부족해 보였다”며 “풍경이 기존 프로그램에서 늘 봐왔던 것과 비슷해 그리 매력적이게 와 닿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출연진이 산촌에서 생활하는 '슬기로운 산촌생활'도 여러 차례 거론됐다. 최영묵 위원은 “기존에 지명도와 관심이 높았던 프로그램을 시즌 방식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포맷으로 만들어 이어간 경우가 과거에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부담없이 첫 방송부터 몰입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면이 있었다”면서도 “과거 프로그램의 인기와 출연진의 지명도에 편승해 별 내용 없는 이야기를 몇 회에 걸쳐 늘어놓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뚜렷한 스토리라인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자칫 인기프로그램의 '낙수 프로그램'을 별 내용도 없이 질질 끌어가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tvN 예능 '우도주막' 포스터

임정화 위원은 “성공한 프로그램의 사랑받는 주인공들을 타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것은 상업적으로 당연한 수순”이라며 “99즈(99학번 동기인 주인공들)가 삼시세끼 밥 해먹는 것만 봐도 힐링이 되니 굳이 비용을 쓰며 모험할 필요가 없는 최적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SBS) '펜트하우스 빌런들이 폐가 하우스에서 펼치는 요리&먹방-해치지 않아'도 비슷한 콘셉트”라는 것이다. 다만 “폐가 리모델링이라는 장치를 더했다. 드라마 캐릭터와는 다른 빌런들의 '본캐'(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며 “욕심을 낸다면 앞으로 의사역할을 했던 99즈 5명의 '본캐'가 더 잘 드러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런 지적에 CJ ENM 관계자는 “3년여간 드라마를 찍으며 동고동락했던 99즈 다섯 멤버가 드라마를 끝내며 산촌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보기'를 하며 우애도 더 깊이 다지고, 시청자분들과 드라마의 아쉬움도 달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면서 “이러한 99즈의 마지막 모습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던 '삼시세끼'라는 포맷을 통해 보다 친근한 방법으로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뚜렷한 스토리라인'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삼시세끼의 기본 포맷은 잘 아시겠지만 특별한 스토리라인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드라마 속 주조연급 인물들이 계속해서 게스트로 등장해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릴 예정이고 배우들의 시골 생활 적응기가 펼쳐지게 되니 변함없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슬기로운 산촌생활'과 유사하다고 언급된 '해치지 않아' 역시 과거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왔다. SBS의 시즌제 드라마 '펜트하우스' 주연을 맡았떤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 배우가 시골생활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tvN 예능 '슬기로운 산촌생활' 홈페이지 이미지

유미숙 위원은 “함께 힐링하고 싶어 부른 손님들은 모두 같은 드라마의 출연자들로 타 방송 드라마만 다시 홍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며 “초기이기는 하지만 (배우) 이서진이 하던 예능프로를 3인이 함께 꾸려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가 된다. 매 끼니 음식 만드는 것에만 치중을 해 '삼시세끼'의 '짝퉁'으로 보일까 걱정된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차별화 전략을 기대해 본다”고 지적했다.

CJ ENM측은 이런 지적이 “제작진과 출연자 모두가 진심으로 고민했던 부분과 일맥상통한다”면서 공감을 표했다. 다만 “'아지트 만들기'라는 목표로 차별화된 재미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부분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더욱 심혈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종영 후에도 화제를 이어가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tvN의 숏폼 예능 '운동천재 안재현' 등은 호평을 받았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경우 강지현 위원이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K팝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빠질 수 없는 필수적인 존재이나, 그동안 아이돌, 가수들에 가려 주인공이 되어보지 못한 댄서들을 조명해주어 취지가 신선했다. 여성 댄서들 간 살벌하지만 때로는 즐기는 분위기, 각 팀 리더들의 멋진 리더십,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과 춤을 즐기는 분위기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들었다”며 “댄서만으로 구성된 무대도 충분히 훌륭하고 멋있는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제작진의 충분한 지원으로 각 팀별 최상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숏폼 예능의 매력 중 하나는 부담 없이 즐기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시도한 '운동천재 안재현'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tvN에서 5분 편성, 유튜브에서는 '풀 버전'이 공개되는 이 프로그램은 '스포츠 약체'로 등장하는 안재현 배우가 다양한 스포츠 특훈을 받는 내용이다. 임정화 위원은 특히 역도 편과 관련해 “올림픽 때나 반짝 관심을 받던 역도 선수들이 조명되는 것 또한 반갑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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