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보유세, ‘억’ 소리 나는 시대…역대급 세금 쇼크 온다 [부동산360]
과세 기준 9억→11억 완화해도
집값·공시가 상승 영향이 더 커
보유세 부담에도 ‘버티기’ 예상
증여·세부담 전가 가속화할 듯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이 공시가격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세 부담 완화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납세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파른 집값 상승에 더해 세율 인상까지 겹치면서 ‘역대급’ 종부세를 마주하게 될 대상자는 지난해보다 10만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달 22일부터 올해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한다. 종부세는 지난 6월 1일 기준으로 재산세 과세 대상인 주택·토지를 소유한 사람에게 부과된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업체 모습. [연합뉴스]

공시가격 기준으로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의 합산 금액이 6억원 이상이면 종부세를 낸다. 당정은 지난 8월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과세 기준선을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렸으나,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기준선은 6억원으로 그대로 뒀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역대급’ 종부세가 예상되고 있다. 종부세를 결정하는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이 모두 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시세 대비 약 70% 수준인 공시가격을 5~10년에 걸쳐 90%까지 끌어올리는 ‘공시가격 현실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올해 전국의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08%를 기록, 2007년(22.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에서 올해 95%로 올랐다.

이번 종부세 부과분엔 정부가 지난해 7·10 대책에서 발표한 종부세율 인상 조치가 처음 반영된다.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나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6~3.2%에서 1.2~6.0%로 0.6~2.8%포인트씩 끌어올렸다.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은 0.5~2.7%에서 0.6~3.0%로 상향 조정했다.

이렇다 보니 다주택자는 ‘억’ 소리 나는, 1주택자도 웬만한 직장인의 월급이나 연봉을 뛰어넘는 수준의 종부세가 현실화했다.

서울 내 2주택자는 한 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억원에 이르는 시대가 왔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강남구 은마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를 보유한 2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9975만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서 종부세는 지난해 2746만원에서 올해 7335만원으로 늘었다.

1주택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4㎡를 보유한 1주택자의 올해 추정 종부세는 389만원이다. 종부세는 과세 기준이 9억원일 때보다는 102만원 적으나, 지난해보다는 140만원 더 많다. 재산세를 합친 보유세는 1082만원으로 추정됐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지난해보다 약 10만명 늘어난 76만명(법인 포함)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1주택자에 대한 공제금액 상향(9억→11억원)으로 올해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는 인원(약 8만9000명)도 있으나, 과세 기준 완화보다는 집값 폭등과 공시가격 현실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납부 대상은 더 많아졌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서울에선 종부세 대상이 되는 1주택자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뒤늦게 나왔다. 국토부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서울시 공시가격별 공동주택 현황’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인 11억원을 초과하는 가구는 27만7074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9억원 초과 가구(28만683가구)와 비교하면 고작 1.3%(3609가구)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을 못 이겨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집값 상승에 따른 기대이익이 더 큰 상황에서는 증여하거나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 등으로 ‘버티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중과에 막혀 집을 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주인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선뜻 집을 내놓을 리 없다”며 “증여를 하거나 세입자에게 종부세 인상분을 떠넘기면서 정책 변화를 기다릴 것”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