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ESG는 '기술이 이웃' 되는 것..사회안전망 역할 톡톡

김현아 입력 2021. 11. 16.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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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1등 넘어 ESG 1등으로
어르신 154명 구조한 AI 돌봄 서비스
AI스피커 누구 기반 구조체계 갖춰
중증장애인 출퇴근 돕는 착한셔틀
연 100만톤 나오는 탄소를 줄여라..그린ICT도 앞장
싱글랜 기술 환경부 탄소감축 통신업계 첫 인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기술이 이웃이 되고, 복지가 되는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이준호 SK텔레콤 ESG 추진 담당은 “죽을 때 묘비에 고령화 시대 노인 문제 해결에 힘썼다고 쓰고 싶다”면서 “SKT ESG라고 하면 사회안전망 역할이 떠올랐으면 한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SK텔레콤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사이의 소통과 연결을 추구하는 회사다. 그런데 통신 1등을 넘어 ESG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뛰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AI 음성 서비스 ‘누구’를 활용한 ‘어르신 AI 돌봄 서비스’를 2019년 4월 7개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50여 개가 넘는 지역으로 확대 중이다. 비전 AI 기술을 기반으로 서울 도심과 제주도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다회용 컵 서비스 ‘해피해빗’도 주도하고 있다.

통신기술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환경부 인증을 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며 친환경 경영을 선언했다. RE100은 2050년 이전에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글로벌 자발적 캠페인이다.

SK텔레콤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거버넌스를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기도 하다.

경상남도 양산시에 거주하는 정근자 어르신. 그는 지난해 가을,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만나면서 긴급 SOS 구조를 받아 소중한 생명을 지키셨다. 사진=SK텔레콤 뉴스룸
“아리아, 긴급 SOS!”…154명 어르신 긴급구조

지난해 10월, 경상남도 양산시에 거주하는 정근자 어르신(여, 88세)은 이른 아침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인공지능(AI) 돌봄’ 케어 매니저의 설명을 떠올린 정씨는 침착하게 ‘누구’ 스피커에 도움을 청했고, 119를 통해 신속하게 구조돼 수술을 받았다. 대장 천공으로 아찔한 순간을 맞았던 정씨의 완쾌에 감동한 가족들은 119 구조대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이준호 담당의 말처럼, SK텔레콤의 기술은 자녀가 독립해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들에게 소중한 이웃처럼 다가선다.지금까지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에 연결된 ‘긴급 SOS’를 통해 구조한 어르신만 154명에 달한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SKT와 소방청, SK쉴더스 등이 함께 ‘AI 스피커 누구(NUGU) 기반의 긴급구조 체계’를 고도화한 덕분이다. 협약에 따라 SKT가 전국 각지의 지자체 등과 협력해 제공 중인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긴급 SOS’와 소방청이 독거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기저질환 및 복용 약물, 보호자 연락처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맞춤형 응급처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119안심콜’이 시너지를 내게 됐다.

“기술의 선한 영향력 확대는 회사의 의지가 중요”

AI스피커를 활용한 돌봄서비스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준호 ESG 추진담당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2017년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전체에 사회적가치(Social Value·SV) 창출을 강조하면서 주요 관계사들은 정관에 ‘이윤’을 빼고 ‘사회적 가치’가 반영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역시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게 화두였는데, 당시 이 담당은 AI 같은 신성장 동력 사업에 대한 홍보를 맡고 있었다.

“고령화가 급격한데 AI와 관제를 붙여 어르신들을 돌볼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SK텔링크와 SK브로드밴드가 통신망을, AI스피커는 SK텔레콤이, 플랫폼 설계는 SK플래닛이 맡고, ADT캡스(현 SK쉴더스)가 24시간 출동서비스까지 도왔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ICT라는 기술을 이용해 세상에 선한 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는 의지”라며 “세심한 케어 활동을 해주는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강조했다.

‘착한셔틀’, ‘장애청소년 코딩 교육’ 등도 꾸준하게

ICT를 활용한 장애인 지원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부산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하는 ‘착한셔틀’이 그것이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착한셔틀은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자택 앞에서 근무지까지 운행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셔틀버스 서비스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 근로자의 출퇴근 안전과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돕는다.

여기서 SK텔레콤은 T맵의 데이터를 분석해 착한셔틀에 최적의 안전경로를 제공하는 기술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위치확인 보조공학기기인 스마트지킴이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급격한 디지털화로 소외받을 수 있는 분들을 돕기 위해 △어르신들에게 키오스크나 인공지능, 스마트폰 활용법을 가르쳐드리는 디지털역량강화교육 △장애 청소년들의 창의력을 응원하는 코딩교육을 위한 교구 개발 및 교육 지원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연 100만톤 나오는 탄소를 줄여라…그린ICT도 앞장

SKT는 석유화학계열의 다른 SK 계열사들보다는 탄소 배출량이 적다. 하지만, 1년에 배출되는 량이 100만 톤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장비나 ICT 인프라센터에 쓰이는 전력 사용량 때문이다.

환경 분야에선 어떤 데 관심을 두고 있을까? 통신장비를 따로 달지 않고 하나로 컨트롤하는 싱글랜 기술, ICT인프라센터에 재생에너지 도입, 태양광 기지국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3G/LTE 장비를 하드웨어 교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하나의 장비로 통합 운영하는 싱글랜(Single Radio Access Network)기술은 정부에서도 인정받았다. 통신기술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이 환경부 인증을 받은 최초 사례다. 작년 말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1,117톤을 인정받았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약 1만 톤의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T가 개발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은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53%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SKT는 이 기술을 2019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서울시 포함 전국 78개 시의 자사 기지국과 중계기에 적용을 모두 완료했다.

이 밖에도 기지국 트래픽 부하량 데이터를 AI로 모니터링해서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솔루션도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다년간 축적한 에너지 사업 노하우와 AI/ML(인공지능/머신러닝) 기반의 분석 기법을 통해 전력 비용 컨설팅 및 관리 서비스인 ‘이 옵티마이저(E-Optimizer)’도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건물과 공장의 전력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ICT 인프라센터 재생에너지 도입으로 RE100 이행 첫걸음

SKT는 2월 한국전력공사와 연간 44.6GWh 분량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인증에 관한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체결하고, 확보된 전력을 분당·성수 ICT 인프라센터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계약을 통해 SKT가 한국전력으로부터 제공받는 재생에너지 전력은 약 1만 6천여 가구의 연간 사용량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프리미엄’은 기업이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사용을 인정받기 위해 한국전력에 추가 요금(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해당 금액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다.

SKT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SK㈜, SK하이닉스 등 그룹내 관계사들과 함께 ‘RE100’ 가입을 선언한 바 있으며,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통해 ‘RE100’ 이행을 본격화한 것이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전력은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적 친환경 기조에 맞춰 ‘RE100’ (Renewable Energy 100%) 이행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올해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새롭게 시행하고 있다. SKT는 향후 REC(신재생에너지 인증서), PPA(신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 등을 통해서도 RE100 이행에 앞장설 계획이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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