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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어느 때인데"…정부는 아직도 '인재 ○만명 양성' 타령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 개최…"전략 재정비할 때, 컨트롤타워 세워야"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21-11-08 18:37 송고
정우성 포항공과대학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8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과학기술인력양성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1.11.08 © 뉴스1 김승준 기자
정우성 포항공과대학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8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과학기술인력양성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1.11.08 © 뉴스1 김승준 기자

이이의 '10만 양병설'때문일까, '○○인재 ○만명 양성'은 한국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정책 구호로 유행해왔다.

감염병, 디지털 전환, 기술 패권 경쟁 확산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명 양성'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국가 인재 양성의 전략과 체계를 재정비해야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우성 포항공과대학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8일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과학기술인력양성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정우성 교수는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교수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 칭와유니의 사례를 들었다. 칭화유니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대표 주자로 여겨지는 사실상의 국영기업으로, 미국의 기술 제재 등의 국제 기술 경쟁 상황에서 위기설이 나오고 지난 7월 파산을 신청했다.

정 교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대표적인 예이었던 칭화유니가 실패했다고 알려졌다. 주요 원인으로 수많은 자본을 가지고 단기 기술획득에만 매몰되었다는 점이 꼽힌다"며 "우수한 인력의 양성은 뒷전이었다. 기술 패권주의가 강화되는 시국에서 기술 (확보 유입)이 막혀 위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발제에서는 현재의 국가 과학기술인력 양성 정책의 문제점으로 △부처별 과학기술 인력 정책 혼재에 따른 중복·누락 △중장기적 인력 양성 전략 부재 △추격형, 양적 중심 인력 양성으로 기초·창의 역량 부족 △실적에만 치우친 인력 분석 △고급 인력 경력 경로 및 애로 사항 파악 부족 등이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점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혁신 인재 ○만명 양성' 같은 문구로 대표된다.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양적 인력 양성 정책을 내놓으며, 비효율이 발생하고 중장기 전략이 부재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또 양적 성과에 치중하면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질적 역량 확보는 뒷전이 되기 쉽고, 전략적 인재 양성·활용·사후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정우성 교수는 "시대변화에 맞는 인력 정책을 위해서 필요 역량을 정의·제시하고 양성 방향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인력의 총괄양성체계를 정비하고 명확한 목표를 실천 해야한다"며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운영되어야 한다. 전 부처를 관할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인력 양성 체계가 있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기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의 인력 양성 위기는 대학이나 과학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격차, 기업 간 격차, 비정규직 정규직 격차, 대학 위기 등이 겹쳐있다"며 "컨트롤타워가 중요한데, 자문회의 과기정통부의 범위를 벗어나. 더 상위의 거버넌스에서 논의해야하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8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2021.11.08 © 뉴스1 김승준 기자
8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2021.11.08 © 뉴스1 김승준 기자

이외에도 정 교수는 △민간·공공의 혁신 인력 양성 협력 강화(조세 지원 강화) △부처별 산재된 인력 정보 인프라 통합 △핵심 인력 추적 조사 및 정책 피드백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을 기념해 열렸으며, 과학계 주요 인사와 전문가가 모여 인재 양성, 탄소 중립, 연구자 중심 연구 환경 조성, 과학기술자문회의 발전 방향 등 현안을 다뤘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8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기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공) 2021.11.08 /뉴스1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8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기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공) 2021.11.08 /뉴스1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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