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테슬라 잡으려 제대로 미쳤다"..제네시스 GV60 타보니 '소리없는 아우성' [카슐랭]
나를 알아주는 얼굴지문 인식
'부스트' 누르니 심장 120bpm
테슬라+포르쉐+렉서스 추구
제네시스는 선봉장을 위해 모든 공력을 GV60에 쏟아 부었다. 친환경 전기차이지만 고성능이고 고성능이지만 정숙하다.
역설의 역설이 빚어낸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테슬라, 포르쉐, 렉서스의 장점을 한데 모았기 때문이다.
차명은 제네시스(Genesis)가 제시하는 다재다능한(Versatile) 럭셔리 차량의 의미인 'GV'에 현존하는 제네시스 라인업 모델명 중 가장 낮은 숫자인 '60'를 부여했다.
제네시스는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차명체계에서 숫자가 낮을수록 역동성, 숫자가 높을수록 우아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네이밍을 발전시키고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차명으로 따로 구별하지 않는다.
가격(친환경차 세제혜택 및 개별소비세 3.5% 반영)은 스탠다드 후륜 모델이 5990만원, 스탠다드 사륜 모델이 6459만원(19인치 기준), 퍼포먼스 모델이 6975만원이다.
GV60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가격이 6000만원 미만이어서 국고 보조금을 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자체 보조금은 경기도에서 400만~600만원, 대전시에서 최대 700만원, 전북에서 최대 900만원이다. GV60은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통해 '4000만원대 전기차'가 되는 셈이다.
GV60 스탠다드 사륜 모델과 퍼포먼스 모델도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 해당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단, 사전계약만 1만대가 넘은데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지금 주문하면 1년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첫인상은 '자동차 디자인 미학' 쿠페 스타일로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정면과 측면에서는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앞바퀴 펜더 방향으로 볼록한 보닛은 클래식 스포츠세단을 연상시킨다. 보닛 앞쪽에는 제네시스 엠블럼을 넣었다.
아디다스 '3선'처럼 제네시스 상징이 된 '2줄'을 헤드램프에 적용했다. 램프에는 위아래에 각각 LED 전구가 5개씩 들어있다. 안쪽 2개는 헤드램프, 바깥쪽 3개는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역할을 담당한다.
보닛부터 스포일러까지 간결하게 다듬어진 쿠페 스타일의 측면 실루엣과 짧은 오버행(차체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은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에 기여한다.
후면부는 헤드램프와 비슷한 모습의 '2줄'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쿠페형 루프 끝단에는 고정형 리어 윙스포일러를 부착했다. 고성능 EV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실내는 제네시스 내장 디자인 철학 '여백의 미'와 공중에 떠있는 듯한 플로팅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전기차의 장점인 공간 활용도를 끌어올렸다.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연결됐다. 식물성 성분으로 제작한 가죽, 재활용 페트병과 폐기물 등을 가공해 만든 원사가 들어간 직물을 사용했다. 마감 품질도 뛰어나다.
GV60은 스마트키가 없어도 얼굴인식을 통해 차량을 열 수 있는 '페이스 커넥트', 지문만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지문 인증 시스템'을 갖췄다. 페이스 커넥트와 지문 인식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면 키 없이 운전자의 생체 정보만으로 차량 문을 열고 시동을 건 뒤 주행할 수 있다.
얼굴 인식에 사용되는 카메라는 근적외선 방식을 적용해 흐린 날씨나 야간과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딥러닝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안경이나 모자를 쓰더라도 운전자 얼굴을 인지한다.
사용자가 파악되면 운전석 및 스티어링휠 위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사이드 미러, 인포테인먼트 설정이 개인 프로필과 자동 연동된다.
구(球) 형상의 전자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는 시동이 꺼져 있을 때는 무드등 역할을 담당한다. 시동을 걸면 구가 회전하면서 변속 조작계로 바뀐다.
소통도 할 수 있다. "얼마나 더 갈 수 있어"라고 물으면 "잔여 주행거리는 120km입니다"라고 답한다.
아이오닉5와 EV6처럼 배터리 전원을 이용해 외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갖췄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공급한다. 야외에서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캠핑과 차박(차+숙박)을 하면서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다.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1회충전으로 451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충전 속도도 빠르다. 차량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를 활용해 충전기에서 공급되는 400V 전압을 차량 시스템에 최적화된 800V로 승압하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서다.
350kW 초급속 충전 때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완속 충전 용량을 기존 7.2kW에서 11kW로 증대해 충전 시간을 단축했다.
가상 주행 사운드를 제공하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도 브랜드 최초로 적용했다. 가상 배기음은 '귀르가즘'을 느끼게 해준다.
운전자 기분에 따라 사운드 성향도 고를 수 있다.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 electric Active Sound Design)을 사용하면 된다. 가상 주행 사운드를 드라이브 모드, 차량 속도, 가속 페달과 연동해 스피커로 내보낸다.
미래 이동수단의 사운드 방향을 제시한 퓨처리스틱(Futuristic), 엔진 사운드를 기반으로 스포티하면서 부드러운 엔진음을 표현한 G-엔진, 차량에서 발생하는 모터 사운드를 재디자인한 E-모터(E-Motor) 3가지 사운드로 구성됐다. 페달 반응도 사운드에 따라 달라진다.
정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면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주파수를 스피커로 송출하는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 ANC-R(Active Noise Control-Road)도 채택했다. 전기차에 특화한 흡차음재도 적용했다.
스티어링휠(핸들)은 두텁고 묵직하다. '고성능' 존재감을 드러낸다. 스티어링휠에는 드라이브 모드 조작 버튼과 부스트 버튼이 부착됐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로 구성됐다. 부스트는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에 나오는 부스터와 비슷한 기능이다. 10초간 합산 최고출력이 360kW까지 증대된다. 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에 버금가는 제로백 성능이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저·중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정숙하다. 노면소음과 바람소리를 억제한다. 오디오 볼륨을 낮춰도 음악소리가 깨끗하게 들린다.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 ANC-R과 흡차음재를 적용한 효과다. '정숙성의 대명사' 렉서스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 사이드미러로 볼 때와 거리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페달을 밟으면 바로 치고 나간다. 몸이 순간 뒤로 젖혀졌다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든다. 전기차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 형상의 감속 패들을 사용하면 엔진브레이크나 브레이크 페달을 쓸 일이 줄어든다. 지그재그 구간이나 내리막길에서 달리는 재미를 선사한다.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게 질주한다. 코너도 빠르고 안정감 있게 돌파한다. 고성능 스포츠세단을 모는 것 같다. 코너링과 발진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덕분이다.
'격렬한 사랑의 속도' 120bpm으로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했다. 스티어링휠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차선 중앙을 따라 움직이며 알아서 가감속하고 끼어드는 차량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곡선 구간이 많은 국도에서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국내 판매되는 차량 중 최상급 성능을 발휘한다.
GV60은 테슬라와 포르쉐를 직접 겨냥했다. 브랜드 가치도 상승했다. 하지만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와 '스포츠카 대명사' 포르쉐보다는 아직 2% 부족하다. 단 차량 자체만으로도 본다면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 "포르쉐 테슬라,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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