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차고 명랑한 오렌지..BTS '키 컬러'의 비밀[디자인 플러스-BTS팝업 디자인의 힘]

입력 2021. 11. 5. 14: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월 발매한 '퍼미션 투 댄스' 핵심 테마
활기와 자유·희망까지 담은 '오렌지색'
'서울 시티 시그니처' 상품 최초로 공개
낱글자·서울 상징물 담은 디자인 반영
MD에 BTS 정체성 담아 일상속으로
지난 7월 선보인 방탄소년단의 싱글 앨범 ‘버터’에 수록된 ‘퍼미션 투 댄스’의 주요 콘셉트를 관통하는 색상은 오렌지였다. 오렌지는 활기, 온기,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색으로 방탄소년단 은 색에 담긴 의미에 맞아떨어지는 음악과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팝업스 토어 ‘BTS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서울’의 디자인 콘셉트로 이어졌다.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이 지난 7월 발매한 댄스팝 ‘퍼미션 투 댄스’의 곡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팝업스토어 ‘BTS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서울’을 열었다. 이번 팝업에선 활기·자유·희망 담은 ‘오렌지 색’이 키 컬러로 사용됐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팝업스토어에선 ‘서울 시티 시그니처’ 상품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시티 시그니처’ 시리즈엔 “방탄소년단의 심볼 안에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도시의 상징물”들을 담 았다. 방탄소년단과 도시를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디자인이다.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팝업스토어 ‘BTS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서울’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팝업스토어 ‘BTS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서울’의 시그니처 도어[하이브 제공]

“오렌지가 춤을 춘다.”(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번엔 ‘오렌지 색’이다. ‘샛노랑과 새빨강 사이’ 어딘가. 형광 빛깔 한 스푼을 더해도 좋다. 우리는 ‘주황색’이라 부르고, 영어로는 오렌지라고 한다. 주황의 이미지는 젊다.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듯 활기차고 명랑하다. 시인은 그것에서 역동적인 ‘몸의 언어’를 찾았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편안한 색. 꽃으로 치면, 늦은 봄에서 여름에 만발하는 능소화나 한련화의 빛깔.

이런 연유였다. 일종의 세계관이 존재했다. 하나의 색에 담긴 의미들을 그러모으자, 거대한 메시지로 태어났다. 앨범이 발매된 것은 여름의 시작.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노란 버터가 녹아내리는 색상을 담은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를 선보인 뒤, 두 달 후인 7월 9일 실물앨범으로 싱글 CD ‘버터’를 발매했다. 앨범엔 글로벌 히트송 ‘버터’와 함께 당시 선보인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담겼다. 앨범과 신곡의 주요 색상은 ‘오렌지’. 일곱 멤버들은 “우리가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we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며 코로나19 시대에 ‘자유’를 선언했다. “걱정할 필요 없다”며 활기찬 희망을 담아 춤을 췄다. 글로벌 챌린지가 된 ‘수어 댄스’는 장벽을 넘어 대통합을 이뤘다. 이는 팝업스토어의 디자인 콘셉트로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팝업스토어 ’BTS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서울(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SEOUL)‘이 지난달 22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앨범 ’버터(BUTTER)‘의 오렌지 색상을 ’키 컬러(Key Color)‘로 삼았다. 여기에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배경을 연상케 하는 ’런드리 라운지(laundry lounge)‘ 콘셉트, 음악의 메시지까지 반영됐다. 하이브 측은 “누구나 언제든 찾아올 수 있고, 기다림 끝에 원하는 것을 얻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서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팝업스토어는 ’대문‘에서 시작한다. 이 대문은 방탄소년단 팝업 스토어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이브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시그니처 도어를 통해 ’디자인 헤리티지‘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각 시기별 디자인 콘셉트를 반영한 이 문을 거치면 ’새로운 세상‘인 팝업스토어로 들어간다는 의미도 담았다. 이번 팝업스토어의 경우 지하주차장을 연상케 하는 입구가 출발점이었다. 사람들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앙증맞은 간판이 걸렸고, 그 아래로 자연친화 소재인 은은한 빛깔의 나무에 오렌지 색이 조화를 이룬 ’시그니처 도어‘가 만들어졌다.

울퉁불퉁한 내리막길은 팝업스토어를 향하는 관문이다. 스토어로 진입하는 슬로프(slope)를 활용해, ’퍼미션 투 댄스‘ 테마의 아트워크로 꾸몄다. 눈의 결정, 꽃 모양, 행성들이 연결된 원형, 변형된 다이아몬드 등의 아트워크가 팝업스토어에서의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짧은 설렘을 주는 이 길을 지나면 입구에선 ’기념티켓 형태‘의 리플렛을 받는다. 콘서트 티켓처럼 만든 팝업스토어의 기념티켓엔 좌석번호가 영문으로 아미(’A(SEAT).R(SEC).M(ROW).Y(NO)‘라고 적혀있다. 일종의 선물인 셈이다.

공간은 세 개로 구성했다. 첫 공간은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속 주요 장면 중 하나인 ’빨래방‘ 오브젝트로 채웠다. 정면의 오렌지 색 세탁기를 바라보면 왼쪽으로는 오렌지색 의자, 오른쪽으로는 뮤직비디오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고 나온 의상이 걸려있다. 세탁기 뒤의 벽면으로 오렌지색과 남색이 칸칸마다 교차돼 안정감을 준다. 방탄소년단 캐릭터 ’타이니탄(TinyTAN)‘ 포토존도 이 공간에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팝업스토어에선 첫 번째 공간을 통해 ’서울 시티 시그니처‘ 상품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천장에는 영문으로 서울이 적힌 흰색, 오렌지색 티셔츠가 걸려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게 했다. ’시티 시그니처‘ 시리즈는 “방탄소년단의 심볼 안에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도시의 상징물”들을 담았다. 방탄소년단과 도시를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디자인이다.

’서울 시티 시그니처‘ 디자인에는 서울을 상징하는 주요 명소와 소재를 담았고, ’방탄소년단, 서울‘ 등의 단어를 낱글자로 표현한 것도 특징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방탄소년단과 우리가 함께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낱글자로 풀어 표현된 한글 역시도 서울과 방탄소년단을 함께 구성하는 디자인 요소로서 활용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공간의 콘셉트는 ’빈티지‘, 메시지는 ’음악‘이다. ’빈티지 레트로‘ 상품의 쇼룸은 ’리콜렉션(recollection)‘이라는 기획 의도로 빈티지 소품을 활용했다. 방탄소년단의 디스코그래피와 공연 영상을 대형 화면에서 보여주면서 이들과 아미가 쌓아온 추억을 나누며 교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 공간에선 멤버들의 이름 텍스트를 반영해 각기 다른 의상 디자인을 선보인다. ’레트로 퓨처리즘‘ 콘셉트를 반영했다.

세 번째 공간은 ’버터‘ 테마의 F&B 상품과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맥도날드를 테마로 한 상품들을 선보인다. 식품, 생활용품, 협업 상품을 선보이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콘셉트가 합쳐졌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디자인한 그림도 의상과 쿠션 등 다채로운 상품으로 반영됐다. 전체적인 색감은 버터와 맥도날드 감자튀김의 노랑에 주황, 빨강이 어우러졌다.

팝업스토어를 떠나는 공간에서도 ’퍼미션 투 댄스‘ 콘셉트가 반영됐다. 퇴장 동선에는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국제수어로 전하는 평화(PEACE)의 메시지를 담았다.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이는 모든 상품은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다.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기획, 디자인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MD팀에서 상품 기획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고객 경험 확대‘”라며 “고객들이 우리의 상품을 통해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추구하는 ’긍정적인 경험‘은 “고객이 입고 쓰고 먹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과 콘텐츠 등에 대한 좋은 경험들이 삶 속에서 확장되고 쌓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상품들의 디자인엔 ’아티스트 아이덴티티가 담긴다. 아티스트 IP(지적 재산권)와 음악 IP를 기반으로, 음악 공연 캐릭터 등 각 프로젝트의 특징적인 요소를 반영한다. 아티스트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최적의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상품들엔 방탄소년단의 이름이나 상징적 이미지가 반영된 것도 있지만, 방탄소년단이 전혀 노출되지 않은 생활용품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하이브 측은 “프로젝트마다 차별화된 기획을 통해 고객들이 보다 새롭고 다양한 모습의 아티스트 아이덴티티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소장 목적을 넘어서 일상 생활에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상품이 되도록 밸런스 있는 디자인을 고민한다”고 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