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먹고 보채는 아이의 이유 '소아 철결핍성 빈혈' 때문이라고?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철결핍성 빈혈은 소아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국내 철결핍빈혈의 유병률은 1~2세에서 5.3%, 3~4세에서 1.1%로 영유아기에 호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적혈구 안에는 철분으로 구성된 헤모글로빈(혈색소)이 몸 안의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철분이 부족해지면 헤모글로빈의 생산과 적혈구 생산이 줄어들면서 몸의 조직이 필요한 충분한 산소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다. 이렇듯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상태를 '빈혈' 이라고 부른다.
소아에서 철결핍성 빈혈이 올 수 있는 이유는 출생 시 저장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태아는 임신 말기부터 철분을 저장한다. 때문에 조산아라면 저장철이 부족해 더 쉽게 철결핍이 생길 수 있다. 저체중 출생아도 저장 철분이 부족하고, 출생 전후 실혈 위험이 크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철분 섭취가 부족해서 철결핍성 빈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보통 만삭아에서 생후 3~6개월까지는 태내에서 저장한 철분으로 충당하지만 6개월 이후 철분 섭취 부족이 철결핍을 초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6개월 이후 이유식 보충 없이 완전 모유수유만 하는 경우, 돌 전 생우유 섭취가 많은 경우, 만성 설사나 위장 이상이 있는 경우가 해당한다.
1세 미만의 영아가 생우유를 먹거나, 1세 이후에도 500~700mL 이상 과량 수유 시 영아의 장 점막에 상처를 내 장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철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철결핍이 더욱 호발할 수 있는데 이는 조산아, 생후 6개월~3세 사이, 그리고 11~17세 사이에 해당한다.
철분 부족의 흔한 증상은 안면 창백이다. 하지만 혈색소가 7-8g/dL까지 감소할 때까지 창백은 저명하지 않을 수 있으며 손바닥, 손톱 밑바닥, 결막에서도 창백이 관찰될 수 있다. 혈색소 수치가 떨어질수록 식욕부진, 보챔을 보일 수 있고 더 나아가 빠른맥, 심비대, 기능성 심잡음도 들릴 수 있다.
소아의 철결핍성 빈혈을 진단하기 위해선 단순 철분제제 섭취 전 병원에 방문해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로 철 결핍 증상 여부 및 혈색소 등 일반 혈액 검사로 빈혈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 검사에는 혈청 훼리틴(ferritin), 혈청 철, 총 철결합능, 트란스페린(transferrin) 포화도, 대변 잠혈 검사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어느 하나만으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철분 제제를 투여한 후 혈색소치가 1~2g/dL이상 상승하면 철결핍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며 보통 생후 6개월에서 6년까지는 평균 12g/dL이고, 7세에서 12세 사이에는 평균 13g/dL이며, 그 이상의 연령은 남자가 16g/dL, 여자가 14g/dL이다.
소아청소년의 철결핍 빈혈 치료는 우선 철 부족의 원인을 확인한 후 식습관을 지도하며, 원인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도 함께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구철분제를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구철분제의 용량은 원소 철(elemental iron)으로 계산하며, 식사 사이에 3-6mg/kg/일(하루 최대 200mg)을 1~2회 분복한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권장한 시기별 철분 섭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철결핍 빈혈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 더 많은 경구철분제 보충이 필요하다.
철결핍 빈혈 치료의 목표는 혈색소 증가뿐 아니라 저장철도 공급해야 하므로 혈색소 수치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2~3개월 경구철분제를 먹어야 한다. 소아 경구철분제는 알약형, 액상형, 분말형 등 다양한 형태로 복용 가능하다.
부작용은 드물지만 청소년이나 성인에서는 복통, 변비, 오심과 같은 위장 장애가 보일 수 있으며, 영아에서는 철분 성분때문에 변이 검게 보일 수 있으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지원 순천향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철분제 섭취는 가능한 식사 사이에 하도록 하며, 생우유, 치즈 등의 낙농 제품은 철분 흡수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우유는 하루에 500mL이상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비타민C가 함유된 과일이나 육류로 만든 이유식은 철 흡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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