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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부터 노후 챙긴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4.5배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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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한 대학생 A씨는 지난 3월  인터넷 블로그에 후기 글을 올렸다. “보통 직장을 다녀야 국민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하는데 대학생도 신청 가능하다”면서다. A씨는 “지급액이 줄 수는 있지만 국민연금이 적자를 보더라도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해 입의가입을 신청했다”며 “20세부터 가입하지 않은 게 아쉬웠지만 지금부터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달 9만원씩 납부하는데 이메일 통지와 자동 이체를 선택하면 430원이 할인돼 8만9570원을 내면 된다”며 “2062년 12월부터 현재 가치로 약 65만원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에도 A씨처럼 자발적으로 보험료를 내는 10~20대 젊은층이 줄을 잇고 있다. 18세의 경우 최근 5년간 임의가입자가 5배 넘게 크게 늘었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임의가입자는 38만4144명으로, 2017년(32만7723명)보다 17% 증가했다.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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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가입은 소득이 없어 연금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전업주부나 27세 미만 학생, 군인 등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제도다. 본인이 보험료 전액(월 최소 9만원)을 부담하며, 10년 이상 납부하면 65세 이후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민간 연금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다.

눈에 띄는 건 특히 젊은층 가입이 최근 급증했다는 점이다. 18~19세 임의가입자는 2017년 856명에서 2021년 6월 3921명으로 353% 증가했다. 20~29세도 같은 기간 7176명에서 1만5837명으로 121% 늘었다.

연령을 세분하면 국민연금 가입이 시작되는 나이인 18세의 임의가입 증가율이 같은 기간 276명서 1482명으로 437% 폭증했다. 다음으로 19세(314%), 20세(262%) 등의 순이다. 최혜영 의원은 “현재 국민연금은 40년 가입 기준으로 소득대체율 40%(2028년까지)를 지급하는 스케줄로 진행되고 있다”며 “가입 기간 1년에 소득대체율이 1% 포인트 높아지는 것을 사회 초년생인 10~20대뿐 아니라 부모들도 잘 알기 때문에 임의 가입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녀 명의로 가입해 매달 연금 보험료를 대납하는 부모들도 있다. B씨는 “딸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하면서부터 임의가입해 7년 정도 최소 금액으로 보험료를 내고 있다”며 “10년이면 연금 수급 자격이 되니 향후 어떻게 할지는 이후 판단하려 한다.

또 가입 기간 장애와 사망에 대해 급여를 지급한다는 점도 젊은층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최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임의가입했다가 장애연금·유족연금을 받은 수급자는 최근 3년간 각각 402명, 399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75명도 임의가입으로 장애연금(3명)과 유족연금(72명)을 받았다.

최 의원은 “청년층의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높은 만큼 하루 빨리 연금개혁을 해 청년 보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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