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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상호금융에도 대출관리 주문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산림조합중앙회 여신담당자를 불러 산림조합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것에 우려를 전하며 목표치 준수를 당부했다. 올해 전국 130개 산림조합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초 당국과 협의한 평균 4%대를 넘어 5%대에 이르렀다.
산림조합중앙회는 비조합원과 준조합원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이번 주 안에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BNK금융그룹 소속 지방은행에도 관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BNK계열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1.8%와 9.9%로 집계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지방은행의 가계자금 대출잔액은 이미 지난해 말에 비해 6.5% 늘어난 상태다.
당국은 이달 가계부채 추가대책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목표치를 웃도는 금융사들을 일일이 부르며 주의와 당부를 하고 있다.
케뱅 ‘한도축소’·카뱅 마통 중단
당국이 사실상 금융권 전반에 대한 구두개입을 강화하자 개별 금융사들도 수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2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췄다.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플러스의 한도는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케이뱅크는 아울러 조만간 이들 3개 상품에 대한 개인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미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조인 상태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이은 유상증자 실패로 지난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대출영업을 전면 중단했다가 재개한 사정이 있어 당국의 규제에서 다소 배제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도를 일부 낮추며 다른 은행처럼 가계부채 감축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올 연말까지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신규대출을 잠정 중단한다. 당국이 카카오뱅크의 높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적하자 신속히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국내 1금융권 금융사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을 잠정 중단하는 건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연말까지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한파는 더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 말(670조1539억원) 대비 4.89% 늘어났다.
당국이 제시한 증가율 목표치 5~6%에 근접했다. 아직 3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5%를 넘어 마지노선인 6%선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앞서 농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 데 이어 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보증금 증액분으로 제한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이나 우대금리 축소 등 금리 조정으로 대출 조이기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9월 말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981∼4.53%로 8월 말(연 2.62∼4.190%)에 비해 0.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밀어붙이기식 대출 조이기에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에서도 밀려나는 취약 차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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