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VS 위험…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정답이 없다

입력:2021-09-14 00:05
수정:2021-09-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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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모·개인 선택권 최대 보장
연령대·횟수 등 핵심사항은 유지
외국서도 ‘이익 vs 위험’ 논쟁 지속


방역 당국이 교육부와 실무 논의를 거쳐 이달 말쯤 만 12~17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세부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미 내린 접종 권고를 뒤집을 가능성은 작지만, 최대한 학부모와 학생 개인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세계적으로도 소아·청소년 접종의 이익과 위험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소아·청소년 접종을 포함한 4분기 접종 시행 계획을 이달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와의 논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보다 구체적인 발표 시점은 추석 연휴 이후로 예상된다. 앞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화상으로 만나 관련 회의를 했다.

발표까지 길어야 2주 남짓 남겨둔 현재로선 접종 연령대나 횟수 등의 핵심 사항이 뒤집힐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보다는 접종을 학사일정과 연동해 확정하는 게 주된 논의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속내는 복잡하다. 코로나19 중증화·치명률이 낮은 청소년층이 자칫 학교나 주변 분위기에 떠밀려 충분한 고민 없이 접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부담이 가장 크다. 추진단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사자들이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이익과 위험을 충분히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자칫 학교에서 억지로 맞으라고 했다거나 하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해외 각국도 12세 이상 청소년의 접종을 둘러싼 논쟁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앞서 12~15세 대상 화이자·모더나 접종을 승인했으나 전문가 자문기구인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건강 측면의 이득을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급기야 해당 연령층에 대해서는 백신을 한 차례만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근염 이상반응이 통상 2차 접종 이후 더 잦기 때문이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최근 건강한 12~15세 남자에서 백신 관련 심근염 발생률이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할 확률보다 높다는 결과를 내놨다.
다만 반론도 있다. 아동·청소년 연령층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심근염으로 인한 사망 사례 역시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외국에서 (접종 후) 심근염에 있어서 중환자실까지 가는 비율이 2%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사망 사례 자체가 적다 보니 과거 혈소판 감소성 희귀 혈전증 때와 달리 접종 위험과 이득을 정량 비교하기도 어렵다. 정 교수는 “심근염 발생건수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게 온당하냐는 데 이견이 많다”며 “12~15세 연령대에 대해서는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외국 접종 데이터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4차 유행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433명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 발생 확진자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수도권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꾸준히 감소해 전체 유행은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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