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팀와이퍼 (3) 차량 관리 플랫폼으로 나아갈 다음 준비는?

권명관 입력 2021. 9. 6. 12:30 수정 2021. 9. 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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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YPER)’는 팀와이퍼가 서비스하는 셀프세차 서비스다. 기존 셀프세차 이용자들이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와이퍼가 내세우는 강점은 크게 5가지.

  1. 같은 면적에서 기존 방식 대비 셀프세차 베이 2배 운영
  2. 예약 시스템으로 대기 라인 제거, 교통혼잡 민원 문제 해결
  3. 온라인 할인권, 연간 회원권 등을 활용한 마케팅
  4. 높은 고객 만족도 조사결과와 고객 이탈 방지를 막는 가입형 서비스
  5. 와이퍼 제휴점 증가로 고객 편의성 확대 및 네트워크 효과 증가

와이퍼는 2018년 구의점을 시작으로 올해 6월 기준, 운영 6곳, 공사 6곳, 협의 계약 8곳 등으로 늘어났다. 셀프세차 사용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에 대응하고, 셀프세차장을 운영하는 점주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팀와이퍼 주요 성과, 출처: 팀와이퍼 홈페이지

팀와이퍼가 와이퍼를 통해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종합적인 ‘자동차 관리 플랫폼’이다. 팀와이퍼 문현구 대표는 “자동차 관리의 시작은 ‘세차’라고 생각했다. 운전자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다. 이후 팀와이퍼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관리 플랫폼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한다. ‘세차 시장을 잡아야 자동차 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와이퍼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셀럽, 인플루언서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어진다. 지점 확보와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 팀와이퍼는 스스로 목표하는 다음 단계, 자동차 관리 통합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스케일업팀은 문 대표와 함께 당근마켓의 최정윤 마케팅 리더, 커뮤니케이션팀 이기연 팀장을 만났다. 올해 7월 현재, 당근마켓 누적 가입자 수는 2100만 명, 월간 이용자 수(MAU) 1500만 명, 주간 이용자 수(WAU) 10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지역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로 성장했다.

당근마켓 최정윤 마케팅 리더, 이기연 커뮤니케이션 리더, 문현구 팀와이퍼 대표(오른쪽부터 시계반대 방향)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IT동아

사용자로부터 소구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문 대표는 자동차 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도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사전에 당근마켓 측에 질의서를 보냈다. 당근마켓 측이 준비한 답변과 현장에서 주고받은 대화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문현구 대표(이하 문 대표): 가장 궁금한 건 당근마켓이 사용자의 문화적 코드를 구축한 과정이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만들고, 팬덤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의 모습과 최초 기획했을 때 모습이 같은지, 어떤 데이터나 피드백을 통해 개선했는지 궁금하다.

최정윤 리더(이하 최 리더): 당근마켓이 중고거래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점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였다. 우리는 스스로 지역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가치를 실현하는 '하이퍼로컬(hyperlocal, 지역밀착)'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중고거래는 당근마켓의 여러 서비스 중 하나다.

당근마켓은 지역 주민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지금의 당근마켓을 만든 첫 시작, ‘판교장터’가 대표적인 예다. 판교는 대표적인 국내 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면서 스타트업의 산실이기도 하다. 젊은 직장인들이 많았는데, 마치 지금의 블라인드처럼 서로의 안부, 소식을 전하는 방법으로 만남과 거래를 떠올렸다. 어디까지나 지역을 우선했기에 판교에 위치한 회사 직장인이라는 것을 인증받았다. 그리고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금의 당근마켓으로 이어졌다.

당시 판교장터 모습, 출처: 당근마켓

판교 직장인이라는 인증은 당근마켓이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지역 중심 커뮤니티의 시작점이다. ‘인천에 사는 사람이 정말 인천에 사는 걸까?’, ‘부산에 사는 사람이 정말 부산에 사는 걸까?’, ‘당근마켓 안에서 보이는 이 사람이 내 주변에 사는 이웃이 맞는 걸까?’ 라는 포인트가 시작점이다. 우리 스스로에게 반문했다. 이걸 어떻게 확인하지? 그렇게 찾은 것이 ‘동네인증’이다. 사용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GPS 정보로 동네를 인증해야 한다.

문 대표: 당근마켓이 사용자의 감성적인 영역을 움직일 수 있었던 핵심 요소는 무엇이었나.

최 리더: 사용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나누고 만나봐야 한다. 그래야 확실히 알 수 있다. 당근마켓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직접 만나거나, 고객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거나, 하다못해 설문조사라도 진행한다. 그래야 해당 지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출처: IT동아

판교장터 이후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당근마켓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용자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 변했다. 아이들은 금방금방 큰다. 작년에 산 옷이 어느새 안 맞는다. 1년간 잘 사용한 육아용품도 금세 버려야 한다. 우리 아이를 위해서 큰맘 먹고 비싼 육아용품을 골랐는데, 그대로 버리기에는 아깝지 않나.

육아하는 어머니들이 늘어나면서 동네 카페를 찾아가 만났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 전까지 사용자들과 주기적으로 만났다. 참고로 사용자와 만날 때는 사업부서 경계 없이 모든 직군이 만난다. 대전에 사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스피커폰으로 켜놓고 40명이 같이 듣기도 하고.

그렇게 어머니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조사했다. 육아용품을 거래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누구인지 믿기 어렵다는, 신뢰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우리는 동네 인증을 통해 정말 이웃이라는 것을 강조했고, 직접 만나서 거래해야 한다는 방식을 고수했다. 사용자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데 주력했다.

신생아용 육아용품, 출처: 셔터스톡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고자 사용자들이 중고거래할 때 필요한 과정을 가이드라인으로 꼼꼼하게 만들었다. 휴대폰을 거래하려고 갔는데 뒤늦게 발생한 흠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누가 환불해 줘야 하는지, 환불하는 과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에 집중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

문 대표: 개인적으로도 당근마켓 이전에는 중고나라를 많이 사용했는데,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최 리더: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서비스 업체가 아니다(웃음). 신뢰를 바탕으로 만날 수 있는 이웃, 대화할 수 있는 이웃이 모이는 커뮤니티다. 거기서 시작했다. 매월 11일을 ‘나눔의날’로 지정하고 캠페인을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게 쓸모없는 물건이 이웃에게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웃의 정, 따뜻함이다. 이런 메시지를 앱 안에서 줬다. 중고거래는 그중의 하나다. 서비스는 디테일을 더했을 때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같은 지역 이웃끼리 동네 정보나 소식 등을 나누는 ‘동네생활’, 출처: 당근마켓

처음부터 중고거래는 당근마켓의 비즈니스모델이 아니었다. 중고거래 전문 판매업자도 당근마켓에서 활동하지 못한다. 지역민이 주고받는 커뮤니티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가 경쟁하는 곳은 중고나라가 아니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미국의 ‘넥스트도어’ 등이 우리 경쟁사다.

‘비즈프로필’ 같은 서비스는 동네 소상공인이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역 기반 SNS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개설 후 ‘내 근처’에 자동으로 노출돼 주민들이 가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가게 소개글, 사진, 위치, 영업시간 등 가게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전화 문의, 채팅, 댓글 등도 지원한다. 지난 3월 출시했는데, 현재 전국 5,925개 지역(전국 대부분 커버)에서 30만 소상공인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내 이웃’, ‘지역광고’ 등이 있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 과정에는 모두가 참여한다.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 등 직군에 상관없다. 사내에서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 도움 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다. 검토 후에 TF팀을 꾸릴 수도 있고. 관련 정보나 데이터에도 사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사용자 반응, 앱 내 데이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가치를 공유하는 곳과 협업 진행

문 대표: 당근마켓 사용자 수는 어떻게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유용했던 마케팅 채널이나 제휴, 광고 등을 어떻게 진행했나.

최 리더: 전국 오픈할 때는 디지털 광고를 활용했다. 가장 유효했던 것은 JTBC와 협업한 ‘유랑마켓’이다. 당근마켓이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에 마케팅 비용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지만, 내부 설득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선택했다.

유랑마켓, 출처: JTBC

MBC ‘놀면뭐하니’와도 협업했다. PPL이 아닌 협업이다. ‘당근마켓은 곧 중고거래’라는 이미지를 해소하는데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출연자 유재석씨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이웃과 고기를 먹고, 지역 주민 어머니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고, 동네 미용실을 봐줬다. 여담이지만 내부에서 협업 제안을 받은 뒤에 개발자와 기획자, 마케터 등이 모여 빠르게 대응했다. 갑작스럽게 진행해야만 했었다. 당근마켓은 사용자가 특정 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데, 이를 잠깐이라도 풀어달라고 요청해 개발자가 바로 대응해 주는 일도 있었다.

놀면뭐하니 화면 캡쳐, 출처:MBC

'오픈 디스커션', 갈등도 공개한다

문 대표: 조직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당근마켓의 조직문화는 뭔가 다르다고들 하는데, 내부에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별도로 시행하는 것이 있는지.

이기연 리더(이하 이 리더): 당근마켓이 지향하는 가치를 모든 구성원이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가치 하나에 공감하고 이에 어울리는 것을 구성원 모두가 고민한다. 리더, 팀장이라고 모든 것을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는다. 상하 구분 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관련된 사람 모두 치열하게 토론한다. 얼마 전, 구성한 프로젝트팀이 있는데, 당시 PM이 인턴이었다. 인턴도 의견을 제시해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PM으로 활동할 수 있다.

당근마켓이 지역 주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듯, 직원 간에도 신뢰가 중요하다. 마케팅은 마케터가, 개발은 개발자가, 기획은 기획자가 가장 잘 한다는 신뢰 말이다. ‘이 업무는 나보다 상대방이 잘한다’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컨펌(confirm)’을 받는 문화가 아니다. 진행 과정과 사내에 공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내부에서 슬랙을 사용하는데, 어떤 의견에 대해 같은 팀원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댓글로 의견을 남길 수도 있다. 많이 부딪히지만, 그렇게 주고받으면서 하나로 만들어 나간다. 그렇게 해야 ‘놀면뭐하니’ 협업 때처럼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담당자들이 움직일 수 있다.

출처: 셔터스톡

노력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의견 충돌했다고 가정하자. 서로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한다. 서로 상대방을 설득한다. ‘오픈 디스커션(open discussion)’을 지향한다. 두 사람 사이의 일을 모두가 알고, 진행 과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에 대한 시작점과 해결 과정을 같이 논의한다. 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직군이 함께한다.

최 리더: 충돌, 갈등은 일어나야 한다. 없을 수 없다. 그리고 필요한 과정이다. 그래야 이해당사자 간 두 사람도,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 IT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상, 최소한 필요한 기능만 빨리빨리 업데이트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MVP 과정이다. 당근마켓 초기에는 일주일에 2~3번씩 업데이트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다만 이것 하나만 기억했다.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당근마켓이라는 회사가 일하라고 과제를 준 것이 아니라, 당근마켓이라는 서비스를 같이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팀와이퍼는 ‘와이퍼’를 통해 자동차 관리 플랫폼을 향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사용자가 이용하는 자동차 서비스 중 세차에 집중했고, ‘손세차’, ‘출장세차’, ‘셀프세차’, ‘자동세차’ 등으로 세차 시장을 분석해 각각의 카테고리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경험을 통해 쌓은 결과물은 와이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용자를 위한 ‘기능’을 통해 사용자를 확보했고, 이제 관리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자 한다.

당근마켓은 지역 주민, 이웃이라는 신뢰를 통해 커뮤니티를 쌓고자 노력했다. 중고거래를 통해 사용자를 확보했고,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결국 팀와이퍼와 당근마켓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사용자를, 고객을 위한 플랫폼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서비스를 선보이는 모든 기업이 안고 있는 숙제다. 정답은 없다.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각자의 방식대로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플랫폼으로 스케일업하려는 팀와이퍼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전국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와이퍼를 기반으로 명실상부한 자동차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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