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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인기 '시들'....왜?

등록 2021.09.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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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인기 '시들'....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서민들의 대표적인 '급전 창구'였던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금서비스보다 금리가 낮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데다, 모바일·인터넷뱅킹 발달로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일이 많아진 여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거래가 위축되면서 현금 사용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작용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1~3월) 현금서비스 자산규모는 5조227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6%(4891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건수는 6507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20.3%(1662만2000건)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의 연간 이용건수는 2002년 4억8138만4000건에서 2003년 3억1432만건으로 크게 줄었다. 2004년 2억348만3000건, 2005년 1억7482만3000건, 2006년 1억5951만4000건, 2007년 1억5459만4000건, 2008년 1억6676만3000건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2015년 들어 연간 이용건수가 1억건 아래로 떨어졌다. 2015년 9895만9000건에서 2016년 9193만건으로 줄어들었으며 2017년 8548만8000건, 2018년 8371만1000건, 2019년 8169만3000건으로 계속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현금서비스 이용이 줄어든 요인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자금, 저금리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카드론에 몰린 것을 꼽았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비씨·우리카드)의 지난해말 기준 카드론 잔액 규모는 32조4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9조1070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은행들이 구축한 모바일·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손쉽게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대출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장기로 돈을 빌리려고 할 때 카드론을 이용한다"며 "현금서비스는 카드론에 비해 상환기간이 짧고 금리가 높다보니 이용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서비스의 큰 장점이 돈이 급할 때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디지털금융의 발전으로 은행들의 앱(애플리케이션),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대출이 신속하게 이뤄지다보니 현금서비스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금 사용이 줄고 비대면 결제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지급결제 동향 통계'에 따르면, 작년 일평균 비대면 결제 규모는 84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9%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대면 결제 규모는 1조39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현금 사용 자체가 줄어들다보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며 "금융기관의 비대면 대출상품을 활용하는 일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대면소비가 위축돼 현금서비스 이용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며 "대면 결제를 하는 때가 아니면 현금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이 3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금서비스 이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휴대폰만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 결제가 가능하다보니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간편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현금을 잘 안 쓰기 때문에 앞으로도 현금서비스 이용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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