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조 '초 슈퍼 예산' 대선 의식했나.. 1000조 넘은 국가채무는 어쩌려고 [뉴스+]
장학금 확대·주거비 경감 등
청년 예산 23조5000억 투입
야당 "사실상 매표행위" 반발
文 "전략적 투자에 집중될 것"
2022년 총수입보다 지출이 55조 많아
'재정선순환' 낙관론에 3년째 적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0.2%로↑
1인당 나랏빚도 첫 2000만원 넘어
40개 공공기관 부채도 550조 육박
전문가 "코로나19 극복 내세웠지만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원 등 불충분"
현 정부 출범 첫해 400조원 수준이던 예산은 확장재정 기조 속에 5년 새 200조원이나 급증했다. 평균 8% 넘는 예산 증가율로, 역대 최고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으로 가파른 증가세다. 그 사이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0%를 돌파하는 등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예산이 ‘초슈퍼 예산’으로 짜이면서, 내년 대선을 의식한 여권의 ‘선심성’ 예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가장학금 확대·자산 형성 지원 등 청년 예산에 23조원 넘게 편성되자, 야당은 “사실상 매표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확장재정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내년 예산은 코로나19 완전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집중될 것”이라며 “충분한 백신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국산 백신 개발, 글로벌 백신 허브를 위한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확장적 재정 운용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나라 곳간 사정은 그리 넉넉지 못하다. 내년 정부가 세금 등으로 벌어들이는 돈(총수입)은 548조8000억원으로 전망되지만, 나가는 돈(총지출)은 604조4000억원이다. 지출이 수입보다 55조6000억원이나 많은 ‘적자 재정’이다. 이 같은 이례적 상황이 2020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재정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돈을 풀고, 돈이 돌아 경제가 회복되면 더 많은 세수가 걷히고, 결과적으로 재정건전성이 개선된다’는 낙관론이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러나 재정 확대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뿐만 아니라 수준도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확장적 재정으로 풀고 있는 돈도 제대로 쓰이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고 있다.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
그런가 하면 공공기관의 부채도 5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재부가 내놓은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40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올해 549조600억원에서 내년 585조3000억원으로 늘어나고 2023년에는 6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공공기관 부채는 공식 국가채무 통계에 잡히지 않아 ‘그림자 부채’로 불리지만,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확장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예산투입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에 필요한 만큼의 예산이 투입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진정한 확장재정이라면 선진국처럼 코로나19 대응을 늘려야 한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손실보상이나 내수 관련된 부분을 가지고 충분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김현우, 조희연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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