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밤 방송되는 tvN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2>는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더불어 최근 tvN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운 이들 예능은 확실한 인기와 화제몰이,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면서 선전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SBS <런닝맨>의 명콤비였던 정철민 PD와 유재석, 그리고 전소민 등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런닝맨>의 다른 버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가짜 영업장 만들기 등 파격적인 물량 공세로 걱정을 기우로 만들면서 <식스센스>는 관찰 예능 중심의 요즘 예능 환경에서 확실한 개성을 뽐내고 나섰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올해 6월 첫 방영에 돌입한 두번째 시즌 <식스센스2> 역시 전작 못잖은 인기 속에 확실한 시청자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식스센스2>에선 앞선 시즌1과 살짝 변화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진짜와 가짜 식당 맞추기가 주된 내용으로 등장하고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것 같은 맛나는 음식, 영업장들이 매주 소개되는 건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식스센스> 시즌2에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바로 고정 멤버들의 캐릭터가 더욱 강력하게 진화되었다는 점이다.
시즌1과 달라진 점... 더욱 강력해진 캐릭터
오프닝 때마다 수다 떠느라 정신 없는 동료들에게 시달리는 유재석, 거침 없는 제시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녹화에 임하면서 옥신각신 버라이어티 예능의 성격을 더욱 짙게 채색한다. 전소민은 본인을 가장 잘 아는 예능 장인들과 다시 한번 만나면서 <런닝맨> 이상의 예능 능력치를 발휘하고 나섰다. 엉뚱함과 어설픔을 겸비한 미주(러블리즈)는 각종 웹 예능 출연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식스센스2>를 거치면서 확실하게 자신의 장기로 승화시킨다. 시즌1에선 살짝 한발짝 뒤에 머물렀던 오나라 또한 어린 후배들과 좋은 합을 보여주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초대손님을 거쳐 시즌2 고정 출연자로 발탁된 이상엽은 제시와 독특한 케미를 선사하면서 발빠르게 이 프로그램에 녹아내렸다. 자칫 뻔할 수 있는 예능 속 러브라인이 전개될 법 했지만 이상엽과 제시는 마치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를 방불케하는 옥신각신 관계를 유지하면서 매 회 흥미진진한 웃음거리를 만들어준다.
이밖에 3곳의 영업장을 방문하면서 힌트를 얻기 위해 펼쳐지는 게임들과 이동 중에 재미난 수다 또한 멤버들의 개성과 특징을 확실하게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어준다. 평범해보이는 각종 4행시 게임조차 <식스센스2>에선 웃음을 제공하는 핵심 수단으로 널리 애용된다. 일부 시청자들은 가짜 찾기 대신 중간마다 등장하는 이들 게임 속 멤버들의 맹활약을 <식스센스2>의 볼거리 중 하나로 손꼽기도 한다.
뻔할 수 있는 초대손님으로도 확실한 재미 선사
지난 20일 방영분은 이번 <식스센스2> 중 가장 강도높은 웃음과 재미를 보장해준 내용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초대손님으로 나서기엔 너무도 익숙한 지석진과 조세호의 출연은 멤버, 제작진, 시청자 모두에게 "과연 잘 될까?"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급기야는 유재석은 그들의 등장을 두고 "보통은 담당 PD선에서 결정나는데 이번엔 tvN 본부장님 결재까지 받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끼리 녹화는 재밌겠지만 시청률을 떨어질거에요"라는 걱정이 등장했지만 결과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3.8%, 최고 5.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을 기록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예능 조합이기에 누구나 충분히 예측 가능한 내용일까 우려했지만 식당에서 펼쳐진 재치발랄한 입담은 제시의 공백까지 충분히 메워주면서 즐거움을 선사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출연진들인 남지현과 채종협이 초대된 27일 방송도 손꼽을 만한 방영분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미 몇 주 전 <런닝맨>에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은 엇비슷한 내용이 반복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주 멤버들이 큰 역할을 담당하면서 그때와는 사못 다른 재미를 만들어 낸다. 볼터치 메이크업을 활용한 자몽 개그를 선보이며 급기야 유재석으로 부터 "우리 희극인"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방향성 못잡는 일부 예능을 위한 좋은 본보기
요즘은 바야흐로 예능의 홍수시대다. 유튜브 및 OTT 등지에서 웹예능이 날마다 쏟아지고 TV의 위기 속에서도 신규 채널이 속속 런칭되면서 새 프로그램 또한 수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다음 시즌 제작 확정 또는 장기 방영에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유느님'이라고 해서 모든 예능을 성공시키는 건 아니라는 점은 이미 KBS 2TV <컴백홈>이 증명했다.
짧은 기간 방송되다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예능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그러나 종영 내지 차기 시즌 제작 무산되는 프로그램들은 대개 좋은 아이디어의 부재, 적절한 멤버 규합의 실패 등 공통의 이유가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창의성 높은 기획과 좋은 합을 이루는 출연자들이 뒷받침한다면 그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식스센스2>는 갈피 못잡는 몇몇 예능을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준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한다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소재로도 좋은 기획이 덧붙여지면 충분히 블록버스터급 예능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터운 신뢰와 믿음을 지닌 멤버들의 존재가 힘을 보태면서 <식스센스2>는 어느새 금요일 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