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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펙사벡' 개발 SAB 구성…글로벌 석학들 합류

임리직 주개발자 카프만, 세계 첫 ALK 기전규명 모리스 박사 등
신라젠 "펙사벡 임상, 추가 파이프라인 도입 등 자문 예정"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21-08-23 12:22 송고 | 2021-08-23 13:48 최종수정
신라젠 SAB에 합류한 스티브 모리스, 하워드 카프만, 리차드 바일 박사(왼쪽부터). © 뉴스1
신라젠 SAB에 합류한 스티브 모리스, 하워드 카프만, 리차드 바일 박사(왼쪽부터). © 뉴스1

항암분야 글로벌 석학들이 잇달아 신라젠에 합류했다. 한 차례 임상 실패를 맛 본 신라젠은 세계적인 항암 귄위자들과 손 잡고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라젠은 최근 3명의 위원을 둔 과학자문위원회(SAB, Scientific Advisory Board)를 구성했다. 국내 업계에선 SAB 그룹을 보유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그 만큼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면서 증권거래 재개를 위해 기반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신라젠의 의지로 풀이된다. 

23일 신라젠 관계자는 "회사는 최근 신약 상업화와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춘 인력들로 SAB를 구성했다"며 "총 3명으로 미국 최대 소아암 전문병원인 세인트주드(St. Jude) 병원에서 종양학을 연구한 항암 대가 스티브 모리스 박사가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리스 박사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와 관련한 역사적 발견으로 볼 수 있는 ALK(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유전자 기전을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통 치료제가 만들어진 뒤 바이오마커(핵심 작용 표적)를 발견하는 일반적인 항암제 개발 과정과 달리, 모리스 박사는 ALK 바이오마커를 먼저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바이오마커를 먼저 발견했다는 것은 약물 개발에 속도를 붙일 수 있고,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리스 박사의 발견으로 화이자의 첫 ALK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잴코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그 외 자이카디아(노바티스), 알레센자(로슈), 알룬브릭(다케다) 등 후속 약물 진입에도 상당한 기여도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SAB 위원인 하워드 카프만 박사는 신라젠이 임상개발중인 '펙사벡'과 같은 항암바이러스 전문가다. 특히 전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암젠사의 항암바이러스제 임리직 주개발자로 유명하다.

임리직은 종양세포를 살상하고,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유전적으로 고안된 헤르페스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임리직은 상품화 과정에 앞서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시 효과가 극대화되는 결과를 얻으면서 항암바이러스제 개발의 이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카프만 박사는 병용 임상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흑색종 연구의 대가로도 불린다. 또 종양 내 주사로 종양 세포를 직접 죽이는 능력을 극대화시켜 종양 세포 사멸을 향상시키는 접근법에 무게를 두고 연구해왔다. 

신라젠의 펙사벡이 직접 투여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FDA로부터 흑색종 대상 희귀의약품 지정에도 성공하면서 앞으로 카프만 박사의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 합류한 리차드 바일 박사는 미국 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메이요 클리닉에 몸담고 있으며, 면역 기반의 항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바일 박사는 환자 면역체계 반응을 유도해 암을 치료하는 작용기전 연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종양 관련 항원(tumor-associated antigens)을 주입하고 항암 효과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백신 접종시, 백신 물질(항원)이 체내에 들어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바일 박사는 병용 임상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면역관문억제제 등 다른 면역항암제(ICI, ACTs 등)와 항암 바이러스를 함께 투여했을 때 항암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라젠은 미국 리제네론사의 면역관문억제제(PD-1 Inhibitor) 세미플리맙과 병용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바일 박사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 관계자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신라젠 SAB 합류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진행 중인 임상시험과 추가 파이프라인 도입 등 전반에 걸쳐 SAB가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SAB는 신라젠과 엠투엔, 그린파이어바이오(Greenfire Bi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동반성장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파이어바이오는 엠투엔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기업이다. 엠투엔은 제조업과 금융업을 주력으로 하면서 바이오 신사업을 전개 중이다.

한편 신라젠은 SAB 구성 외 이사진도 교체했다. 신라젠은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김상원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SK홀딩스, SK텔레콤 사업개발본부 본부장, SK플래닛 성장추진단 단장 등을 거쳐 지난해 엠투엔에 합류했다.

엠투엔은 지난 7월15일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600억원을 납입해 신라젠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보유 지분율은 20.75%이며, 보호예수 기간은 3년이다.

아울러 신라젠은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장동택(비에스렌탈 경영지원부문장, CFO) 사내이사와 서재식(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홍완기(파라티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엠투엔 자회사인 미국 그린파이어바이오의 아짓 길 CEO(전 넥타 테라퓨틱스 CEO)와 산지브 문시 CBO(전 머크 상무)는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감사는 성만석 엘리오캠퍼니 전무이사가 맡는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최대주주의 횡령·배임 사건으로 인해 장기간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지난해 11월 30일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았다. 개선 조건은 기간내 자본금 확충과 최대주주 변경 등을 통한 경영 투명성 확보 등으로 알려진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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