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 쓰며 친해져"..방민아·심달기·한성민, 원작 찢고 나온 '최선의 삶' [N현장](종합)

정유진 기자 2021. 8.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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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삶' 이우정 감독,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원작의 캐릭터들이 배우들의 몸을 입고 스크린에서 부활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선의 삶'은 방황하는 고등학생 주인공들의 섬세한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었다.

20일 오후 영화 '최선의 삶'(감독 이우정)의 언론배급시사회 후 이우정 감독과 주연 배우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이 찍은 Q&A 영상이 공개됐다. 기자간담회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영상을 통해 미리 전달된 질문에 대해 답하는 형식을 취한 것.

'최선의 삶'은 열여덟 강이, 아람, 소영을 중심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꺼이 더 나빠졌던 우리의 이상했고 무서웠고 좋아했던 그 시절의 드라마를 그리는 작품이다.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인 임솔아 작가의 장편소설 '최선의 삶'을 원작으로 이우정 감독이 시나리오로 각색하고 연출했다.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방민아가 강이 역을 맡았으며 심달기가 아람, 한성민이 소영을 연기했다.

이날 이우정 감독은 '최선의 삶'이 자신의 과거 상처와 닿아있는 소설이었기 때문에 영화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은 꽤 긴 시간 동안 세세한 감정 담고 있는데 그걸 2시간 안에 영화로 담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강이란 인물이 맞닥뜨릴 감정에 중점을 두고 갈등의 원인이나 사건은 생략하고 감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비슷한 상처의 경험이 있는 관객들이라면 그 방식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말처럼 '최선의 삶'은 폭력적이거나, 충격적일 수 있는 장면들을 화면에 담지 않았다. 다만, 사건 전후에 인물들이 겪는 감정적 변화를 카메라에 담아내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했다.

방민아 역시 자신도 '최선의 삶'과 같은 상처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나의 트라우마, 타인에게 상처 받은 기억이 났다"며 "나 또한 강이처럼 타인이 더 중요한, 자기가 없고 타인이 더 중요한 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엣나인필름 제공 © 뉴스1

이어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강이의 시점에서, 강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공감이 많이 갔고, 이 역할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내 인생에서도 한 챕터가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그래서 어려운 점이 강이와 나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라서 강이가 어떤 선택을 하거나 그 선택이 옳지 않고 최악에 치달을 때 가장 어려웠다, 확실히 그 지점 공감하기가 어렵고 유추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람 역을 맡은 심달기는 '최선의 삶'이 착하지 않은 이야기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매체에서나, 책이든 영화든, 착하지 않게 끝까지 가는 이야기를 만나기 어려운데 '최선의 삶'이 그래서 큰 매력이 있었다"며 "아람을 연기하면서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은 겉으로는 되게 밝고 생각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무엇으로부터 도망 다니는 인물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소영을 연기한 한성민은 "시나리오와 원작을 읽었을 때부터 빠져들어 읽었다"며 "생각도 많이 하게 만들고, 시나리오나 원작 소설을 읽고 끊이지 않는 여운이 있어 그것 떄문에 작품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영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강이의 시점에서 마냥 나쁜 아이로 보일 수 있는데 소영이도 그저 서툰 아이고 최선을 다한 18세 소녀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엣나인필름 제공 © 뉴스1

방민아는 고등학생 연기를 한 소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사람으로 인해서 나도 상처를 받았었으니까 그때의 기억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었다"며 "어느덧 강이 연기를 하려면 10년을 거슬러 가야하더라, 그때의 감독님과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시간을 거스르는 작업을 차근차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어느 순간 나는 소영에 가까워졌는데 내가 강이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감독님의 버튼이 있다. 누르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하시면서 그것 또한 어떤 때는 나쁘게가 아니라 좋은 압박이었다"며 "좋은 자극제, 그래서 무한정 저를 응원해주시는 감독님이 있어서 조금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우정 감독은 배우들을 캐스팅 한 과정을 밝혔다. 가장 먼저 캐스팅한 배우는 심달기였다. 그는 "'최선의 삶'을 읽고 아람 역은 심달기밖에 할 수 없겠다, 이런 알쏭달송한 인물을 가장 표현해줄 사람은 이 분밖에 없겠구나 생각해서 바로 소설책을 드리고, 시나리오 초고가 나오자마자 보냈다"고 말했다.

그 다음 캐스팅한 배우는 한성민이었다. 한성민의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해 놨었다고. 이 ㅜ감독은 "미팅을 했는데 걸어들어오는 순간부터 소영이었다, ,그 분위기에 압도됐다"며 "이 정도 힘과 아우라를 가진 사람이라면 소영을 충분히 표현해주겠다 확신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방민아는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 됐다. 그는 "강이는 내 개인적으로 역을 맡는 배우도 안 해본 모험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막연히 생각했다"며 "우리가 처음 미팅하는 자리에서 민아 배우가 본인이 '최선의 삶'을 읽고 들었던 고민과 괴로움, 그 괴로움을 저에게 다 솔직하게 쏟아냈는데 이런 사람이라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의미있겠다,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어서 제안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한성민 © 뉴스1
이우정 감독 © 뉴스1

세 배우는 절친한 친구를 연기한 만큼, 서로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주인공인 방민아는 두 명의 배우들에게 직접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자 제안을 하기도 했고, 서로 반말을 쓰자고 했다고. 방민아는 "성민, 달기와 어떻게 친해질까 고민했다, 안지가 얼마 안 됐는데 친해져야 한다고 하니까 일단은 같이 시간 보내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며 "극적으로 제안한 게 촬영 전에 서로 어차피 동갑인 인물이니까, 말 놓는 게 어떻겠냐 했고 달기랑 성민이가 적지 않아 당황해 하고 그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조금씩 서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성민은 촬영 중에 몰래 셋이 빠져나가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와 함께 먹은 기억이 난다면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배우들은 각자의 인물의 감정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감독으로부터 "아람이는 심달기 밖에 없다"는 찬사를 들은 심달기는 "아람에게 미안하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었다, 아직 모르겠다, 그걸 했는지"라며 "내적으로는 아름의 내면에 집중하다보니 실제로 너무 어두워져서 아람이 어두움에서 도망치는 사람이라 이상하게 밝은 사람이다, 그런 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쯤에 텐션이 올랐는데 감독님이 그런 나를 보시더니, 이때 아람이를 했어야 한다고 하셔서 그런 얘기를 듣고 충격이 컸다, 그런 아쉬움이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선의 삶'의 영제는 '스노우볼'(Snowball)이다. 이우정 감독은 "직역을 피하고 싶었다, 원작의 시작과 끝 챕터가 '스노우볼'이다"며 "개인적으로 영화의 마지막 읍내동의 눈 흩날리는 풍경이 스노우볼 풍경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감정 생각할 떄도 의미가 맞겠다 생각해서 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선의 삶'은 오는 9월1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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