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류경수 "우러러본 황정민과 연기..추격신서 감탄했죠" [N인터뷰](종합)

고승아 기자 2021. 8. 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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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질'서 납치 조직 2인자 염동훈 역 맡아
류경수/NEW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지난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눈도장을 찍고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배우 류경수(29). 그는 2007년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해 독립영화와 연극, 뮤지컬 등에서 활동해온 14년차 배우다. 류경수가 활약하는 '인질'은 '이태원 클라쓰' 전에 캐스팅돼 촬영을 마친 작품이나, 그 사이 류경수는 '라이징 배우'로 발돋움했다. 예전과 달라진 관심을 얻고 있다는 그는 차기작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과 '글리치',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 출연을 확정짓기도 했다.

류경수는 20일 '인질'(감독 필감성)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취재진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질'은 서울 한복판에서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대한민국 톱배우 황정민이 살기 위한 극한의 탈주극을 벌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스릴러 영화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류경수는 "오디션 딱 캐스팅됐다고 들었을 때, '우와 잘 됐다' 보다도 부담이 더 컸다. 특히 대본 보면 황정민 선배님과 계속 붙어서 만들어 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잘 해낼까 이런 고민이 바로 들었다"라며 "영화 찍으면서 다 같이 고생도 하고, 즐거웠는데 처음에 시사회 때 극장에서 보니까 떨려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개봉하고 극장에서 또 봤는데 편한 마음으로 그때야 시원하게 봤다"고 운을 뗐다.

류경수/NEW 제공 © 뉴스1

필감성 감독과 황정민이 류경수의 어떤 점을 보고 캐스팅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냐고 묻자, "감독님은 여러 가지 면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고 하셨다"라며 "그런데 내가 여러 가지 면을 표현할 수 있나 생각이 들더라, 항상 매 작품마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내가 해내야지, 해내야지 하면서 이겨냈다"고 했다. 또한 "(황정민) 선배님께서는 얼굴 칭찬을 많이 해줬다"라며 "얼굴이 좋다, 잘생겼다, 꽃미남이란 느낌이 아니라 얼굴에서 가지고 있는 느낌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웃었다.

류경수는 극중 납치 조직 2인자인 염동훈 역할을 맡았다. 불 같은 성격을 보여주며 극중 황정민과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배역에 대해 "염동훈이 바람이 살짝 빠진 탱탱볼처럼, 튕기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그런 인물이라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고민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염동훈은 불 같은 느낌이고, 최기환(김재범 분)은 반대로 차갑다, 그렇지만 불이 마냥 뜨겁기보다는 차갑기도 하고 마치 엄청 차가운 드라이아이스를 만지면 뜨겁다고 느껴지듯이 그런 걸 생각했고, 최기환 역시 불 같아질 때가 있으니 그런 밸런스를 맞췄다"고 밝혔다.

특히 "재범이 형은 황정민 선배님을 때리는 신이 없어서 부러웠다, 항상 그런 신이 있을 때마다 재범이 형이 생각나더라"며 "그런데 선배님은 오히려 제대로 하기를 더 원하셔서 그런 장면이 있을 때 좀 더 리얼하게 하라고 했다, 특히나 영화가 리얼리티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니까 몸을 사리지 않고 편하게 해도 된다고 하셔서 마음은 불편했지만 좀 더 과감하게 했다"고 밝혔다.

류경수/NEW 제공 © 뉴스1

선배 황정민을 보며 감탄을 하기도 했다. 류경수는 "산에서 추격신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제가 그 당시 20대고, 선배님이 50대였는데 산에서 뛰고 제가 잡아야 했는데 내가 그래도 젊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첫 테이크 갔는데 안 되겠다 싶더라, 거의 뭐 날아다니시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추격신 끝나도 숨찬 느낌이 하나도 없으셔서 체력적으로 준비가 철저하게 되신 분이구나, 내가 선배님 나이대가 되어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들었다"라며 "동시에 선배님 나이가 되면 그 이상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들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황정민 선배님은 제가 어렸을 때 연기를 배울 때부터 우러러봤던 선배님 중 한 분이라, 내가 저런 분과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분이 내 눈앞에 계시더라"며 "너무 좋았던 게 선배님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셔서 정말 재밌었다"고 했다. 이어 "워낙 어렸을 때부터 뵈어온 대배우님이 제 앞에서 장난도 치는 게 너무 신기했다. 볼링 쳤을 때도 너무 재밌었고 어복쟁반도 사주셔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먹어봤다"며 "특히 선배님이 정이 많으신 게 쌈을 싸주시더라. 남자가 싸준 쌈을 처음 먹어봤는데 정감이 있다고 느꼈고 푸근했다"며 웃었다.

'인질범'인 김재범 이호정 정재원 이규원과의 앙상블도 돋보였다. 류경수는 "어쨌든 어색하지 않게 보이기 위해 친해지는 과정이 중요했는데, 지방에서 촬영하고 같이 지내다 보니 친해지게 되는 그런 부분이 좋았다"며 "재범이형은 제가 대학교 들어가서 공연을 찾아서 보러 다닐 때, 그때부터 유명했던 형인데, 이번 촬영을 계기로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존경할 만한 형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전재원 형은 정말 천사고, 착하다. 규원이형도 의외로 순수하고 착하다. 호정이는 사람 자체가 너무 매력 있었다"고 한 뒤, 또 다른 인질로 나온 이유미에 대해 "유미는 개인적으로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고 느꼈고, 유미의 작품을 촬영 전에 몇 번 봤는데 친해지게 됐다, 다섯 명과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인질'뿐만 아니라 앞서 '이태원 클라쓰' '도시남녀의 사랑법' 등을 통해 호평을 얻은 류경수는 "사실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잘 못 보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못했는데 관객들에게 보라고 하는 건 아니다"라며 "자신이 있고, 자신 있게 만들어 내려고 하는데 사실 아직 부족하다고는 많이 느껴서 60~70세가 되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언젠가는 스스로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류경수/NEW 제공 © 뉴스1

류경수는 2007년 드라마로 데뷔한 뒤 다양한 곳에서 연기를 해왔으나,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였다. 그간 꾸준히 연기를 해온 이유에 대해 "제가 해야 될 일이라고 느꼈다,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포기를 했을 수도 있는데 제겐 연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제 인생에서 연기를 안 하게 되면, 옳은 삶을 산 것인가 생각이 들었고, 연기를 안 하면 엄청나게 큰 것이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임해왔다"고 털어놨다.

뒤늦게 라이징 배우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저는 오히려 '뒤늦게'라기보다는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이 든다"라며 "사실 그전에 주변에서 '너는 오래 걸릴 거다'라고 말을 많이 해왔다, 그런 얘기들 때문에 진짜 오래 걸린다고 생각은 안 해도 충분히 준비를 해야 다음에 자신이 생기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빨리 찾아왔고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제 여러 가지 모습이 있기 때문에 많은 면을 보여드리고 싶고, 스스로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이 됐다. "나이를 조금 느낀 게, 오디션에 프로필 보낼 때 나이와 이름을 쓰는데 그게 한해 한해 바뀌는 걸 봤고, 29살에는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 내게는 서른이라는 나이가 안 올 줄 알아서 굉장히 위축도 됐는데 막상 서른이 되니까 아무렇지도 않더라, 마흔이 되어도 그럴 것 같아서 그냥 나이에 상관없이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이런 게 연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영화는 지난 18일 개봉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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