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의 디코드+] 판매·영업이익은 도요타, 매출은 VW, 영업이익률은 BMW가 1위.. 상반기 자동차 회사 실적 비교

최원석 국제경제전문기자 2021. 8.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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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디코드+’는 조선일보 뉴스레터 ‘최원석의 디코드’의 ‘네이버 프리미엄’용 별도 기사입니다. 매주 수요일 나옵니다.

올해 상반기(1~6월)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 실적을 분석해 봤더니, 판매대수와 영업이익에선 도요타가 1위, 매출액에선 폴크스바겐(VW)이 1위, 영업이익률에선 BMW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자동차회사’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의 신차를 판매한 회사로 한정해 사용했습니다. 각 회사를 판매대수·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의 4가지로 비교했 보았는데요. 비교 지표가 달라짐에 따라, 각 회사의 경쟁력을 보는 관점도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디코드+] 세계 자동차회사 실적

◇상반기 판매대수 1위는 도요타... 546만7000대 팔아

우선 판매대수입니다. 자동차회사의 순위를 매기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죠. 판매대수가 특히 중요한 것은 자동차는 일단 ‘거리에 많이 까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거리에 많이 보이는 자동차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해당 차량 자체가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마진이 높은 고급·대형차가 꼭 아니더라도, 자사 차량을 많이 보급하는 것, 즉 많은 판매대수는 자동차회사 순위의 척도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에서는 일본 도요타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렉서스·다이하쓰·히노를 포함해 546만7000대를 팔았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습니다. 2위인 독일 폴크스바겐의 497만8000대를 넘어, 2년 연속 상반기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판매, 해외 판매 모두 상반기 기준으로 도요타 사상 최대였습니다. 하이브리드카·플러그인·전기차를 합친 전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한 131만대였습니다. 올 상반기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전동차 비율은 26%로 전년 동기 21%에서 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 3위는 408만2000대를 판매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 4위는 349만4000대를 판매한 GM이었습니다. 현대·기아는 347만5000대로 5위를 기록했습니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와 PSA(푸조·시트로엥)가 합쳐져 올해 새로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327만4000대를 팔아 6위였습니다.

7~11위는 포드(288만8000대), 혼다(236만7000대),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등의 모기업·146만5000대), 스즈키(143만9000대), BMW(133만9000대) 순이었습니다.

◇매출에서는 폴크스바겐이 174조6000억원으로 1위

매출액으로 비교하면 순위가 약간 달라집니다. 판매대수가 적더라도 대당 가격이 높은 차를 많이 팔면 매출이 더 커지겠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많은 대수를 보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인 매출액도 중요합니다. 자동차회사의 진짜 규모를 따질 때, 판매대수보다 매출액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위는 폴크스바겐으로, 174조6000억원이었습니다. 도요타가 근소한 차이로 2위(162조4000억원)였지요.

흥미로운 것은 다임러입니다. 판매대수에서는 9위에 그쳤지만, 매출은 113조8000억원으로 세계 3위에 올랐습니다. 고급·고가차를 많이 팔았다는 얘기입니다. 다임러에는 승용차 부문(메르세데스벤츠)만 있는게 아닙니다. 상용차, 특히 대형트럭이 강하죠. 이같은 종합적인 경쟁력이, 높은 수익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매출 101조 4000억원으로 4위에 오른 스텔란티스도 주목해 볼만 합니다. 판매대수에선 6위였지만 매출에서는 이보다 2계단 올랐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차를 많이 팔았다는 얘기입니다. 현대·기아는 92조6000억원으로 5위입니다. 판매대수 기준(5위)과 순위가 같았습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의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업계 전체로 볼 때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유추해 볼 수도 있습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은 합산 매출 88조5000억원으로 6위였습니다. 대수 기준 3위였는데, 매출 기준 6위였다는 것은 이 회사 차량의 대당 판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 7~11위는 GM(76조5000억원), 혼다(75조원), BMW(74조5000억원), 포드(72조3000억원), 스즈키(19조2000억원) 순이었습니다.

BMW가 판매대수 기준으로는 11위였는데, 매출에서는 9위입니다. 고급차 중심으로 팔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당 판매가격이 다임러보다 낮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 BMW의 판매대수는 다임러보다 고작 9% 적었는데, 같은 기간 매출은 35%나 적었으니까요. BMW는 다임러와 달리 수익성 좋은 상용차 부분이 없고, 3시리즈 이하나 미니 브랜드 등 작은 차 판매 비중이 높은 반면, BMW 7시리즈 이상, 롤스로이스 브랜드 등의 고급·대형차 판매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판매대수가 많아도 매출이 작은 사례로는 스즈키(11위·19조2000억원)가 있습니다. 판매대수는 143만9000대(세계 10위)나 되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한 단계 위인 포드(10위·72조3000억원)의 4분의1에 불과합니다. 스즈키의 판매는 일본 내에서 경차 중심이고, 해외도 인도 등의 저가·경소형차 위주이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 1~5위는 도요타·VW·다임러·스텔란티스·BMW... 모두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의 규모는 도요타가 17조7000억원으로 1위, 폴크스바겐이 15조5000억원으로 2위였습니다. 세계 자동차회사 중 규모·경쟁력에서 쌍벽인 회사들이니, 이건 쉽게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판매대수로 9위에 불과한 다임러가 올 상반기만 14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영업이익 기준 3위에 오른 게 놀랍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FCA와 PSA를 합쳐 만든 신생회사 스텔란티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1조6000억원이라는 것이 놀랍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11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스텔란티스는 ‘약자들의 연합’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거든요. 덩치는 크지만 기술력·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이런 높은 영업이익이 뒷받침된다면, 미래 경쟁력을 빠르게 갖춰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위 BMW(10조8000억원)와 6위 GM(9조8000억원)도 각각 올 상반기에만 10조원 내외의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7~9위는 포드(6조8000억원), 현대·기아(6조1000억원), 혼다(4조8000억원)가 차지했습니다. 현대·기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3배 수준인데요. 매우 잘한 것이긴 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대 규모 순위는 세계 8위로, 판매대수·매출 순위(둘다 5위)보다 낮았습니다.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것은 CASE(커넥티드·자율주행·차량공유·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는데 꼭 필요합니다. 올해 현대·기아는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도 있는데요. 하지만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볼 때 영업이익 규모가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릅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심각했던 작년 상반기 대비 실적이 튀어오른 면도 있고, 세계적인 수요 급반등과 재고 급소진 덕분에 대부분의 자동차회사 영업이익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었지요.

현대·기아는 올 상반기,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 급등에 자만하지 말고, 높은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는 체질을 만들어 CASE 시대 발빠른 투자를 위한 ‘실탄’을 더 많이 쌓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영업이익률 1~3위는 BMW·다임러·GM... 현대·기아는 중하위권

마지막으로 영업이익률입니다. 영업이익률은 자동차회사가 본업에서 얼마나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자동차회사의 브랜드가치가 높다는 뜻일 수도 있고, 일을 영리하게 해 많이 남는 장사를 한다는 뜻일 수도 있죠.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에서는 BMW가 14.5%로 1위, 다임러가 12.9%로 2위, GM이 12.8%로 3위였습니다. 독일 고급차 회사인 BMW·다임러가 1·2위를 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GM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2.8%나 된다는 게 인상적입니다.

3~7위는 스텔란티스(11.5%), 도요타(10.8%), 포드(9.4%), 폴크스바겐(8.8%)이었습니다. ‘약자연합’ 스텔란티스가 초우량 기업 도요타의 영업이익률보다 높았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도요타와 함께 최고의 자동차기업인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7위(8.8%)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도요타·폴크스바겐 모두 올 상반기에만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에, 절대 규모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수준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 경쟁이 너무 치열한 자동차업계에서는 영업이익률 5%만 넘어도 선방했다고 보는데요. 올 상반기의 경우, 톱10 기업 모두가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률이 상향평준화된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6%로,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한 자동차회사 중 8위에 그쳤습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영업이익률 순위로는 경쟁기업군 가운데 중하위권입니다. 미래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가 더 주도권을 가지려면, 업계에서 상대적인 영업이익률을 더 높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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