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김도혁 "조성환 감독님! '감독상 저주' 끊겠습니다"

이종현 기자 2021. 8. 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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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혁(인천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이종현 기자= 주장 김도혁(인천유나이티드)은 조성환 감독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기세다. 그는 일단 18일 예정된 성남FC와 맞대결에 모든 게 달려 있다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인천은 지난 시즌 말미 조 감독이 부임한 이후 반등했다. 최하위였던 인천은 시즌 막판 14경기에서 7승을 따냈고 기적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조 감독 2년 차인 인천은 여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 속에 시즌을 보내고 있다. 15라운드 포항스틸러스전부터 23라운드 수원FC와 경기까지 8경기에서 지지 않았고 여름 휴지기 이후 7월에 치른 FC서울, 수원삼성, 제주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3연승을 거뒀다. 7월을 5위로 마쳐 2013시즌 4위 이후 8년 만에 가장 좋은 페이스로 전반기를 마쳤다. 조 감독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7월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2014년 8월 김봉길 감독 이후 구단 역대 두 번째 수상이었다.


최근에는 흐름이 안 좋다. '이달의 감독상 저주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리그에서는 '이달의 감독상 저주'가 있다. 김남일 성남 감독, 조세 모라이스 前 전북현대 감독, 김상식 전북현대 감독, 이우형 FC안양 감독, 박건하 수원삼성 감독 등은 감독상 수상 직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K리그에서 감독상의 저주라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조 감독도 8월 치른 2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두며 저주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장 김도혁은 인천 선수단이 힘을 모아 위기를 넘기고 감독상의 저주를 끊고 스플릿A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도혁의 말대로 인천은 성남, 강원FC, 대구FC, 울산현대까지 8월 잔여 경기가 남아있어 징크스를 끊을 기회가 있다.


다음은 김도혁과 일문일답


8경기 무패가 깨진 25라운드 광주전 패배 이후 조성환 감독이 선수단에게 어떤 말을 했나.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졌다. 9경기 만에 패배다. 숫자로만 보면 잘한 것일 수도 있지만 광주는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팀이기 때문에 패배 여파가 있었다. 코칭스태프가 '8월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8월 들어 1무 1패다. 그래서 내일(18일) 성남전이 더 중요하다. 


경기가 끝나고 조성환 감독님이 처음에는 말을 아끼고 마음을 다스렸지만, 침묵 속에서도 메시지는 선수들에게 충분히 전달됐다. 광주에서 인천으로 올라가는 버스를 탔을 때가 되고서여 '빨리 잊자'고 하셨다. 코로나 때문에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식사를 했는데 감독님이 '이 식사도 성남전을 위한 준비니까 잘 먹고 잘 회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연승, 3연승, 8경기 무패를 이뤄냈고 7월에는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순위로 봤을 때는 지난 시즌보다 좋은 위치에 있는 건 맞지만 하위권과 승점 차이가 많이 안 나서 순위표만 보고 방심하면 지난 시즌과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순위가 좋다고 해서 안도하진 않는다. 하지만 작년 이 시기에는 최하위였는데 지금은 7위여서 꼴등 스트레스는 안 받고 있다. 


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팀 성적이 좋으면 선수단 내 분위기,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반응도 달라질 것 같은데.
선수들이 들뜨진 않았다. 열심히 잘 준비하다가 보니까 결과가 따라왔다. 연승, 역전승, 3연승 등 올해 목표했던 것을 어느 정도 이뤘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지 배웠다. 팬들은 성적이 좋거나 좋지 않을 때 매번 응원해 주신다. 오히려 못할 때 연락을 더 많이 주셔서 채찍질도 하시고 응원도 해주신다. 항상 감사하다. 나태해졌다가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고 간절한 마음을 다시 새긴다.


조성환 감독이 팀을 맡으면서 가장 바뀐 것은?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늘 진심이다. 선수들이 기분 좋으라고 하는 착한 거짓말에서조차 항상 진심이 느껴진다. 칭찬도 진심으로 해주시고 혼내실 때도 진심으로 하신다. 책임감도 많이 가지고 계신다. 예를 들면 최근에 베테랑 형님들이 많이 팀에 합류했다. 축구판 흐름을 보면 다른 팀은 베테랑을 내치는 경향이 있지만 조성환 감독님은 잘 보듬어 준다. 베테랑 영입은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인식 때문에 엄청난 책임감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런 걸 선수도 느끼니까 경기장에 들어갈 때 더 책임감을 갖는 것 같다. 감독님은 다른 코칭스태프도 많이 챙겨주신다. 그냥 '책임감'을 말하는 것보다 직접 책임감을 보여주니까 그 마음이 선수들에게 와닿는다. 우리가 잘해야 계속 감독님 팀에 계실 수 있다.


감독님 말 중에 가장 와닿은 건 '미친놈 같이 뛴다고 헌신이고 희생이 아니라 동료가 도움이 필요할 때 주변 위치에 있어줘야 그게 희생이고 헌신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생각한 헌신과 의미가 완전히 다르더라. 더 배우고 생각하게 됐고 더 단단해졌다.


조성환 감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 시즌을 생각하면 지금 2부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었다. 감독님이 우리를 구해낸 거다. 작년 하반기 부임한 이후 14경기에서 7승을 거뒀다. 놀라운 반전을 경험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계속 팀에 남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해야 한다.


김광석, 오반석, 오재석, 정혁, 강민수, 김창수 등 팀 내 베테랑이 많아졌다.
형들이 많이 생겨서 이제는 내가 베테랑이라고 하면 안 된다.(웃음) 형들 경력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다들 프로 17~18년 차였다. 형들은 불필요한 말은 안 하고 필요한 말만 때에 맞춰 한마디씩 해준다. 체력적으로 후배보다 힘들 수는 있지만 한발 더 나서서 뛰며 모범이 된다. 형님들이 인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잘해서 좋은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도 그런 길을 가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생겼다. 여태까지 인천에 있으면서 어느 순간보다 지금이 좋은 걸 보면 형님들의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형들이 다들 다른 팀에서 주장을 해봤기 때문에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준다. 내가 간혹 주장으로 버거워할 때마다 끌어주신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을 예상해본다면?
내일(18일) 성남전 경기를 잘 푼다면 스플릿A로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내일 잘 풀어내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 내일 경기를 잘 치러야 앞날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상의 저주에 대해 들어봤나?
안 그래도 감독님이 7월 이달의 감독상을 받고 '감독상의 저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선수들도 이미 미디어를 통해 감독상의 저주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8월에는 꼭 감독상 저주를 깨기 원한다. 징크스는 깨라고 있는 것이다. 8월 들어 성적은 1무 1패지만 아직 8월에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징크스를 깨서 감독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고 상의 가치를 입증해 주고 싶다.


개인, 팀 목표는 어떻게 되나.
개인적으로 5골 5도움이 목표다. 인천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냐 마냐의 상황이다. 스플릿A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성적도 상승세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선수들과 더 뭉쳐서 내일 성남전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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