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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품권으로 학원비 할인받아볼까

인플레이션 시대, 슬기로운 소비생활을 위한 꿀팁

  • 나건웅 기자
  • 입력 : 2021.08.10 16:41:08
  • 최종수정 : 2021.08.11 16:29:36
‘미친 물가’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소비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는 중이다. 각종 할인 혜택을 챙기는 것은 기본. 비싼 농산물을 사 먹는 대신 아예 키워서 먹는 이도 늘어나고 있다. 고물가 시대 ‘슬기로운 소비생활’을 위한 꿀팁을 소개한다.



▶‘지역사랑상품권’ 완판 행진

▷타 지역 주민도 구입…여행 필수템

무조건 10% 할인·적립 혜택을 주는 쿠폰이 있다? 이런 쿠폰이 있는데 활용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일일 테다. 서울·부산·경기를 비롯해 전국 지역자치단체에서 판매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이 주인공이다.

지역마다 혜택과 사용 한도, 사용처, 사용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판매하는 ‘서울사랑상품권’은 가맹점에서 사용 시 10% 할인과 자동 소득공제 30% 혜택을 제공한다. ‘비플제로페이’ 앱에서 원하는 액수만큼의 모바일 상품권을 현금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울사랑상품권 월 구입 최대 한도는 70만원이다. 할인율은 10%. 즉, 70만원짜리 상품권을 현금 63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제로페이 가맹점이라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학원비, 치과 치료비, 주유비처럼 어차피 내야 하는 돈이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사용처에서 자주 활용된다. 단 대형마트, 백화점, 대기업 계열 영화관,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연매출 10억원이 넘는 입시학원도 제외된다.

자치구마다 판매 시기가 다르지만 앱을 내려받아놓으면 판매가 시작되기 전 공지와 알람으로 알린다. 지난 7월에는 발행 이틀 만에 서울시에서 준비한 상품권 전량이 ‘완판’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서울 불광에 사는 주부 김미현 씨(가명)는 “맘카페에서는 이미 ‘학원비 10% 싸게 낼 수 있는 상품권’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판매가 시작될 때마다 남편까지 동원해 140만원어치를 사놓는다. 비대면 결제도 가능해 편리하게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자체에서 자체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할인율은 5~10% 정도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니더라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해당 지자체 지역화폐를 구입해놓는 것이 알뜰 소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대다수 지역화폐는 모바일 구매가 아니라 ‘선불카드’를 신청하는 식으로 얻을 수 있다. 카드 발급부터 수령까지, 지역에 따라 3~7일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므로 여행을 계획했다면 미리미리 지역화폐 카드를 신청해놓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산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지역사랑상품권 ‘동백전’을 미리 사놓으면 좋다. 결제 즉시 결제 금액의 6~10%가 적립된다.

제주에서는 지역화폐 앱 ‘탐나는전’ 가입이 필수다. 결제 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받을 수 있다. 사용 한도는 한 달에 70만원, 연간 500만원으로 타 지자체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모든 경기도 지역화폐는 ‘경기지역화폐’라는 앱에서 신청·사용할 수 있다. 고양시 ‘고양페이’, 과천시 ‘과천토리’, 가평시 ‘가평사랑상품권’ 등을 구입해놓으면 하나의 앱에서 사용 가능하다. 충전한 돈을 다 못 썼을 때는 연결한 계좌로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과소비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연회비나 전월 실적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서울시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은 비플제로페이에서 구입 가능하다. 지난 7월 판매한 상품권 전량 완판될 만큼 반응이 뜨겁다.

서울시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은 비플제로페이에서 구입 가능하다. 지난 7월 판매한 상품권 전량 완판될 만큼 반응이 뜨겁다.



▶공동구매·최저가 비교 ‘열풍’

▷인스타그램 ‘공구’ 게시물 250만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공동구매(공구)’가 대표적이다. 판매자는 일정 판매량을 확보하고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이익을 소비자에게 할인이라는 혜택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플랫폼이다. 소비를 희망하는 이가 여러 명 모일 수 있는 채널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소수 판매자가 알음알음 사람을 모았다면 요즘은 앱이나 SNS가 이 역할을 대신한다.

‘공구마켓’ ‘할인중독’ 같은 앱이 공동구매 대표 플랫폼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월간 순 사용자 수가 각각 89만명, 78만명이나 될 정도로 이용자 수가 많다. 많은 이용자 수 덕분에 플랫폼은 협상력을 갖게 되고 더 많은 할인을 요구할 수 있다. 앱에 접속해보면 대부분 상품 할인율이 50%를 웃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도 공동구매 열풍이 분다. 8월 5일 현재 인스타그램에 ‘공구’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256만개에 달하는 게시물이 검색된다. ‘공구마켓’은 54만개, ‘공구진행’도 12만개나 나온다.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수십만 폴로어를 확보한 인플루언서들이 본인을 폴로잉하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선별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식이다. 판매 업체가 유명 인플루언서에게 먼저 중간 판매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약 2만7000명 폴로어를 확보, 인스타그램 공동구매로 월 1000만원 이상 수입을 번다는 박지영 씨(가명)는 “수년 넘게 소통해왔던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다 보니 일반 커머스보다 구매 전환이 높다. 한 번 공구를 진행할 때마다 1000명씩은 구입에 참여하는 것 같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할인율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많은 온라인 쇼핑 채널에서 판매 중인 상품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나 앱도 인기를 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할인 이벤트 이른바 ‘핫딜’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쿠차’, 최저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핑스캐너’ ‘에누리닷컴’ 등이 유명하다.

▶직접 키워 먹는 ‘홈파밍’

▷파, 상추, 깻잎, 청양고추 등

농산물을 사 먹는 것이 아니라 ‘키워 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홈파밍’족이다.

홈파밍족은 집 안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작은 텃밭을 일궈놓고 농작물을 직접 키워먹는 이들을 일컫는다. 파, 상추, 깻잎, 청양고추 등을 많이 키운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홈파밍 특별전’을 열 정도로 홈파밍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화분이나 배양토, 비료, 씨앗, 모종삽 등 홈파밍에 필요한 용품을 모아 판매하는 이벤트다.

농촌진흥청은 홈파밍 트렌드에 맞춰 각종 채소류 재배 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대파를 키워 먹는 ‘파테크’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대파 뿌리 부분 10㎝가량을 20㎝ 이상 깊이의 화분에 심으면 된다. 약 열흘이면 대파를 수확할 수 있다. 물이 잘 빠지도록 화분에 자갈을 깔고 원예용 상토로 살짝 덮어주면 끝이다. 화분은 햇볕이 좋은 창 쪽에 두고 겉흙이 하얗게 마를 때 한 번씩 물을 주면 된다. 대파가 자라나면 흰 줄기 부분은 남기고 초록색 잎 부분만 잘라 먹는다.

아예 ‘홈파밍 키트’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이소에서는 바질·방울토마토·적상추·청상추 씨앗과 직사각 화분을 더해 3000원에 판다. 오이, 토마토, 적겨자 등 씨앗 종류도 다양하다.

전북 완주에서는 ‘완주 로컬푸드 미니팜’이라는 홈파밍 구독 서비스를 지자체 최초로 선보였다. 샐러드 채소, 딸기 등 완주군 농가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화분 형태로 가정에 배송해주고 일주일 정도 키운 후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한 키트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1호 (2021.08.11~2021.08.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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