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령 "'임성한의 신데렐라'도 감사한데, 시청률까지 좋으니 로또"[인터뷰S]

정유진 기자 2021. 8. 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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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령. 제공ㅣ이가령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배우 이가령은 '결혼작사 이혼작곡2'의 가장 큰 수확이자 발굴이다. 2013년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긴 무명 생활을 보내야 했던 이가령은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만나, 드디어 배우로 빛을 보게 됐다.

8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에서 부혜령 역할을 맡은 이가령은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결혼작사 이혼작곡2'(극본 피비 임성한, 연출 유정준 이승훈, 이하 '결사곡2')은 어느 날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친 30대, 40대, 50대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9회부터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마지막 회는 시청률 16.6%(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 TV조선 드라마 최고 히트작이 됐다.

이가령은 "정말 영광이다. 작품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시청률까지 잘 나오니 로또 맞은 것 같다. 코로나라 밖에 나가질 않고 주변 간 왕래가 없어, 인기를 바로 실감하지는 못했다. 다만 온라인 반응이 뜨겁더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시즌1 이후 시즌2 촬영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었다고 토로했다.

"시즌1 촬영할 때는 방송이 나오기 전이라, 그냥 앞만 보고 열심히만 했다. 그런데 나중에 시즌1 방송을 보는데 아쉬운 점도 많고 부끄럽기도 하더라. 그래서 시즌2 들어갔을 때 더 부담이 컸다. '시즌1보다 더 못했으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 많았다."

'결사곡2' 속 세 커플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남편의 불륜이 발각돼 힘든 시간을 겪게 된다. 이가령이 맡은 역할 부혜령도 남편 판사현(성훈)의 불륜을 알고 이혼을 결심한다. 무엇보다 부혜령은 시즌1에서 판사현의 불륜을 알고 분노했지만, 다시 판사현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임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시즌2에서도 판사현과 시부모의 마음이 불륜녀 송원(이민영)에게 기울자, 결국 위자료로 고급 빌라를 요구하며 이혼을 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혜령의 자궁이 기형이라 애를 갖기 힘들고, 병원을 다녀도 임신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가령은 시즌1과 비교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맡은 역할 부혜령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다고. 시즌1에서는 부혜령이 미움을 샀지만, 시즌2에서는 부혜령이 안타깝다는 이야기가 많아진 것이다. 그러면서 부혜령에게 남다른 애정을 표현, 자신과 부혜령이 닮은 점을 짚었다.

"시즌1에서 부혜령이 미움을 사지 않았느냐. 그래서 더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작가님이 시즌1부터 쌓아놓은 서사를 시즌2에서 차근차근 풀기 시작하셨다. 내용도 재밌고, 주변 선배들과 제작진을 보면서 안심이 되더라. 시즌2에서는 혜령이가 짠하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뭔가 제 편이 생긴 느낌이라 든든하고 좋았다. 대본을 차근차근 받아서 중반 지나 그런 설정이 있는지 알았다. 지금까지 혜령은 아팠던 상처 같은 것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대본을 보자마자 짠하더라. 한편으로는 혜령이가 강한 것만 보여줘 아쉽기도 했는데, 이런 신이 있어서 시청자들의 미움을 덜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혜령 캐릭터만 봤을 때, 되게 세고 자기밖에 모른다. 그런데 부혜령은 표현이 거친 거지 내면이 차갑거나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만 거칠 뿐이다. 부혜령은 한국에 가족도 없고 외로울 것이다. 그래서 더 자신이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엄마 속상할까 봐 이야기도 잘 안 하고, 라디오에서 선배들에게도 안 들키려고 혼자 울고 그런다. 마음이 여린 친구다. 저도 아프고 힘든 것은 잘 티 내지 않는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그런 감정에 대해 드러내지 않는다. 누구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이 부혜령과 비슷한 것 같다."

▲ 이가령. 제공ㅣ이가령

인터뷰 당시는 드라마 종영 전으로, 이가령은 엔딩에 대한 이야기는 말을 아꼈다. 그는 "엔딩을 보면 그 뒤가 분명 궁금해지실 것 같다. 저희 또한 궁금하다"며 종영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내일도 촬영가고 싶은 느낌이다. 끝나서 좋다는 것보다는 많이 심심하다. 시국이 괜찮으면 좋았을 텐데, 인사를 제대로 못 하고 헤어진 것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는 '결사곡'을 자신을 배우로 소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긴 무명생활 끝에 주연으로 발탁되기도 했고, 자신을 알아봐 준 임성한 작가가 다시 한번 기회를 준 작품이기 때문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가령은 과거 임성한 작가의 추천으로 드라마 '압구정백야' 주연으로 기회를 얻었다가 아쉽게 불발된 바 있다. 임성한 작가는 당시 오디션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가령을 눈여겨봤고, 이번 작품에 발탁했다. 이가령이 '압구정백야'로부터 8년이 흐른 이후에야 '임성한의 신데렐라'가 된 셈이다. 그는 임성한 작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배우라는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작가님이 저를 선택해주셨다는 것에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 작가님이 지금까지 선택한 배우들은 모두 잘되셨다. 작가님의 선택에 스크래치를 내기 싫었다.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 작가님의 선구안이 맞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무명 생활에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작가님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제가 잘 해내서 작가님이 맞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작가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그간 임성한의 그녀들이 연기를 모두 잘하셨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저는 아직 너무 멀었다. 그런데 '임성한의 신데렐라'로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부끄럽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덩달아 유정준, 이승훈 감독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이가령은 "두 감독님께서 제가 처음이라 어리바리할 때가 많았는데 하나하나 잡아주시고 가르쳐주셨다. 덕분에 배우고 성장했다. 감독님들과 다른 배우 선배님들도 저를 많이 기다려주셨다. 그 신이 잘 나올 때까지 도와주시고 기다려주신 거다"고 했다.

"예전에는 정말 배우 이가령이라고 말하는 게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것을 할 수 있게, 한 단계 나아가서 좋다. '결사곡' 때문에 이제 저를 '배우 이가령이다'라고 소개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은 그것조차 쉽지 않았는데, '결사곡'은 이 일을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됐다. 저에겐 정말 남다른 정도가 아니다."

▲ 이가령. 제공ㅣ이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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