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과실로 인한 소비자 피해 막는다"

양정숙 의원 청약철회법 발의

양정숙 의원. 의원실 제공

게임사의 과실로 인해 이용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청약을 철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이 추진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소비자가 게임물의 이용을 위해 구매한 아이템을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이용하지 못할 경우,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전자상거래에서 사업자가 소비자의 피해 예방에 노력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1월 A사는 아이템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나 소비자의 반발로 인해 업데이트 이전으로 돌리는 '롤백'을 추진하고 이용약관에 따라 소비자에게 일정 수준의 재화를 제공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약관이 불공정하고 소비자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한 보상기준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규탄하는 시위까지 진행했었다.

현행법에서는 재화·용역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 내용이 잘못 이행된 경우에 소비자가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롤백의 경우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요건이 아닌 특수한 상황이라 소비자는 게임사 측의 갑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게임 콘텐츠 분쟁 접수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총 7281건의 게임 콘텐츠 분쟁이 접수됐다. 이는 매월 평균 1213건이 발생한 셈이다.

유형별 접수현황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동안 △사용자의 이용제한이 25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결제취소·해지·해제 1246건 △콘텐츠·서비스 하자 1196건 △미성년자 결제 958건 △기술적 보호조치 미비 594건 △약관 운영정책 325건 △아이템·캐쉬의 거래·이용피해 279건 △부당한 요금 청구 89건 △정보제공 요청 7건 순으로 집계됐다.

상위 10개 기업 접수현황은 △애플 1909건 △블리자드 1249건 △크래프톤 808건 △구글 631건 △카카오게임즈 136건 △넥슨 363건 △데브시스터즈 238건 △클로버 게임즈 153건 △라이엇 123건 △엔씨소프트 105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애플사는 전체 26%를 차지했다.

상위 게임 10개의 접수현황을 살펴보면 △오버워치 1180건 △배틀그라운드 985건 △쿠키런 464건 △메이플스토리 248건 △로드 오브 히어로즈 170건 △그랑사가 110건 △바람의 나라 91건 △발로란트 89건 △브롤스타즈 89건 △카트라이더 러쉬 76건 순이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가장 많았고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러쉬 등 상위 게임 10개 중 3개나 차지했다.

문제는 분쟁에 따른 조정회의를 거쳤지만 합의가 된 분쟁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접수된 분쟁 가운데 25%가량을 차지하는 '콘텐츠·서비스 하자'와 '기술적 보호조치 미비'는 게임사의 과실로 일어난 분쟁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게임사가 책임을 지고 민원을 해소해야 하나 소비자의 의견은 무시한 채 분쟁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 의원은 "게임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는 산업 성장세와 다르게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며 "게임사가 본인 과실로 인해 업데이트 이전으로 돌리는 롤백을 추진했다면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보상을 제공해야 했으나 오히려 게임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갑질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사는 롤백을 비롯해 '콘텐츠·서비스하자', '기술적 보호조치 미비'와 같은 본인 과실로 일어난 문제에 대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보상할 필요가 있다"며 "게임사 과실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경우 청약철회를 선택할 수 있게 제공하는 등 개정안을 통해 소비자에게 청약철회를 통한 소비권리를 되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