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허준호 "류승완 감독 미쳤다..꿈꾸던 프로덕션 구현"[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허준호가 영화 '모가디슈' 개봉일을 맞이하며 "긴장되지만 기분이 좋다. 이렇게 큰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잘 되길 바란다"며 뿌듯한 소감을 전했다.
'모가디슈'는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에서 생존을 위한 필사의 사투를 펼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91년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 당시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베테랑',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이 주연을 맡았다. 허준호는 이번 작품에서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 림용수 역을 맡았다.
허준호는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개봉 당일인 28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출연을 열정했다. 류승완 감독이 '지금 대본 고치는 중이다. 이런 내용이다'라며 말해줬는데, 들으면서 '우와 이거 되게 재밌겠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본을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 때 저에게 말하던 류감독의 눈빛은 믿음이 갔다. '좀 더 있다가 결정해야지' 싶었지만 이상하게 굉장히 믿음이 갔다. 너무 빨리 결정했다고 소속사에 혼나기도 했다"고 웃음 지었다.
강직하면서도 일행들의 생존을 위해 결단력있게 움직이는 림용수 대사를 연기한 허준호는 캐릭터 몰입을 위해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려 노력헀다. 그는 "주변 상황보다는 이 모든 사람들이 살아나갈 수 있게끔 끌어주는 리더 역할이 보였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리더십이 없는데, 그걸 하기 위해 현장에서도 빠져있었다. 그리고 환자 역할이었기에 매일이 고통이었다. '아프면서도 저 사람들을 구해야하는 이 인물은 무엇일까'라고 접근하려 했다. 네 명의 아이들과도 일부러 더 친하게 지내고 시간을 보냈다. 진짜 아이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시간 외적으로 더 도움을 받고 싶었다. 함께 출연했던 북한 대사관 쪽 출연자들과도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첫 장면에서 한국 쪽의 한신성(김윤석) 대사 일행이 '이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 싶게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커보여야 했고, 무게감 있게 표현하려고 생각했다"며 "북한 말투는 북한에서 오신 분이 직접 녹음을 해서 들려주시고 맞춰서 연습했다. 제일 중요한 건 대사가 관객에게 전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완전히 북한 발음대로 하기보다는 어미 정도를 바꾸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허준호는 특히 '모가디슈'의 프로덕션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가 경험은 역대 해외 로케이션 촬영지 중 가장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 허준호는 "해외 촬영을 많이 한 편인데, 혼자 셀카를 잘 안 찍는다. 이번엔 세트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렇게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현장을 만나지 못했었다. 준비가 이렇게 된 곳도 처음이었다. 모든 프로덕션이 내가 못하면 미안할 정도로 준비되어 있었다. 엄청나고 꿈구던 프로덕션이었다. 꿈이 이뤄지는 거 같아서 4개월 동안 그냥 즐겼다"고 회상했다.
이어 "예전엔 해외 촬영 허가를 못 받아서 제작자가 경찰에 잡혀가기도 했다. 스태프가 많이 못 가서 제가 직접 카메라와 조명을 들고 다녔던 기억도 난다. 이제는 봉준호, 박찬욱 감독님의 좋은 작품도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외촬영의 프로덕션이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것에서 앞으로 더 멋진 세계가 펼쳐질 거 같아 기대된다. 이런 현장을 처음 만났다. 칭찬이 아니라 이게 정상인데, 이걸 우리가 칭찬하는 시대가 됐다. 경이롭다는 표현까지 쓸 수 있을 거 같다. 너무 발전해서 기분이 좋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준호는 류승완 감독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류승완 감독은 속된 말로 미쳤다. 좋은 의미의 '미쳤다'이다. 한국인들이 외국 사람들이 보면 그렇게 신체적으로 큰 민족은 아니지 않나. 그렇지만 작은 거인이었다. 너무 멋있어 보였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더불어 허준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낀 소감으로 "우리 배우들이 잘한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저는 아이들이 총을 들고 서 있는 그 모습이 자꾸 먹먹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 세상을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촬영하는 걸 지켜보면 간접적인 공포까지도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안 만들어야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안 넘겨줘야지 하는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다"고 생생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끝으로 그는 "계속 저를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앞으로 더 강한 악역도 있고, 더 순한 옆집 아저씨도 있다. 도전의 기회가 생기는 거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모가디슈'는 28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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