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경기, 사람 잡는 도쿄 폭염 "죽으면 책임질거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7.29 17: 16

도쿄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대낮에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기 시간을 늦추는 쪽으로 대책을 세웠다. 
테니스 세계 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지난 28일 남자 단식 3회전 경기에서 심판에게 경기 중지를 요청했다. 그는 "이대로면 쓰러진다. 경기는 끝날지 몰라도 죽을 수 있다. 죽으면 책임질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앞서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도 지난 24일 "지금까지 경험한 가장 혹독한 더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경기 시간을 저녁으로 늦출 것을 요구했다. 

[사진] 파울라 바도사 2021.07.28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에 습도까지 높아 선수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대낮의 테니스 코트는 무려 50도까지 온도가 치솟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8일 오전 11시 시작된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파울라 바도사(스페인)가 열사병을 호소하며 기권하기도 했다. 살인적인 더위에 몸을 가누지 못한 바도사는 휠체어에 몸을 싣고 코트를 떠났다. 
결국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9일부터 오후 3시로 경기 시작 시간을 변경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항간에선 조직위원회가 거액의 중계권료를 받아 미국에서 시청하기 좋은 오전 11시 황금 시간대에 맞춰 무리하게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다닐 메드베데프 2021.07.28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테니스뿐만 아니라 다른 야외 스포츠도 더위와의 싸움이 계속 되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대회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해 협력하겠다"며 에어컨을 추가 설치하고, 경기 시간을 변경하는 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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