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여왕' 거미도 웹툰을 노래하다

이복진 2021. 7. 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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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부는 웹툰 OST 바람
'낮에 뜨는 달' 테마곡
'지금 말해볼게요' 불러
그룹 노을 이두나의 '시계추'
기리보이 '스터디그룹' 합류
찾아들어야 하는 불편함에도
각종 음원차트서 사랑받아
거미
요즘 가수들이 잇달아 웹툰 주제가나 수록곡 등 OST(Original Sound Track· 오리지널 사운드트랙)를 내놓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OST를 가수들이 부르는 것은 기존에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웹툰에서는 가수뿐만 아니라 전문 성우 등이 OST를 거의 부르지 않았다. 웹툰 OST라는 것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에서는 등장 인물 대사가 있어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청각을 사용하고, 이에 제작진이 분위기나 감정 등을 고조시키기 위해 노래나 음악을 드라마 등에 삽입했다. 웹툰은 글과 그림으로만 구성돼 시각만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OST와 같은 청각적 결과물이 필요 없었다. 그러던 웹툰계는 수년 전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효과음을 넣는 시도를 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수들과 협업해 웹툰 주인공을 위한 노래를 발표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 ‘호텔 델루나’, ‘구르미 그린 달빛’, ‘낭만닥터 김사부 2’, ‘더 킹 - 영원의 군주’,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등 다수의 드라마 OST를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아 ‘OST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거미도 이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20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지금 말해볼게요’를 발표했다. ‘지금 말해볼게요’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헤윰 작가의 인기 시대극 웹툰 ‘낮에 뜨는 달’의 OST다. ‘낮에 뜨는 달’ 속 여자 주인공 ‘한리타’가 남자 주인공 ‘도하’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용기 내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마음을 거미 특유의 아련한 목소리로 표현했다.
네이버 웹툰 OST ‘시계추’를 부른 그룹 노을.
지난 8일에는 보컬그룹 ‘노을’이 네이버웹툰 ‘이두나’의 OST ‘시계추’를 선보였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인 남자 주인공 ‘원준’과 은퇴한 아이돌인 여자 주인공 ‘두나’의 만남을 그린 로맨스 코미디 웹툰이다. ‘시계추’는 ‘원준’과 ‘두나’ 사이에 오고 가는 애매한 감정 속에서 더는 나아가지 않는 관계를 멈춰버린 시계추에 비유한 노래다.
기리보이(왼쪽부터), 김승민
지난달 4일에는 래퍼 기리보이가 최엘비와 함께 ‘다이 다이(DIE DIE)’를 발표했다. 네이버웹툰 ‘스터디그룹’의 첫 OST이자 웹툰 속 주인공 ‘윤가민’의 테마곡으로, 평범한 학생인 윤가민이 일진들에게 죽을 힘을 다해 맞서는 모습을 가사로 표현했다. 지난 10일에는 래퍼 김승민과 스키니 브라운이 ‘스터디그룹’의 두 번째 OST ‘이 노래가’를 공개했다.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힙합곡으로 웹툰을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스터디그룹’은 와이랩의 청춘 학원물 세계관인 ‘블루스트링’ 라인업 작품으로, 공부와는 거리가 먼 최악의 깡패소굴 유성공고의 교내 유일 스터디그룹과 친구, 가족을 지키기 위한 주인공 ‘윤가민’의 피 튀기는 생존기를 그렸다.

드라마 OST는 해당 드라마의 등장 인물 간 감정이나 이야기 전개에 몰입감을 주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된다. 그 결과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OST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반면 웹툰 OST는 웹툰을 볼 때 직접 활용되는 경우가 적다. 음원 사이트 등에서 별도로 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웹툰 OST의 음원 성적이 잘 나오고 있다. 예컨대 멜론 주간 차트(7월 12∼18일 자)에서 네이버웹툰 ‘바른연애 길잡이’의 OST이자 양요섭과 정은지가 부른 ‘러브 데이(LOVE DAY) (2021)’가 34위를 기록 중이다. 다음웹툰 ‘취향저격 그녀’의 OST이자 산들이 부른 ‘취기를 빌려’도 43위로 순항 중이다.

네이버웹툰 ‘바른연애 길잡이’, ‘스터디그룹’, ‘한림체육관’, 다음웹툰 ‘취향저격 그녀’, ‘바니와 오빠들’ 등의 OST를 발표한 툰 스튜디오 측은 “웹툰 OST는 드라마와는 다르게 장기간 쌓여 온 웹툰 코어 팬들이 작품 속 내용과 매칭해 들을 수 있는 노래”라며 “웹툰 OST로 팬들은 다시 한 번 작품을 상기하고, 웹툰 OST는 코어 팬들의 힘을 받아 좋은 성적을 내는 상호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툰 제작사 와이랩 관계자도 “웹툰 OST는 실제 웹툰 회차에 실리기도 하고, 음원이 들어간 웹툰 무비 형태로 제작돼 유튜브나 SNS에 공개된다”며 “가수들과 협업 소식에 놀라는 독자들도 있고 웹툰과 노래를 함께 좋아해줘 시너지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웹툰 코어 팬들이 다수 있는 기존 작품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신작도 포함해 웹툰 OST 제작을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OST 열풍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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