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만명 확진에 자가격리자 급증… 영국 ‘가을 재봉쇄’ 우려

입력:2021-07-18 11:53
수정:2021-07-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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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시민들이 14일(현지시간) 출근 시간 워털루 지하철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잉글랜드 지역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거리두기 등 모든 코로나19 규제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다. AP연합뉴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영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만명 넘게 나오고 있다. 보건장관이 확진되는가 하면 확진자와의 밀접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사람까지 급증세다. 대중교통 운행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는 일도 벌어졌다.

영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의 방역규제를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가을에 ‘재봉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일(현지시간) 5만467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이후 최대치다.


BBC 등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신속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PCR검사를 거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자비드 장관은 트위터에 “다행히 백신을 2회 맞았고 증상은 가볍다. 아직 백신을 안 맞았다면 꼭 맞도록 하라”고 썼다. 자비드 장관은 가족과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확진자뿐 아니라 밀접접촉에 따른 자가격리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앱으로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인원이 많아지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날 런던 지하철 일부 노선 등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생겼다. 생산공장 운영 부분 중단, 식품 유통망 마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은 예고한 대로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으로 감염과 입원, 사망 사이에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가을 재봉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된다. 영국 하원 보건·사회복지위원회 제러미 헌트 위원장은 17일 BBC 라디오에 출연해 “9월 학교 개학 후에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 방역 규제를 다시 도입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3주마다 배가 되고 있고,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상당히 무서운 숫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영국의 규제 해제가 백신을 무력화하는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일종의 집단면역 전략으로 보이는 이번 결정이 부도덕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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