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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주52시간 근무‧최저임금’ 삼중고에 늘어나는 무인점포


입력 2021.07.16 07:17 수정 2021.07.15 15:1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내년 최저임금 9160원…유통·외식업계 무인화 서둘러

코로나19로 가속화…“인력 빠르게 대체”

GS25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인편의점 이미지ⓒGS리테일 GS25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인편의점 이미지ⓒGS리테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이 다시금 인상되면서 무인편의점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주52시간 근무제까지 이른바 ‘3중고’에 시달리면서 자구책 마련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을 중심으로 무인점포 바람이 불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전국 점포 5만개 중 약 1000개 점포가 무인점포다. 6월 말 기준 하이브리드 점포를 포함해 CU 280개, GS25 430개, 세븐일레븐 130개, 이마트24 150개다.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어난 이유는 기술 진화에 따른 배경이 크다.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 도입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 디지털 정보에 익숙한 2030세대의 등장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매년 커지는 인건비 부담이 무인화 바람을 부추겼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로 인해 껑충 뛰었다.


2014년 521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으로 7000원대를 넘었고, 내년에는 916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편의점 CU가 강원도 고성의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주류 자판기를 한 손님이 이용하고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가 강원도 고성의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주류 자판기를 한 손님이 이용하고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업계의 무인 편의점 도입은 가맹점의 운영력 제고에 주안점이 있다. 대부분 1인체계로 움직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인력 손실없이 점주의 수고를 덜까” 하는 데서 출발했다. 혼자 감당해야 할 편의점 업무가 점차 방대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최근 편의점이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업무는 더욱 늘었다. 발주, 진열, 계산과 같은 기본 영역뿐 아니라 치킨 튀기기, 세탁물 접수 등 아르바이트 1명당 처리해야 할 일이 갈수록 늘어나게 됐다. 일부 누리꾼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극한 알바’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란 편의점 업태를 유지하기 위해 무인화 점포가 대거 늘고 있다. 가맹점 중에서는 야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정상 운영이 어렵거나, 심야 매출이 높지 않아 인력을 두는 게 손해인 점포가 많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동시에 24시간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점포’의 인기 역시 높아지고 있다. 주간에만 직원이 상주하고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를 말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무인편의점 80% 이상이 가맹점에 속한다.


서울 시내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고객이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고 있다.ⓒ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고객이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고 있다.ⓒ뉴시스

이밖에 최근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 880개에 불과했는데 최근 4000개까지 늘었다. 냉동 제품이라 재고 관리가 쉽다는 장점 때문에 무인화가 빨리 이뤄졌다.


여기에 업태를 가리지 않고, 무인자판기 도입 역시 가속화 되고 있다. 일례로 성인 인증 때문에 무인 점포에서도 팔기 어려웠던 주류의 무인 판매도 최근 시작됐다.


편의점 CU는 지난 1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를 강원도 고성의 한 리조트에 들여놨다.


식품·외식업계에서도 다양한 무인화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비대면 주문 방식인 키오크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또 최근엔 구내 식당에 무인 자판기를 들이는가 하면, 로봇을 활용해 음식 서빙을 하고, 무인 계산기 등도 빠르게 늘려 나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의 본질은, 인건비 축소보다는 노동의 질 향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근무자의 업무 60% 이상이 카운터에서 이뤄지는데 인건비 문제로 직원을 더 채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신 60%에 해당하는 편중된 업무를 일부 자동화하고 부담을 덜기 위해 무인점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무인화 시스템을 곧 ‘정보 소외’와 연결지어 얘기하곤 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진화에 따른 필연적 요소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며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인력을 대체할 기술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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