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교육당국이 전국 초·중·고등학교 모든 교실에 초고속 무선 인터넷망 설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설치가 완료된 교실의 경우 시·도교육청 단위로 똑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안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교실 무선 인터넷망 구축을 새로 완료한 학교의 경우 학교나 교실별로 비밀번호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시·도교육청 단위로 하나의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선 인터넷 공유기별로 비밀번호를 따로 설정하지 않는 경우 해킹 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도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이같은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학교별 교실 무선 인터넷망 설치 이후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가 진행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일괄 적용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무선 인터넷망 설치를 끝낸 학교를 대상으로 시·도교육청별로 시범 운영이 진행되고 있다"며 "교육청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학교 교실 무선 인터넷망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일일이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도 원하는 경우 교실별로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다"며 "시범 운영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할 때는 학교나 교실별로 별도 비밀번호를 설정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8일 '학교 무선망 구축 현황'을 공개하고 지난 6월말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교 31만개 교실에 기가급 무선 인터넷망 설치가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교실 대비 79%에 해당하는 수치다.
오는 2학기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전체 38만7000개 교실에 무선 인터넷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당시 NIA와 시·도교육청이 협력하는 '학교 무선인프라 통합관리센터'를 운영해 학교 무선 인터넷망의 원활한 사용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센터는 전국 학교의 무선 인터넷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장애에 대응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이라고 해도 교실이나 학교별로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하지 않는 것은 보안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비밀번호가 모두 동일하게 설정된 부분은 외부 침투 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비밀번호 변경 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당국의 안내와 학교별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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