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쉬는날 택한 김태현.."동생 살해후 멈출수없었다"

권남영 2021. 6. 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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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25)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가족을 살해한 것은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피해자 중 동생을 먼저 살해한 뒤에는) 이제 벗어날 수 없고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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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 뉴시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25)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김씨가 범행 동기와 당시 상황 등을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장소를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딱히 다른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피해자가 늦은 시간에 퇴근하기 때문에 그 전에 집에 들어가 범행을 준비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라며 “그때는 그 정도로 배신감과 상처가 컸으며, 시간이 갈수록 응어리가 지고 화가 커져 범행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특히 피해자 중 큰딸이 출근하지 않는 날을 미리 파악해 범행 날짜를 골랐다고 대답했다. 그는 큰딸이 범행 당일인 3월 23일 이후 24일과 25일 이틀간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김씨는 또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돈 주고 사는 것은 꺼림칙해 훔쳤다”고 말했다. 이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경동맥’ 등 급소를 검색한 사실도 인정했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 뉴시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가족을 살해한 것은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피해자 중 동생을 먼저 살해한 뒤에는) 이제 벗어날 수 없고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일 김씨는 피해자 중 큰딸을 살해하기 전 잠시 대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친과 동생을 살해한 뒤 집에 머물던 김씨는 퇴근한 뒤 귀가한 큰딸을 마주하자 다른 곳에 신고하거나 전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칼을 든 채 휴대전화를 가장 먼저 빼앗았다. 이후 큰딸이 칼을 내려달라고 설득한 뒤 칼을 빼앗았지만, 서로 실랑이하다 결국 김씨가 흉기를 다시 빼앗아 피해자에게 휘둘렀다.

김씨는 피해자들의 주거지에서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숨질 만큼의 자해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이 왼팔에 자해한 흔적을 담담하게 재판관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김태현에 대한 통합심리분석 결과도 언급했다. 김태현은 거절에 대한 취약성, 편집증 등이 주된 심리 특성으로 나타났다. 강한 통제감, 보복심리, 불안정한 대인관계, 극단적인 성격, 반사회적 성향도 확인됐다.

검찰은 피해자 유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는 한편 김태현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7월 19일에 열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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