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연속 상승 코스피, 조정은 올까

이민우 2021. 6. 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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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장' 9개월 연속 상승 기대감↑
환율↑·금리↓ 속에서도 증시는 상승
수출 호조 등 선반영..'깜짝 실적' 없으면 3Q 하락 가능성도
코스피가 사상 처음 3,300선을 돌파해 3,302.84에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활짝 웃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번달까지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장 연속 상승 기록(월별)과 동률을 이뤘다.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지만 3분기에는 높아진 기술적 부담을 해소해가는 과정이 필요해 상승 강도가 약하거나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상 최장 연속 상승 노리는 코스피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했던 역대 최장 기록과 동률이다. 다음달에도 상승할 경우 코스피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초로 9개월 연속 상승랠리가 이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단기적으로 조정의 명분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당시에도 이전 최장 기록인 6개월을 넘어 두 달 동안 더 상승했지만 이때의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7개월째는 1.9%, 8개월째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때문에 다음달 추가상승하더라도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역시 증시가 새로운 길을 걷는 만큼 불확실성은 높다. 지난해 3월 급락 이후 코스피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높았던 지난해 10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에 상승했다. 최근 15개월 중 14개월 동안 상승장이 펼쳐진 것이다. 1980년 이후 15개월 중 최대 상승 개월 수는 12개월이었지만 이를 경신한 것이다.

환율·증시 상승, 금리는 하락…이색적인 6월 증시

통상 증시는 환율이 하락할 때, 금리가 상승할 때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월간 기준 증시와 환율이 반대로 갈 확률은 대략 70%였다. 증시가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은 55%가량이었다. 특히 환율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가 많았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원·달러 환율은 2.06% 올랐다. 2000년 이후 이렇게 원·달러 환율이 2%이상 상승한 달은 코스피가 평균 -2.1%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1~3% 올랐을 땐 코스피는 -1.9% 내렸다. 하지만 이달 코스피는 이미 3.09% 올랐다.

이번처럼 환율 상승, 금리 하락 속에서도 증시가 상승한 경우는 드물었다. 월별 기준 2001년 이후 246개월 간 19번(7.7%)에 불과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금리 하락시에는 보통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시기로 볼 수 있는데 이와중에 증시가 상승한 것은 그만큼 증시 환경이 좋거나 비이성적으로 혹은 감성적인 과열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자로 해석된다면 증시는 추가 상승할 것이고 후자로 해석된다면 증시는 부담을 느낄 시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9번의 사례중 증시가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고 금리가 하락하면 향후 1개월 증시는 평균적으로 추가 상승했지만 3개월 평균 등락률은 오히려 내렸다. 즉 금융시장에서 어떤 변동성 확대 요인, 위험자산 선호도 약화 등의 조짐이 나타났다는 것으로 볼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변 연구원은 "경험적 수치로 보면 7월의 증시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3분기 증시 상승 강도는 약하거나 하락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 등 실적 부담도…깜짝 실적 없으면 실망할수도

실적 측면의 부담도 있다. 1분기 '깜짝 실적'을 반영하면서 코스피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1.6배로 연초 대비 낮아졌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면 증시의 가치평가 부담이 낮아질 수 있지만 실적이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이거나 그 이하라면 증시 고평가로 판단이 기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수출 호조세가 코스피에 선반영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12개월 월평균 수출 대비 코스피는 현재 6.9배 수준으로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하락 전환 조짐을 보이려 하고 있다. 추가 수출 호조에 따라 코스피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나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수준으로 급등하지 않는다면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되거나 단기 정점 신호로 인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결국 3분기는 높아진 기술적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가을철 유행 여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불확실성, 기저효과 둔화 등을 소화해 가야 하는 만큼 3분기에는 기대치를 낮추고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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