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제한' 조우진, 언제나 목마르다 [인터뷰]

최혜진 기자 2021. 6. 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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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고된 무명 시절을 견딘 배우 조우진이 기적을 빚어냈다. 단독 주연까지 꿰찬 조우진이지만 그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기적 같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조우진이다.

조우진은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했다. 이후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던 그는 2015년 영화 '내부자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런 조우진이 데뷔 22년 만에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제작 TPSCOMPANY)에서 첫 단독 주연으로서의 첫걸음을 뗐다.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 추격 스릴러다.

그가 첫 주연작으로 '발신제한'을 택한 이유는 바로 속도감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들어가는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그는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시나리오였다. 차와 시나리오가 함께 달리고, 보는 사람과 읽는 사람도 함께 달리는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조우진 / 사진=CJ ENM 제공


조우진 역시 '발신제한'을 이끌어가는 주역이었다. 그러나 데뷔 후 첫 단독 주연인 만큼 부담감도 컸다. 긴장감, 공포감으로 휩싸인 그는 불면,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조우진은 "촬영장에서도 내 정신이 맞는 건지도 모를 정도였다"며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털썩 주저앉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갈피를 잡지 못해 난관에도 여러 번 부딪혀야 했다. 그는 "이러다 정신병 드는 건 아닌 건가 싶기도 했다. 매일도 아니고 매 테이크마다 어떻게 해야 되나 하는 질문들을 달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난관은 그의 노력과 연구로 이겨냈다.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 촬영 감독님이 원하는 찰나의 연기를 찾기 위해 연구했다"고 말한 그는 "모든 부분에서 누가 되지 말자, 화끈하게 임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분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를 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고 관객들도 설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우진의 고민 끝에 '열연'이란 결과물이 탄생했다. 특히 조우진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다량의 대사들을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해 호평을 모았다. 조우진은 이에 대해 "다른 작품들보다 더 많이 대본 리딩을 하고 연습을 했다. 상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놔야 장면마다 담겨져 있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우 한 명마다 만나 호흡을 맞춰봤다. 그런 부분들을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여갔다"고 밝혔다.

화려한 액션에도 그의 노력의 흔적이 담겼다. 그는 "지금까지 해 본 연기 중에 가장 어려웠다. 특히 사고 위험 때문에 사고가 나는 꿈을 참 많이 꿨다. 도로에서 차량 통제를 하지만 통제를 뚫고 나오는 확률도 적지 않았다"며 "그래도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고 스스로를 밀어붙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조우진 / 사진=CJ ENM 제공


조우진은 '발신제한'을 함께 만들어간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저만 힘들고 견딘 게 아니다. 감독과 스태프들도 견디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혼자만의 부담감, 긴장감이 아니니 다 같이 이겨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조연을 거쳐 조연으로 거듭난 조우진이지만 그는 언제나 목이 마르다. 조우진 "제 연기에는 만족감이 없다. '발신제한'을 보면서 앞으로 견뎌야 할 것, 개선해야 할 것, 고민해야 할 것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기에 그에겐 이 모든 상황이 '기적'과도 같다. 그는 "개봉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티저가 공개됐을 땐 소리 없이 울기도 했다. 또 지금부터 정말 기적이 일어나는구나 싶어서 팬카페에도 '기적'이라는 글을 남겼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호평에도 아직 어리둥절하다. 그는 "호평에 대해 감사하고 감개무량하다"며 "솔직히 말씀을 드리자면 지금보다 더 한 반응이 온다면 도망가고 싶을 것 같다. 그렇지만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우진은 인터뷰 내내 자신에게 '기적'이 찾아왔다며 얼떨떨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적'은 조우진이 오랜 시간 빚어온 결과물이다. 꾸준함의 가치를 보여준 조우진, 그가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보여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우진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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