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감독 "김강민이 '준비돼 있다'고 하더라" [스경X현장]
[스포츠경향]
김원형 SSG 감독이 팀의 최고참 야수 김강민(39)을 등판시켰던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홈 LG전을 앞두고 “올초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야수를 (투수로) 기용하셨는데, 저는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거꾸로 저희 팀을 상대할 때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온다고 해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날 1-13으로 크게 지던 LG전 9회 1사에 투수 하재훈을 내리고 김강민을 올렸다. 김강민은 0.2이닝 1홈런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당초 하재훈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동민이 헤드샷 퇴장을 당해 계획보다 하재훈이 일찍 등판하면서 투수 한 명이 더 필요해졌다.
김 감독은 “강민이에게 (등판하겠냐고) 물어봤더니 ‘하고 싶다, 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불펜에 가서 팔을 풀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팀 사정상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게 다음날 투수를 아끼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제는 날씨도 안 좋고 팀이 크게 지는데 팬들이 안 가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감사했다”며 “이럴 때 이벤트성으로 강민이를 올리면 어떨까, 또 강민이가 투수로 입단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시속 130㎞대 직구로 첫 타자 정주현과 승부하다가 불의의 솔로포를 맞더니 다음 타자 김재성에게 145㎞까지 구속을 올려 삼진을 빼앗았다.
김 감독은 김강민의 구속이 좋았던 것에 대해 “팬 서비스 차원에서 마운드에 올라간 것이지만 홈런을 맞으니까 화가 난 것 같다. 팔이 아플까봐 ‘100%로 던지지 말라’고 당부를 했음에도 홈런 맞고 열받으니까 강하게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는 졌지만 SSG는 김강민의 투구 덕분에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김성현이 ‘정확하게 던질 수 있다’면서 등판 욕심을 내더라. 강민이가 홈런 맞고 볼넷 줄 때마다 성현이가 투수 교체해달라는 사인을 냈다”며 웃었다.
문학|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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