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이혜승의 팜투테이블 레시피

서울문화사 2021. 6.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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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셰프 코리아 4> 에서 TOP5를 차지한 뒤 셰프로서 화려한 경력을 이어갈 줄 알았던 이혜승 셰프는 4년 전 돌연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녀만의 지상낙원에서 건강한 식재료를 손수 길러내고 요리를 하는 삶.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건강하게 기른 작물들로 차린 이혜승 셰프의 팜투테이블.


키워보고 싶던 작물이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작물을 텃밭에서 직접 기르면서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넓히고 있는 이혜승 셰프.


그녀가 만든 허브버터에 화룡점정의 아름다움을 더한 것은 마당 한쪽에서 자라는 한련화다.

고되지만 마음만은 편한 시골 생활 이런 곳에 사람이 살까 싶을 정도로 구불구불한 산길, 철제 대문을 여러 개 지나 몇 분간 올라가서 다다른 곳. 커다란 소 축사와 논을 지나면 음악당과 마당이 나오고, 좀 더 올라가면 소담한 집과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이혜승 셰프가 도심을 뒤로하고 4년째 자연을 벗삼아 진정한 ‘팜투테이블’을 실천하며 사는 이곳은 그녀의 어머니가 수십 년간 손수 가꿔온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4>에서 TOP5를 차지한 그녀가 어머니가 있는 시골집으로 내려갈 당시만 해도, 잠깐의 휴식을 끝내고 그녀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선보이면서 메인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보는 좀 달랐다.

“7년간 제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많이 지쳐 있었어요. 요리가 좋아서, 제가 만든 요리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그 외의 일들로 마음이 많이 무너져 내리더라고요. 마침 운영하던 레스토랑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어 더 이상 그 자리에서 운영할 수 없게 됐고, 당분간 쉬려고 내려온 게 벌써 4년이 지났어요.”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그녀와 어머니의 일이다. 물이 필요하면 직접 호스를 연결해야 하고, 고장 난 곳도 직접 수리해야 한다. 텃밭을 일구는 것도, 정원을 가꾸는 것도 모두 그들의 몫. 매일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시골 생활이지만 마음만은 편하다.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는 시간에 쫓기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부담도 컸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달라요. 일은 많지만 지금 당장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은 없어요. 지치고 힘들면 쉬어가도 되고, 게으름을 피우면서 즐겨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떠밀리듯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정말 좋아요.”

허브버터 “명이나물 외에도 다양한 허브를 사용하면 좋아요. 꿀과 레몬을 넣으면 아이들도 좋아하고요. 무염버터라면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더하세요.”

재료

버터 400g, 명이나물 1줌, 이탈리아 파슬리·한련화·소렐 적당량씩

만들기

1_버터는 실온에서 30분간 둔다.

2_명이나물은 잘게 다진다.

3_부드러워진 버터에 다진 명이나물을 넣고 고루 섞는다.

4_③을 종이 포일에 올리고 김밥처럼 말아서 원통형으로 모양을 잡은 뒤 종이 포일의 양쪽 끝은 사탕처럼 돌돌 만다.

5_④를 냉장고에서 5분간 굳힌 후 종이 포일을 벗기고 겉면을 이탈리아 파슬리와 한련화, 소렐로 장식한다.

대파찜 “물의 양을 적게 잡으면 대파의 식감이 살아나고, 물을 넉넉히 부어 뭉근하게 끓이면 수프처럼 부드러워져요. 안초비가 없으면 간장이나 멸치액젓으로 대체해보세요.”

재료

대파 흰 부분 8대, 올리브유 2큰술, 토마토페이스트 1큰술, 설탕·안초비 1작은술씩, 허브 약간

만들기

1_대파는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씻은 후 통째로 팬에 넣는다.

2_①에 올리브유와 토마토페이스트, 설탕, 안초비, 허브를 넣은 다음 대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3_강불에서 끓이다가 보글보글 끓으면 약불로 줄이고 국물이 소스처럼 졸아들 때까지 끓인다.

진정한 팜투테이블로 만난 요리의 즐거움 요리를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게는 온갖 식재료가 귀하다. “요리할 때는 정작 한 뿌리만 있으면 되는데, 시중에서는 한 묶음씩 판매하니까 남은 식재료를 소진하려고 애쓰게 되죠. 이곳에서는 요리할 때 필요한 만큼만 수확해서 바로 사용하니 식재료를 낭비하는 일이 없어요. 밭에서 갓 따온 신선한 채소니까 맛도 물론 좋고요.” 식재료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는 예쁘게 생긴 것, 벌레 먹지 않은 것을 고르는 데 기준을 뒀다면, 이곳에서는 싱싱하고 맛이 좋으면 생김새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저와 가족이 먹을 작물이니 농약이나 제초제 등을 뿌리지 않고 키워요. 이 때문에 작물의 모양이 제각각이고, 벌레 먹은 것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것이 건강한 먹거리이니 감사히 먹게 되더라고요.” 진정한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을 실천하면서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그녀.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녀 자신이 경험한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저의 테이블이 자연을 만나 더욱 행복하고 건강해졌어요. 그래서 제게는 테이블투팜(Table to Farm)이 더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일지도 모르겠고 먼 곳까지 찾아올지도 장담할 순 없지만, 사람들에게 저만의 ‘테이블투팜’을 소개하고 싶어요. 손님이 직접 밭에서 먹고 싶은 채소를 먹을 만큼만 캐 오면 제가 요리를 해주는 거죠.”

도심에서 하던 레스토랑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고. 그래서 언제 오픈할 것이라는 기약도 없다. 메뉴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제철 재료에 맞게 바꿀 예정.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도, 요리하는 그녀 자신도 행복하고 건강한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

키슈 “버섯이나 시금치, 당근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해도 좋아요. 파이지를 굽는 것이 어렵다면 오븐용 컵에 파이지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만 붓고 구워도 됩니다.”

재료

파이지(밀가루 1¼컵, 버터 ½컵, 얼음물 ¼컵, 소금 약간), 달걀 3개, 생크림 2컵, 다진 베이컨·그뤼에르 1컵씩, 다진 달래·명이나물 1줌씩

만들기

1_파이지 재료를 고루 섞어 반죽해 파이 틀 모양을 만든 뒤 200℃ 오븐에서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15분간 굽는다.

2_달걀은 곱게 푼 뒤 생크림과 고루 섞는다.

3_식힌 파이지 위에 베이컨과 그뤼에르를 깔고 달래와 명이나물을 넣은 뒤 ②를 부어 200℃ 오븐에서 윗면이 동그랗게 부풀어 오를 때까지 30~40분간 굽는다.

이혜승 셰프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산길을 반려견 벨라와 함께 내려오고 있다.

저의 테이블이 자연을 만나 더욱 행복하고 건강해졌어요.

그래서 제게는 테이블투팜(Table to Farm)이 더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일지도 모르겠고 먼 곳까지 찾아올지도 장담할 순 없지만, 사람들에게 저만의 ‘테이블투팜’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혜승 셰프와 어머니의 지상낙원을 정겹게 만드는 풍경들.


그녀와 어머니가 함께 정성을 담아 키워내는 작물들은 그녀의 손길을 거쳐 맛있는 요리가 된다.


그녀와 어머니가 함께 정성을 담아 키워내는 작물들은 그녀의 손길을 거쳐 맛있는 요리가 된다.


코코뱅 “텃밭에서 갓 딴 허브를 넣어 닭의 잡내를 잡았어요. 부드러운 매시트포테이토를 곁들이면 조화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재료

닭 1마리, 레드 와인 1½컵, 허브 약간, 양파·당근 1개씩, 베이컨 5장, 마늘 4쪽, 치킨스톡 1컵, 토마토페이스트 2큰술, 버터·밀가루 1큰술씩

만들기

1_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한 다음 레드 와인과 허브를 넣어 재운다.

2_양파와 당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_달군 냄비에 베이컨을 볶다가 익으면 꺼내놓고 ①의 닭만 건져 넣어 5분간 볶는다.

4_닭을 꺼낸 뒤 그 기름에 양파와 당근, 마늘을 5분간 볶다가 베이컨과 닭을 넣고 ①의 국물과 치킨스톡, 토마토페이스트를 넣는다.

5_④에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넉넉히 붓고 40분간 끓인다.

6_버터와 밀가루를 섞은 뒤 ⑤에 넣어 10분간 졸인다.

기획 : 한정은 기자  |   사진 :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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