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S교회에 갇혔던 제보자들 "어린시절 강제노동→폭력피해"(종합)

박수인 2021. 6. 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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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S교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걸까.

6월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미씽; 사라진 아이들' 편에서는 피해자들의 유년시절을 고된 노동과 폭력, 공포의 기억으로 채워버린 S교회의 실체를 파헤쳤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어린 시절 S교회에 억류됐다는 7명의 제보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어린 시절, 10여 년 간 S교회에 갇혀 강제 노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25살이 된 장건우(가명) 씨는 "7살쯤 그 교회에 있었다. 성경에 사무엘이라는 인물이 있다. 나를 사무엘처럼 키운다고 하면서 학교도 안 보내고 잠도 성전에서 자게 하고 성경만 외우게 했다. 매일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거역하면 바로 폭행이었다. 뺨을 때리는 건 기본이고 금식을 명령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정말 적응하지 못했다. 뛰어놀지도 못하고 그 공간에만 갇혀있는 거다.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게 가장 힘들었다. 울기도 많이 했는데 울면 혼났다. 막상 부모님을 만나서 안으려고 다가가면 엄마, 아빠의 느낌도 달랐다. 차가운 느낌이었다"고 폭로했다.

강석훈(가명) 씨를 포함한 다른 제보자들은 "하루에 세 번 예배를 드린다. 예배 시간 사이에는 성인 한 명과 함께 전도 활동을 해야 했다. 공사장 심부름으로 시작해서 삽질, 10살, 11살이 되면 야간 작업을 했다. 어른들과 똑같은 일을 했다. 맞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는 거다. 교회 안에서는 TV, 휴대폰, 인터넷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 세상은 사탄이라고. 어린 나이부터 그렇게 살아오니까 그게 세상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중에는 일을 하다 손가락이 기계 톱날에 잘린 이도 있었다.

홍은우(가명) 씨는 "일단 한 번 맞으면 서른대부터 시작한다. 금식까지 시켰다. 때리면서 굶기니까 안 미친 게 다행이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아동 전문가는 제보 내용에 대해 "제보자들의 말들이 사실이라면 아동에 대한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모두 위반되고 있기 때문에 아동 인권 유린의 현장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교회 신도들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의 교회 내 촬영 등을 거부하며 "아이들이 노동을 한 것은 자기가 살 집을 스스로 짓는 거다. 모든 걸 자기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때렸다고 하더라도 애들이 잘 되라고 때린 거지 죽으라고 때린 게 아니다. 우리는 가정이다. 부모의 마음으로 그랬다"고 주장했다.

16살의 나이, 교회에 갇힌지 9년 만에 탈출을 시도한 장건우 씨는 "예배시간에 몰래 화장실 가는 척 하면서 3만 원 좀 넘게 모았다. 천원짜리 훔치는 것도 죄짓는 것 같았다. 너무 나가고 싶어서 처음으로 돈을 만져봤다. 가방은 몰래 전날 빼놓고 다음날 새벽 4시쯤 조심히 나왔다. 버스를 타고 탈출해 할머니를 만났다"고 두려움에 떨며 탈출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장건우 부모는 "원망하더라도 부모를 원망해야지 교회나 목사님을 지칭해 원망하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7살 때 아이 신앙이 저보다 뜨거웠다. 목사님한테도 인정 받을 정도였다. 싫다는 내색을 했다면 그렇게 시키지 않았을텐데 좋아서 했다"며

한 심리학 교수는 "첫번째 가해자는 부모, 두번째 가해자는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다. 그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이 가장 핵심적인 가해자가 되겠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S교회를 세운 최목사는 어떤 사람일까. 순종을 최우선으로 여겼다는 최목사는 순종 테스트라는 명목하에 성추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송수빈(가명) 씨는 "한 신도가 옷 안에다 손을 넣고 신체 더듬고 억지로 입을 맞춘다고 얘기했더니 성경을 펼쳤다. '어떤 여자가 강간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었다'는 부분을 보여주면서 '소리를 지르지 않은 네 죄다. 네가 그 사람을 좋아했기 때문에 네 몸을 준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줌으로써 세뇌시키는 것.

또한 제보자들은 "지옥에서의 절규 소리를 들려준다면서 영상을 틀어줬고 '배신하면 이렇게 된다. 교회를 나가는 것 자체가 배신이다. 나락으로 빠져 끔찍한 일을 겪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진짜 그곳을 나가면 지옥가는 줄 알고 벌벌 떨었다"고 말했다.

송현준(가명) 씨는 최목사가 가한 눈 안수 기도에 대해 "숨이 멎는다. 저는 기절을 했었다. 눈 안수하고 나면 며칠 동안 토를 한다. 그 사람들이 말하기를 토를 통해서 안 좋은 것들이 나오는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 신경외과 교수는 "눈은 굉장히 예민한 중추신경이다.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신경에 연결돼 있어서 갑자기 압박을 가하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S교회 신도들은 "좋은 마음으로 하는 거다. 영적인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통증을 많이 느낀다. 조금 힘주긴 한다. 그렇게 해서 실명된 사람 없고 피해 입은 사람 없고 죽은 사람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재판부는 눈 안수에 대해 S교회 신도들 행동을 폭행죄로 판단했다. S교회 측은 "최목사가 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S교회와는 상관이 없다. 그 사건 이후로는 눈 안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며 눈 안수가 폭행이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S교회 측에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왔던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조사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이들 학교 안 보내는 것, 노동시키는 것을 문제 삼았는데 S교회 측이 '공동체 규약이다. 애들도 노동하면서 지내야 한다'고 하더라. 부모가 학교를 안 보내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담당 경찰서에는 사건 기록도 없었다. 범죄 관련 혐의점이 없어서 사건이 종결됐다는 것.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S교회 안에 또 다른 10대 아이들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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