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김명민 "로스쿨즈 후배들 자기 몫 200% 해줘 고마워"

황소영 2021. 6. 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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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배우 김명민(48)과 김석윤 감독이 스크린에 이어 브라운관에서도 믿고 볼 만한 명작을 탄생시켰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함께한 두 사람은 코믹물이 아닌 캠퍼스 미스터리가 섞인 법정물로 4년 만에 재회했다. 13년 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속 강마에가 연상될 만큼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한국대 로스쿨 형법 담당 양종훈 교수로 분했다. 김 감독이 방송 시작 전부터 '왜 김명민이어야 했는지'에 대해선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자신감은 회를 거듭하며 더욱 빛을 발했다. 다소 시청자의 접근이 어려울 수 있는 스토리를 김명민이 츤데레 매력을 뽐내며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안내했다. 탄탄하게 짜인 서인 작가의 스토리에 김명민·김석윤 조합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7%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 수목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김범·류혜영·이다윗 등 로스쿨즈 후배들의 연기는 어땠나.

"실제로 그들을 보며 여기가 로스쿨인지 촬영장인지 헷갈릴 정도로 케미스트리가 좋았다. 그들의 공간과 공기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해야겠다는 디렉션이 나올 정도로 로스쿨 학생 같았다.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대체할 수 없는 배우들이었다. 실제 살아 숨 쉬는 인물이었다. 많은 영감을 준 후배들에게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다. 워낙 알아서들 잘하니 조언 같은 게 필요 없었다. 자기 할 몫을 200% 해줬다."

-처음엔 작품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았다.

"나 역시 10분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급변하는 세상 속 진지하게 하나씩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바라봐주는 분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짤막한 클립을 보면서 만족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 역시도 그런 문화에 적응하다 보니 진정성 있는 작품으로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처음에 대본을 읽고 너무 어려워서 내가 하기엔 버거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역으로 이 작품을 소화할 사람은 김 감독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하면 믿고 따르겠다고 해서 감독님이 준비하던 다른 작품을 미루고 '로스쿨'을 먼저 하게 됐다."

-연기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캐릭터와 나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었다. 물론 캐릭터와 비슷한 면이 꽤 있기에 이런 역할이 내게 주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실수하고 싶지 않았다. 부족한 게 많기에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처음엔 악인으로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실마리가 풀리며 선인이란 반전 구성이 있다. 그 지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법정물이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은 법정물이라는 걸 나란 사람으로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게 나의 할 몫이라고 생각해 아내 앞에서도 반복적으로 연습하며 이해가 되는지 묻곤 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한 페이지 정도의 대사 분량을 똑같이 외운다고 해도 시간이 10배 이상 들었다. 잠깐 딴짓하고 나면 까먹어서 잠꼬대하듯이 외웠다. 옆구리를 찌르면 대사가 바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외우고 또 외웠다. 법적인 용어들은 이해 없이 외울 수가 없더라. 사전을 찾아봤다.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땐 판례를 보며 이해했다. 이해해야 대사를 읊을 수 있고 그래야 진정성 있게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몇 배의 노력이 들어 힘들고 괴로웠다. 매 연기가 어려워 죽기 아니면 살기로 했던 것 같다."

김명민

-개인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지점이 있다면.

"서인 작가님께서 굉장히 교묘하게 구성을 잘했더라. 예를 들면 '피해사실 공표죄'에 대해 다룰 때 공정하게 양측의 입장을 보여주며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법정에 앉아있는 배심원 중 하나가 돼 한 표를 행사한다면 난 어떤 입장일까를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시청하며 할 거리를 많이 던져줬는데 그 자체도 부담스럽지 않게 잘 풀어갔다. 여기에 '로스쿨' 학생들의 개개인 사연을 접목시켰더라. 기가 막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강단으로 분한 강솔A와 밥을 먹는 신이 있었다. 그때 강솔A가 '제가 교수님께 배우는 그 법이요. 그 법으로 고형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에 발목이 잡힌다. 서병주 검사의 배신과 죽음을 두고 자괴감과 괴리감을 느껴 스스로에게 거듭 던지던 질문이었을 텐데 그 한 문장에 양종훈의 소신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양종훈의 가슴에 비수가 된 대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얼얼하게 남아 있다."

-모의법정 세트와 정의의 여신상이 정말 웅장하더라.

"양종훈은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과연 법은 정의로운가'란 명제를 던지며 자신을 되돌아본다. 대본에 여신상을 소중하게 닦으면서 대사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닦기엔 너무 크더라. 그래서 신을 바꿔 쳐다보는 것으로 대사를 수정했는데 세트장에서 정의의 여신상이 주는 위압감은 컸다."

〉〉인터뷰③에 이어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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