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70~80대 할머니 2명 산에서 발견
8일 밤 실종 신고 경찰·소방 한밤 수색 나서
할머니들 휴대폰 잘 안터져 수색 난항
경찰 보낸 `등기문자` 할머니가 읽은 뒤 위치 확인
어둠 뚫고 할머니들 구조…무사히 가족 인계
8일 밤 실종 신고 경찰·소방 한밤 수색 나서
할머니들 휴대폰 잘 안터져 수색 난항
경찰 보낸 `등기문자` 할머니가 읽은 뒤 위치 확인
어둠 뚫고 할머니들 구조…무사히 가족 인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8일 오후 10시52분께. 한 할머니 가족이 "오전 6시 등산을 간다고 집을 나선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112에 신고했다. 고령인 데다 밤이 깊어지면서 기온도 떨어지고 있어 할머니들의 건강을 염려한 경찰과 소방대는 가용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할머니들과 휴대폰 연결이 잘 안되고, 위치 추적 결과 할머니들이 있는 곳과 가까운 기지국 위치가 비정상적으로 바뀌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더욱이 할머니들이 갖고 있는 휴대폰은 스마트폰이 아니어서 카카오톡 등 SNS를 이용한 위치와 생존 확인도 힘들었다.
경찰은 통신사의 '등기문자'를 이용하기로 했다. 등기문자는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상대방이 문자 메시지를 읽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나 통신사가 다를 경우 서비스 이용이 안된다. 경찰은 '실종 신고가 접수돼 찾고 있다'는 내용의 등기문자를 할머니들에게 각각 보냈다.
한 할머니는 등기문자 서비스가 안됐다. 다른 할머니는 문자를 읽었다는 표시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이 상황을 지켜보던 중 9일 오전 12시58분 한 할머니가 문자를 읽은 것으로 확인됐다. 얼마 뒤 한 기지국에서 8㎞ 떨어진 지점에서 할머니의 GPS 위치가 잡혔다.
할머니가 생존해 있음을 확인한 경찰은 해당 위치로 경력을 급파했다. 할머니 구조를 위해 119 구조대도 현장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2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오전 3시10분께 산에 누워 있는 할머니들을 발견하고, 가족에게 인계했다. 할머니들이 집을 나선지 21시간 만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죽순과 천마 등 약초를 캐려고 산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오랜 만의 산행에 길을 잃고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아 조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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