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S] 지푸라기 붙잡는 심정으로, LG 차우찬은 그물망에 희망을 던졌다
류지현 LG 감독은 지난 4월 말, 2군으로부터 "차우찬은 당분간 어렵다. 선수 본인도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선발진 구성으로 골머리를 앓던 류지현 감독의 구상에서 차우찬은 제외됐다.
그런 차우찬(34)이 지난 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10-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7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공 2개를 던지고 어깨 통증으로 교체된 뒤 371일 만의 복귀전에서 적은 투구 수(73개)로 최상의 투구를 했다.
사령탑은 2군 코치진에게 전해 들은 차우찬의 재활 스토리를 소개했다. 류지현 감독은 "차우찬이 야간에 실내 훈련장에서 네트 스로우(가까운 거리에서 그물망에 공 던지기)를 하면서 어느 순간 어깨 통증,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혼자서 3~4박스를 던지고 했다더라"고 했다. "아마도 트레이너가 말렸겠지만, 차우찬이 강한 복귀 의지로 수백 개의 공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차우찬의 진단명은 왼 어깨 극상근 파열이다. 대부분 수술대에 오르지만, 차우찬을 재활치료를 선택했다. 그는 "이런 부상은 처음이다. 너무나도 치명적인 부상이었다"라며 "내 나이에 수술하면 복귀까지 3년은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던지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차우찬은 4월까지 밀려오는 통증 속에 불안과 맞서 싸웠다. 그는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을 잡고 던지다가 다시 내려놓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젓가락을 집을 힘도 없었다. '복귀가 안 될 수도 있겠다. 이대로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통증이 오래갔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복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보고 싶었다. 그중 한 가지가 류지현 감독이 소개한 것처럼 손에서 네트 스로우였다. 그는 "매일 훈련장으로 출근했다. 아플 때 천천히라도 공을 던졌다. 마치 어린이가 공놀이하듯이 매일 공을 잡고 천천히 던졌다"고 했다. 이때 그가 그물망에 던진 공은 '희망'이나 마찬가지였다.
차우찬의 굳은 의지는 지지부진하던 재활 속도를 앞당겼다. 그는 "통증이 오래갔는데, 5월 초부터 제대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 후 단계가 빨라졌다. 기적인 것 같다"라고 감사해했다.
류지현 감독은 "재활 프로그램이 아닌데 순수히 선수의 의지로 두려움을 극복했다. 이렇게 어려움을 헤쳐나온 모습만 봐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라고 노력을 높이 샀다. 이어 "지금껏 프로 데뷔 후 이처럼 긴 시간 1군을 비운 적이 없는 선수다.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차우찬은 "일주일 전 선발 등판 일정을 통보받고선 내내 '혹시 또 아프지 않을까?' '잘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다. 오로지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다행히 첫 경기를 잘 풀어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안도했다. 이어 "현재까지 몸 상태는 괜찮다. 개인적인 목표는 전혀 없다. 시즌 종료까지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유일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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