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선언 '택일'만 남은 尹..입당 오래 끌다 '간석열' 될라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관측만 무성했던 '윤석열 대망론'이 실체를 드러낸 것으로, 그가 실제 공개석상에 나와 국민들 앞에서 정치 참여 선언을 하는 '택일'만 남은 셈이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이후로 예상되는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 이후에도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윤 전 총장은 공개석상 등장과 동시에 대권 도전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즉시 입장을 밝히지 않을 분위기다.
하지만 이 문제를 너무 오래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자칫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처했던 위기 상황을 재연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해석이 분분해지도록 방치한 것이 정무적으로 좋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정치인 연쇄회동했지만…"친구로 생각하고 연락"
그동안 윤 전 총장이 외부에서 독자세력을 구축하느냐 국민의힘에 입당하느냐는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퇴임 후 3개월 가까이 잠행을 이어가던 윤 전 총장은 지난달 말부터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접촉하며 입당 전망을 뚜렷하게 했다. 오랜 공백 끝에 제1야당 정치인들을 만난 것이라 입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7일 '입당 문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 뜻을 더 듣고 결정하겠다는 게 원칙적 입장이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과 막역한 친구 사이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했다"며 "입당하는 것처럼 기정사실화된 건 윤 전 총장의 뜻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권성동·윤희숙 의원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그냥 친구로 생각하고 연락한 것"이라며 "정치적인 의미를 갖고 만난 게 아니다. 편하게 만나 대화한 걸 갖고 (정치인들이) 나름대로 해석을 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정치 일정에 함께하기로 했다는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입당 전망에 거리를 두는 것이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다른 고려나 정치적 상황을 보고 결정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4·7 재보선 안철수 데자뷰' 가능성…장고 길어지면 당내 혼선 가능성
윤 전 총장이 일단 국민의힘 입당에 거리를 뒀지만 이것이 지나친 저울질이나 '밀당' 양상으로 흐르면 '안철수 데자뷰'를 불러오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공감대가 일찌감치 형성됐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단일후보가 되고 싶으면 들어오라'고 했지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이 충분히 변화하고 혁신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합당이나 입당에 모두 회의적이었다.
안 대표는 합당 문제에서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했고, 다른 정치적 고려는 일절 없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이 구사하고 있는 언어다.
하지만 안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후보 경선을 치르면서 제1야당의 힘이라는 현실을 절감했다. 안 대표와 오 시장의 초반 지지율은 당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지만 오 시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와 제1야당의 경험·기반을 등에 업고 단일후보 자리를 얻어냈다.
윤 전 총장 역시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서 좌고우면할 경우 다른 후보가 부상하는 틈에 입당 타이밍을 놓치고 설 자리를 잃거나, 입당하더라도 '절반의 박수'만 받고 힘겹게 경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입당 장고(長考)가 길어지면 국민의힘 내 혼선이 야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안 대표와 오 후보 간 단일화 협상 과정 중 진통이나 김 전 위원장의 '안철수 비토' 때문에 당이 술렁인 바 있다.
◇'정무적으로 합리적 판단?' 의문 제기…"본인이 직접 말하는 게 예의"
윤 전 총장이 입당 문제에 관한 해석을 분분하게 두는 것이 정무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나거나 전화를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입당 관측이 나오는 것은 순리적인데, 이 사실이 알려지게 방치했다가 '입당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하는 건 결국 당의 6·11 전당대회 상황을 지켜보며 저울질을 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듣고 결정하겠다'는 윤 전 총장의 입장에도 큰 설득력은 없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흥행 가도로 지지율이 상승 국면이고,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를 흡수하고 있는 인물이라 제1야당 입당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입당의 실익이 더 큰 상황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송영길 대표가 직접 나서 이른바 '윤석열 파일'을 거론하는 등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부터 공세를 벼르고 있다. 제1야당의 기반 없이 이를 막아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아직까지 대외 소통창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혼선은 더욱 가중됐다. 윤 전 총장 측은 공보 담당자를 내주에 결정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난 게 아니라면 그 즉시 부인이 나왔어야 한다"며 "시간이 일주일 정도 흐른 뒤에 메시지가 나와 혼선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내주에 공보 담당자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그 이전에 본인의 목소리로 정확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윤 전 총장도 '간을 본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직접 말을 하지 않을 뿐 누가 봐도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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