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모범택시'로 증명한 가치 [인터뷰]

박상후 기자 2021. 6. 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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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이제훈이 '모범택시'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비중이 컸던 만큼 어깨가 무거울 법도 했지만, 김도기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극본 이지현·연출 박준우)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사회고발 장르물에 최적화된 '그것이 알고 싶다' PD 출신 박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무엇보다 '사적 복수 대행'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평균 시청률 15%를 기록했다. 특히 '모범택시'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SBS 역대 금토드라마 중 '펜트하우스2', '열혈사제', '스토브리그'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사실 뜨거운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근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아직 작품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너무 긴 시작 동안 촬영을 했다. 캐릭터와 이야기에 푹 빠져 살았다"라며 "끝나서 해방이라는 느낌보다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이다. 떠나보내기 정말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모범택시'에서 다뤘던 에피소드들은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현대판 노예, 학교 폭력, 불법 유출 동영상, 보이스피싱 등 현실에서 제대로 처벌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 범죄들을 재조명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극했다. 이제훈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지만 곱씹어보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드라마다"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존재했던 사건들이라 연기할 때 더 몰입됐다. 피해자들의 울분과 화가 그대로 전해지더라. 나는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라며 "매 에피소드는 사건을 겪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후반이 앞부분보다 재미가 덜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스토리의 전개상 이런 식으로 마무리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제훈


이제훈은 누구보다 인간적이지만, 악당들에게 자비 없는 다크히어로 김도기 역을 맡아 모든 스토리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그는 다크 히어로 김도기가 겪는 고뇌, 요동치는 극단의 감정 변화를 내밀하게 풀어내며 설득력을 더했다. 눈빛만으로 악당을 압도하는 이제훈의 카리스마는 쾌감을 배가시켰고, 능청스럽게 악당들을 몰아가다 살벌하게 돌변하는 반전은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특히 이제훈은 작전마다 직업도 성격도 바꿔가며 악을 교란한 부캐릭터 퍼레이드로 숱한 명장면을 쏟아냈다. 그는 "캐릭터들의 갭 차이가 컸다. 그러다 보니 똑같은 사람이 인물들을 연기하는 걸 시청자분들이 납득해주실지 궁금했다. 근데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 방향성을 잘 받아주신 것 같다. 덕분에 자유롭게 내던지면서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를 통해 액션 연기의 역량을 마음껏 펼쳤다. 하지만 촬영 중반 '대역 논란'으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무술팀이 너무 준비를 잘해주셨다. 상당히 위험하고 고난도의 장면들이 많았는데 잘 지도해주신 덕분에 그만큼 해내지 않았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는 예전부터 액션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열망이 가득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다"라며 "다만 제작진이 다치는 부분에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나는 충분히 해낼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적도 있다. 그런 부분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모범택시'는 이제훈을 위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제훈은 김도기 그 자체로 존재감을 새겼다. 그는 "사실 부담이 컸다. 대본이 주어졌을 때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것과 짊어져야 하는 부문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덕분에 큰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가지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모든 에너지와 역량을 쏟기 위해 노력했다. 제가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좋았다"라며 "부캐릭터 연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호감을 갖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잘 마무리돼 안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훈


지난 2007년 영화 '밤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데뷔한 이제훈은 '파수꾼'을 통해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고지전', '건축학개론', '박열', '아이 캔 스피크', 드라마 '시그널' 등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써내려 가며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섰다.

올해 이제훈은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모범택시'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 정리사 그루(탕준상)와 그의 후견인 상구(이제훈)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았다.

두 작품은 다른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 문제들을 조명하는 점에서 공통점을 띠고 있다. 그는 "모두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았다. 사회면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소식들을 그려냈다"라며 "김도기와 상구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혼동되지 않고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훈은 '언프레임드(Unframed)'를 통해 배우를 넘어 제작사로서 제2의 삶에 도전한다. '언프레임드'는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배우라는 역할에 한정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일 시도하는 프로젝트다. 틀에 갇히지 않고 각 배우의 시선이 담긴 '4인 4색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연출에 대한 생각과 꿈을 갖고 있었다.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게 돼 부담이 크다. 흥미롭고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젊은이들의 갈망에 대한 소재로 만들었다"라며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모범택시'와 '무브 투 헤븐'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다. 현재 준비된 차기작은 없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제훈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모범택시 | 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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