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질문 드리겠다" '이준석 퀴즈쇼'에 당한 중진들

문지연 2021. 6. 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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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첫 TV 토론회에서 벌어진 '이준석 퀴즈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상대가 내건 공약을 질문으로 공격한 이준석 후보의 토론 방식 때문인데, 내내 그를 경계해온 당내 중진 주호영·나경원 후보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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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질문 의도, 예의 아니다"
나경원 "자꾸 퀴즈 문제 내듯.."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첫 TV 토론회에서 벌어진 ‘이준석 퀴즈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상대가 내건 공약을 질문으로 공격한 이준석 후보의 토론 방식 때문인데, 내내 그를 경계해온 당내 중진 주호영·나경원 후보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번 토론회는 31일 MBC ‘백분토론’에서 진행됐다. 이 후보의 퀴즈 세례는 본인의 주도권 토론 시간이 되자 시작됐다. 그는 주 후보에게 “두 가지 참인 명제를 드리겠다. 이준석은 하버드대학교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학했다. 노무현재단은 2009년에 설립됐다. 이준석은 노무현재단의 장학금을 받았나 안 받았나”라고 질문했다. 최근 일부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나온 ‘이준석이 노무현재단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반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 후보는 “그런 테스트하는(듯한) 질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가 “굉장히 쉬운 질문이기 때문에 드린 것”이라고 하자 주 후보는 “쉽더라도 질문의 의도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며 끝내 답하지 않았다.

이 후보의 퀴즈는 나 후보를 향해서도 계속됐다. 그는 나 후보의 ‘청년·여성 할당제’ 공약을 언급하며 “(나 후보) 지역구를 보면 동작구 3선거구와 4선거구가 있다. 어느 곳에 청년을 배치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나 후보는 “제가 역으로 질문해도 되겠나. 선거구를 정할 필요가 없다. 청년 정치를 확대하기 위해 할당제 없이 어떻게 청년이 쉽게 진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제 질문에 대답해 달라. 두 개밖에 없다. 어디에 배치하겠느냐”고 재차 질문했고 나 후보 역시 “청년이 지원하는 경우 제가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같은 답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그곳에서 열심히 정치 활동을 하려고 준비하던 당원의 경우 청년이 그곳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배제해야 하느냐”며 “선거에 임박해서 미리 준비하던 사람을 쳐내고 주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나 후보가 “쳐내고 주지 않아도 가능하다. 제가 청년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25세 피선거권 제한을 폐지했다. 할당제가 뭐냐. 청년을 그냥 뒀을 때는 공정한 경쟁 속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하자 이 후보는 “청년을 넣겠다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하던 분을 마지막에 쳐내는 건 공정하냐”고 다시 한번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진 질문에서도 나 후보의 공약을 짚으며 공격에 나섰다. 그는 “나 후보는 공천 성공에 이익, 공천 실패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약했는데 (나 후보가 출마해 낙선한) 2020년 서울 동작을 공천은 성공인가 실패인가”라며 “본인이 공천받은 곳인데, 성공과 실패를 무엇으로 판단하냐”는 직접적인 질문을 던졌다. 나 후보는 웃으며 “결국 승리했나 안 했나를 기본으로 봐야겠지만 전체적인 총선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답변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나 후보는 “오늘 퀴즈 문제를 내듯 자꾸 단답으로 물어보신다”며 이 후보의 질문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본인이 공약하신 거니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해서 물어본 것”이라며 “저는 이 공약 자체가 공허하고 기준을 세우기 어렵다고 본다. 예를 들어 험지에 나가서 열심히 한 청년이 선거에 떨어졌다고 해서 실패한 건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근데 이런 공약을 세우셨기에 질문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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