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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세금 강화 전 '거래절벽'…"증여나 버티기"



기업/산업

    다주택자 세금 강화 전 '거래절벽'…"증여나 버티기"

    여의도 아파트. 박종민 기자

     

    6월 1일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매물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를 강도 높은 규제로 압박하면 규제 시행 전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는 달리 집주인들이 매도 대신 증여나 버티기를 선택하면서 거래가 끊겼고, 6월 이후 오를 세금을 고려해 매매 가격을 올려 부르는 집주인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소득이 노출되면 세금과 건강보험료가 오르게 된다면서 전셋값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려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주택자 압박에도 거래·매물 감소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매달 감소하며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거래량은 작년 12월 7524건에서 올해 1월 5774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2월 3865건, 3월 3774건, 4월 3610건으로 매달 줄고 있다. 5월 거래는 아직 신고 기간(30일)이 남아있지만, 이날까지 2218건을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1월 1만 8769건에서 2월 1만 5442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3월 1만 5972건, 4월 1만 3077건, 5월 8852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매물도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 3845건으로 한 달 전(8만 7203건)과 비교해 3.9% 줄었다. 용산구(-12.0%)를 비롯해 마포구(-11.2%), 강서구(-11.0%), 동작구(-10.8%), 중구(-10.3%)가 10% 넘게 감소한 것을 비롯해 총 19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4.9%(11만 1106건→10만 5667건), 인천은 7.8%(2만 1768건→2만 76건) 감소해 서울보다 감소 폭이 컸다.

    집값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6월부터 지난주까지 51주 동안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올해 들어 주간 누적 상승률은 1.67%로 작년 같은 기간(-0.14%) 마이너스에서 올해 상승으로 전환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각각 8.09%, 9.13% 올라 작년 같은 기간(4.91%·5.19%)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상승률이 3.39%로 작년(1.87%)의 2배에 육박한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과 올해 6·17대책, 7·10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이 0.6~3.2%에서 1.2~6.0%로 올라간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최고세율도 현재 65%에서 75%로 올라간다.

    정부는 강화된 세제가 본격 시행되는 6월 1일 전까지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수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런 기대는 빗나가게 됐다.

    ◇"다주택자, 증여하거나 버티기, 증세 반영해 집값 올려"

    연합뉴스

     

    정부의 기대가 빗나간 것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보다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세간에 집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낮춰 집을 빨리 처분하기보다 증여로 세금 부담을 덜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세금 부담을 감수하며 버텨도 추후 집값이 상승하면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증여는 3039건으로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3월(3022건)에 이어 두 달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구별로는 고가 주택이 많은 서초구(253건)의 증여가 가장 많았고, 노원구(235건), 광진구(212건), 강서구(197건) 등의 순이었다. 증여할 자녀가 없는 경우 버티기에 들어간 다주택자도 상당수다.

    일부 지역에서는 6월에 오를 세금까지 반영해 가격을 올리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5월 말 잔금 조건으로 나왔던 매물이 다 정리되는 분위기"라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던가 6월 이후 매겨질 세금을 계산해 가격을 올려서 팔겠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줄었지만,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20~30대의 매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4.1%로 가장 많았다. 20대 이하까지 합하면 30대 이하 거래는 39.3%로 40%에 육박한다.

    30대 이하 거래 비중은 작년 8월 40.4%로 처음 40%대에 오른 뒤 올해 1월 44.7%로 최고점을 찍었고, 이후 2월 40.1%, 3월 40.6%, 4월 39.3%로 40%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서구(55.2%), 관악구(52.1%), 성동구(51.4%), 구로구(50.7%), 노원구(50.4%) 등에서 절반이 넘었고,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는 평균 이하로 나타나 도심·외곽 지역에 20~30대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신고제…세금·건보료 부담 임차인에게 전가 '우려'

    연합뉴스

     

    6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두고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정부는 임대차 시장이 투명해지고 임차인 보호 기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임대인의 세금 등 부담이 늘어나면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도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소득이 드러나 세금 부담이 커지면 결국 전월세 임대료를 올려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는 집주인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전월세신고제를 통해 구축된 부동산 거래 정보가 과세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크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 전에 갱신 계약을 미리 앞당겨서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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