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문석의 키워드 #대기만성 #가족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5. 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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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음문석,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대기만성이다. 배우 음문석이 걸어온 길은 힘들었지만 결국 빛이 들었다. 마흔살, 누구는 늦은 나이라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에게선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나이에 대한 생각은 안 해요. 항상 20대인 것처럼 ‘난 아직 젊어’라고 생각하거든요. 괜히 40대라고 인정하면 아프다고 핑계댈 것 같아서요. 하하. 다행히 요즘은 동안이란 말을 좀 들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나만의 관리를 확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음문석은 첫 스크린 주연작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을 내놓을 설렘에 잔뜩 들떠있었다. 특유의 유머와 밝은 기운이 그를 감돌았다.

“첫 주연작을 만나기까지 전 오히려 시간이 오래 안 걸린 것 같아요. 뭐든 최소 10년 이상 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극장 포스터에 제 얼굴이 크게 나와있는 걸 보면 심장이 두근거려요. 가족들 다 데리고 와서 무대 인사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니까요.”

‘파이프라인’ 속 서인국과 음문석.


■“서인국 눈빛만큼 내 두툼한 입술 섹시해”

촬영 현장은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 그가 출연진과 장난으로 찍은 뮤직비디오가 함께 실릴 정도다.

“1~2시간 쉬게 됐는데, 배유람이 ‘뭐 하나 찍자’라고 아이디어를 주더라고요. 우리끼리 뮤직비디오를 찍어보는 것도 추억을 담기엔 좋겠다 싶어 2시간 정도 찍었는데, 저희 호흡이 너무 재밌게 나와서 유하 감독이 영화 마지막에 사용하자고 하더라고요. 전 정말 좋았죠.”


서인국, 이수혁, 태항호, 유승목 등 여러 배우와 주고받는 에너지 속에서 배운 것도 많다고 했다.

“거의 모든 배우에게 자극을 받았어요. 어떤 친구의 좋은 모습이 보이면 빨리 배우고 싶어서 관찰하는 편이거든요. 서인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이 정말 좋았고, 이수혁은 본연의 눈빛과 목소리가 좋아 많이 흉내내기도 했어요.”

서인국의 눈빛이 뺏어오고 싶을만큼 섹시하다면서도, 자신에겐 ‘입술’이 있다고 자신했다.

“제 두툼한 입술이 매력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서인국 눈빛이 섹시하면 전 두툼하고 섹시한 입술을 갖고 있죠. 하하. 서인국과 이번 작품으로 정말 친해졌고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는데,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동생이라기보다는 동료, 친구같은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 것 같아요.”


■“가장 행복할 때? 부모님 용돈 줄 때죠”

그의 무명 시절은 생각보다 길었다. 2005년 가수 SIC으로 데뷔한 이후 ‘제2의 비’를 노리며 열심히 활동했지만 결과는 예상만큼 좋진 못했다. 이후 몬스터즈라는 그룹으로도 음악 활동을 이어갔으나 대중을 사로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연기자’로 방향을 튼 건 ‘신의 한 수’였다. 2019년 SBS ‘열혈사제’서 장룡 역으로 크게 주목받더니 ‘본 대로 말하라’ ‘편의점 샛별이’ ‘안녕? 나야!’ 등 다양한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다.

“오랫동안 무명으로 버티면서도 가족들을 잘 챙길 수 없어서 속상했어요. 힘들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죠. 제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많았으니까요. 그 마음을 풀 수 없을 땐 한강을 갔어요. 강물을 바라보며 제 꿈을 되새기고 하늘을 보려고 했죠. 또 매일 아침 일어나면 ‘생각하지 말고 움직이자’ 싶어 바쁘게 돌아다녔어요. 그러면서 버텼죠.”

그를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가장 행복한 것은 가족에게 베풀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젠 부모, 누나들을 물질적으로 조금 더 챙길 수 있게 돼 행복해요. 특히 아버지, 어머니께 용돈 줄 때요. 그게 가장 뿌듯하고 행복한 순간이죠.”

‘성공’에 대해선 집착하지 않으려 한단다.

“그 말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대신 하루하루 살면서 제가 변화한다는 것이 즐겁고, 온전한 제 인생을 살아내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스케줄 없는 날도 바쁘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최근엔 황치열 주연의 단편 음악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요.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황치열에게 리딩해보자고 했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촬영까지 진행하게 됏어요. 이게 요즘 제겐 힐링입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오래 가고 싶다는 그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음문석 나온대? 그럼 재밌겠네’란 말이에요. 제 이름을 들으면 기대되면서도 부담스럽진 않은,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코믹 연기에도 결이 많은데, 제가 아직 할 수 있는 코믹 연기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이걸 모두 보여주고 싶어요. ‘이 친구가 나오면 행복해’라는 생각이 들게끔 연기하고 싶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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