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전대의 젊은 돌풍, 정치 변화·성찰의 기폭제 되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뽑는 6·11 전당대회에서 신예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6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다선 중진들에 앞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1970년대생 초선인 김웅·김은혜 의원도 선전하고 있다. 청년층에서 시작된 이 전 최고위원의 상승세는 장·노년층에도 확산되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선두권에 올라섰다. 당원과 국민이 예비경선은 50 대 50, 본경선은 70 대 30 비율로 뽑는 선거에서 유력한 당권주자 위치에 섰다고 볼 수 있다. 한번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 없는 30대 정치인이 전대 1위를 다투는 것은 보수야당을 넘어 국내 정당사에 없던 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표현대로 “유쾌한 반란”이 펼쳐지고 있다.

‘0선·초선’ 정치인들이 약진하면서 국민의힘 전대는 역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5일 비전발표회에서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할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청년의 미래”, 김은혜 의원은 “당얼굴 교체”를 강조했다. 경륜·질서와 ‘용광로 정당’을 앞세우는 중진 후보 5명과 비전 대결을 벌인 것이다. 지역·선수로 다투기 시작하던 그간의 보수정당 전대에서는 상상조차 못했을 일이다.

신예 정치인들은 국민의힘에서 상대적으로 중도와 합리적 토론을 지향하는 정치를 해왔다. 2011년 ‘박근혜 비대위’에서 26세에 정치를 시작한 이 전 최고위원도 총선에선 세번 낙선했음에도 소셜미디어나 방송토론을 통해 젊은 나이에 정치 경험을 다양하게 축적했다. 그로선 2030과의 소통에 앞장서다 직접 ‘당사자 정치’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선거 때마다 ‘청년팔이’ 시비가 불거지는 한국 정치엔 의미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4·7 재·보선 참패 후에도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으로 쇄신 언로가 막혔던 여당으로선 아프게 돌아볼 대목이다. 제1야당 전대의 신예 돌풍이 정치세력 간 경쟁을 불러오는 ‘메기’ 역할을 하기 바란다.

국민의힘 전대엔 이미 묵시할 수 없는 뇌관이 터졌다. 이 전 최고위원이 던진 ‘청년·여성 공천할당제 폐기’ 공약은 정치를 한발씩 진척시켜온 숨구멍을 틀어막는 것이다. 그나마 50·60대 남성 일색이던 국회에 청년과 여성을 수혈해온 데는 할당제의 순기능이 작지 않았다. 정치 문턱을 넘기 힘든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제도는 더욱 늘려가야 한다. 청년과 여성을 정치에서 소외시키는 퇴행적 발상을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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