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수진 "아직 연기 목말라..윤여정처럼 되고 싶어요"

tvN 드라마 '마우스' 종영 화상 인터뷰
'셜록 홍주' 시사교양 PD '최홍주' 역할

[서울=뉴시스]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감정선이 정말 쉽지 않았어요. '홍주'는 힘든 일을 많이 겪고 트라우마가 있었기에, 내면이 많이 힘들었죠. 마지막에 '홍주'의 이야기를 풀고 끝내니 시원섭섭해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셜록 홍주'로 불리는 시사 교양 PD '최홍주' 역을 맡은 배우 경수진은 드라마를 마친 소감으로 "일단 후련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지난 23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4부까지 '홍주'가 굉장히 밝은 캐릭터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앞으로 감정이 굉장히 깊어지고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라고 얘기를 듣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경수진이 분한 '최홍주'는 살인마 프레데터의 흔적을 쫓으며 취재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시사 교양 PD다.

하지만 사실 최홍주는 연쇄 살인마 헤드헌터 '한서준'(안재욱)으로부터 어렸을 때 납치당한 후 범죄 유인책으로 이용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후 이름을 바꾸고 부모님에게 돌아가지 못한다. 그는 '셜록 홍주' 방송을 통해 프레데터를 추적하고 그 모든 일의 배후를 폭로하며 진실을 밝혀낸다.

[서울=뉴시스]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경수진은 "'홍주'의 감정선은 쉽지 않았다.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나 '한서준'에 대한 복수심 등 감정이 많았다"며 "많이 배웠고, 대본에 나오지 않는 감정을 표현하면서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픈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살인 장면을 직접 봤고, 일단 '한서준'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생각해봤죠. '홍주'가 왜 집에 못 돌아갈까. 드라마에 나오진 않았지만, '한서준'이 부모님을 두고 협박하지 않았을까 작가님이 얘기해주셨죠. 어린 나이에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이 있었을 거고, 이를 바탕으로 연기했죠."

극 중 살인마 프레데터가 '정바름'(이승기)이라는 사실은 중간에 알고 있었다고 했다. 경수진은 "'정바름'이 사이코패스인 걸 알면서도 계속 묵인해야 했기에 힘들었다"며 "'최홍주'의 큰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감정을 담담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어서 답답한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홍주'는 극 중 사이코패스로 오해를 받았던 '성요한'의 아이를 낳아 기르기도 한다. 경수진은 '성요한'을 연기한 권화운과의 연인 호흡에 대해 "(연인이면) 서로 감정이 오가야 하는데 감정 교류가 안 돼서 힘들었다"고 웃었다.

[서울=뉴시스]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권화운 배우의 캐릭터가 초반에는 사이코패스 같은 느낌의 차가운 캐릭터였잖아요. 차가움을 많이 표현했는데, 권화운 배우가 연기를 잘했는지 약간 통나무와 연기하는 느낌이 들어서 제가 많이 힘들었죠.(웃음)"

또 권화운이 최근 인터뷰에서 경수진과 다음에는 로맨틱코미디를 해보고 싶다고 밝힌 것에 화답했다. 경수진은 "기사를 봤다. 저야 감사하다. 연상연하 커플로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시사 교양 PD 역할을 연구하며 배우 김상중이 진행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PD이기 때문에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팩트를 전달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며 "PD이지만 MC 같은 역할이기에 부담도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 방송이라면 프롬프터가 있지만, 저희는 연기라서 다 외워서 해야 해서 대사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리허설도 많이 했죠. 김상중 선배님이 하시는 '그것이 알고 싶다'도 보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참고했어요."

[서울=뉴시스]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이번 작품에서 경수진은 단발로 변신하기도 했다. 헤어스타일 변화에는 경수진의 의지가 강했다고 밝혔다.

"'홍주'로서의 변화는 물론 경수진에 대한 변화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강단 있게 변하려면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매번 작품에서 긴 머리카락의 모습만 보여드려서 변신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가지 스타일만 고집하다 보면 스스로 갇히지 않을까 싶고, 늘 변신에 대한 갈증은 있죠."

'마우스'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경수진은 "저도 궁금하다. 시즌2에 대해 얘기한 건 없는데, 나중에 그렇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경수진은 "사실 예능 울렁증이 있다"고 크게 웃었다. 그는 "제가 말을 잘하거나 몸개그를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관찰 예능에서 재미있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며 "기존의 드라마 캐릭터와 다른 경수진의 삶을 봐서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우 경수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이번에 장르물을 선보인 만큼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로맨스를 꼽았다. 그는 "달달한 사랑 이야기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저는 밝고 긍정적인 편인데, 사연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 있나 봐요. 감독님들이 주로 (장르물로) 캐스팅해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어서 장점이고, 스펙트럼을 넓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지난 2011년 데뷔해 올해 10년차가 된 경수진은 "아직 연기할 날이 많다"며 실감 나지 않는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는 "배우는 자기 삶이 연기에 투영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늘 삶을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제 연기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연기에) 목마르죠. 여전히 많은 캐릭터와 장르를 하고 싶고,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앞으로도 배우 경수진의 과정을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윤여정 선배님께서 오스카에서 상을 받으셨잖아요. 너무 뿌듯하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죠. 앞으로 배우로서 남은 날들을 더 기대하고 있어요. 진정성 있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