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태진과 재재의 논란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남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태진의 KBS 방송 출연 금지를 요청하는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이 21일 현재 동의인 수 2만8000명을 넘긴 상태다. 해당 청원은 19일 올라왔고 청원 개시 3일 만에 이른 성과로 이로써 KBS는 공식 답변을 하게 됐다.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청원이 30일 이내 1000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한다.

앞서 김태진이 18일 방송된 팟케스트 ‘정영진·최욱 매불쇼’에 출연해 논란의 발언을 한 결과다. 당시 김태진은 “나도 ‘문명특급’ 같은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통으로 주면 정말 잘한다”며 “‘재재만큼 인터뷰를 하라’는 댓글이 달리는데 내가 인터뷰를 준비할 때 꼼꼼히 준비하고 필모그래피도 다 외운다. 그런데 맨날 방송에서 편집되니까 XX 같이 나는 거다”라고 했다.

그는 재재를 ‘걔’라고 지징하면서 “재재에게 배우라는 의견에 제가 좀 화가 난다. 난 걔보다 한참 선배”라고 했다. “웃자고 한 이야기다. 재재를 존중하고 존경한다”는 김태진은 최근 논란으로 불거졌던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포즈를 언급하며 “이분이 실제로 모르고 실수를 했다면 연예인이 돼가는 과정이기에 스스로 억울하겠지만 많이 배웠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진의 이러한 발언은 재재에게 무례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김태진의 KBS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청원까지 나오며 그를 향한 비판 여론은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반면 재재를 공중파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맞불 청원도 나왔다. 청원인은 “재재는 대학교 재학 당시 사이버불링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존재하며 2018년 취재진과 인터뷰 당시 ‘메갈리아’에서 유래된 단어를 사용한 적이 있는 만큼 현재도 많은 논란 속에 있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그가 남성혐오주의자라는 주장의 증거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재가 공중파에 버젓이 출연하며 심지어 광고모델로까지 선정돼 승승장구하는 현 대한민국 실정에 참담한 심정일 뿐”이라며 “재재에게 응당한 처벌을 내려주시고 방송 출연을 금지해주실 것을 청원한다”고 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20일 개시된지 하루 만에 4만1000명의 동의인수를 얻었다.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는 한달 내 20만명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이 국민청원은 김태진 KBS 퇴출 국민청원과는 반대로 일부 남초 커뮤니티의 지원을 얻고 있다.

김태진과 재재의 엇갈린 시선을 두고 남녀 대립은 극대화로 치달은 상황이다. 앞선 논란에 김태진과 재재 모두 사과 또는 해명 입장을 내놓았다.

김태진 소속사 HJ필름은 “김태진은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한 경솔한 언행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재재가 연출과 진행을 맡은 ‘문명특급’은 20일 방송에서 스타일리스트에게 ‘빨간 의상’을 의뢰받고 포즈를 취할 때 간식을 꺼내고 먹는 퍼포먼스를 하기로 결정하는 장면이 나왔다. 앞선 손가락 포즈가 남성 혐오 논란과는 전혀 무관하고 해당 포즈는 다른 콘셉트를 두고 논의된 퍼포먼스라는 것이다.

‘문명특급’ 측은 앞선 입장에서도 같은 논조를 유지했다. ‘문명특급’ 측은 17일 “특정한 손동작이나 모양과는 분명히 다를 뿐 아니라 전혀 관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며 “이와 관련된 근거 없는 억측과 논란은 자제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