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최재형 대선 등판론.. 崔 "입장 밝히기 어려워"

노석조 기자 2021. 5. 2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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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등 야권을 중심으로 최재형(65) 감사원장 대선 차출론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자가 19일 “당선되면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며 최 원장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야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도 하차할 경우 또는 야권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한 ‘플랜B’로 최 원장 이름이 거론됐었다. 최 원장은 20일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최 원장 주변에선 “감사원장을 흔들지 말라”는 경계론과 함께 그의 대선 등판론이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최 원장은 작년 하반기 여권 인사들의 반발 속에서도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밀어붙였고, 결국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여권은 “집 지키라 했더니 주인 행세 한다”고 비판한 반면, 야권 지지자 사이에선 “권력에 굴하지 않는 강골 감사원장”이란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영입 대상 대선 주자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최 원장을 거론했다. 주 의원은 대선 경선 때 과반 득표자를 후보로 선출하는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주 의원 구상은 현재 윤 전 총장이 지지율에서 다른 야권 대선 주자에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실제 적잖은 국민의힘 의원이 최 원장에게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정권의 압박 속에서도 월성 1호기 사건을 원칙대로 감사하고 친정권 인사에 대한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하는 등 야권 대선 주자로서 기본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처음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친여(親與) 성향이란 선입견이 있었지만, 국회에 나와서도 원전 감사에 반발하는 여당 의원들에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에서 판사 출신답게 원칙론자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최 원장에 대한 기대감은 ‘플랜B’ 차원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지금은 윤 전 총장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중도 하차할 경우에 대비해 최 원장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현 정권 초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로 국민의힘 진영을 초토화한 데 대한 당내 일부의 거부감도 최 원장 대망론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윤 전 총장을 향해 과거 수사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던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최근 최 원장에 대해선 “소중한 우파의 자산”이라고 했다.

최 원장 주변에서도 그의 뜻과 무관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일부 최 원장 지인이 정치권 상황을 파악하고 사람을 모으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 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한 야권 인사는 “대선 출마에 선을 긋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 원장의 한 지인은 “최 원장이 최근 감사를 하려 해도 법적 문제 때문에 못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뜯어고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최 원장 출마는 말 그대로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선을 긋는 기류도 강하다. 최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대선(내년 3월 9일) 90일 전인 12월 9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최 원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까지다. 11월 9일까지 대선 후보를 뽑기로 한 국민의힘 경선 일정을 고려하면 8~9월쯤 사퇴해야 경선 참여가 가능하다. 한 감사원 관계자는 “최 원장은 공사석에서 정치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없다”며 “정치권에서 최 원장 영입론을 띄우면 오히려 감사원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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