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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음료 자주 마신 20대 사망'…현실과 동떨어진 약물 교육

송고시간2021-05-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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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처방받아 판매·투약한 10대 수십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학교 교과과정 내 약물중독 예방 교육이 현실을 쫓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교육과 마찬가지로 약물중독 예방 교육 또한 최신 마약 거래 기법과 종류, 위험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실효성 있는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 매매 등 혐의로 A(19)씨를 구속하고 함께 마약을 투약한 10대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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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헌 기자
박정헌기자

펜타닐 투약 10대 무더기 검거…종류·수법 다변화, 현장 교육은 제자리걸음

의료용 마약과 처방전 (CG)
의료용 마약과 처방전 (CG)

[연합뉴스TV 제공]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처방받아 판매·투약한 10대 수십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학교 교과과정 내 약물중독 예방 교육이 현실을 쫓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교육과 마찬가지로 약물중독 예방 교육 또한 최신 마약 거래 기법과 종류, 위험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실효성 있는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 매매 등 혐의로 A(19)씨를 구속하고 함께 마약을 투약한 10대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군은 작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산·경남 소재 병원·약국 등에서 자기 또는 타인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이를 다른 10대들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10대들은 공원, 상가 화장실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 투약했다.

펜타닐 패치는 아편, 모르핀과 같은 아편 계열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이다.

말기 암 환자처럼 장시간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의 통증 완화를 위해 1매당 3일 동안 피부에 부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약 100배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강력한 진통제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남용 가능성이 크고 의존성이 높아 UN의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에 의해 1964년 통제물질로 지정됐다.

특히 의료 외 사용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내성과 의존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과다복용의 위험과 호흡 기능 저하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주사기를 사용한 펜타닐 투약은 같은 방법의 헤로인 투약보다 2배 이상 과다복용의 위험성이 높고 다른 아편 유사체보다는 8배 이상 높다.

미국에서는 펜타닐과 그 유사체의 남용으로 매년 사망자 수가 2만8천여명에 육박하는데 제도권 교육은 아직 원론적인 수준에서 머물러 현실 반영을 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텔레그램을 통한 마약 유통이 기승을 부리는 등 약물 범죄와 관련한 환경은 급변하는 추세이다.

반면 교육 현장의 약물중독 예방 교육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있다.

펜타닐만 하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청소년들이 쉽게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이런 경향에 대한 소개가 전무하고 구체성도 떨어져 사실상 교육적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했다는 한 고등학교 보건 교과서를 보면 약물 오남용의 대표 사례로 카페인이 든 청량음료를 수시로 마신 20대 남자의 사망이 소개된다.

그러면서 약물 오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예방법, 약물의 종류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이 소개됐지만 원론적 내용에 그치는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기 약물 남용의 예방을 위한 자아 존중감 향상, 마약성 약물 사용의 거절 방법을 익히고 실천하기, 정서 안정을 위한 건강 관리하기 등 진부한 내용만 담겨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도내 한 약물 전문가는 "전문가들을 투입해 최신 경향이 반영된 마약 관련 정보를 구체적으로 학생들에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며 "원론적 수준에 그친 약물중독 예방 교육은 현실에서 통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약물 오남용과 관련해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반영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어 올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마약에 초점을 둔 교육자료를 개발 중이다"며 "경남약사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학교로 가 관련 교육을 진행하거나, 약물중독 예방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교직원 연수 등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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