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민심·단일화 승부수로 승리
‘다크호스’ 나경원은 막판 고심
2019년 2월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당시 대표가 수락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나오며 손을 들고 있다. [연합] |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3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힌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황교안 모델’, 초선·청년 그룹은 ‘오세훈 모델’을 참고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9년 2월 황교안 당시 전 국무총리는 압도적 당심(黨心)을 등에 업고 당 대표에 올랐다. 그런가하면 올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오세훈 당시 전 서울시장(현 서울시장)이 높은 민심(民心)으로 주도권을 쥐고 ‘단일화 승부수’를 이룬 끝에 최종 승리했다. 당권 출마를 공식화한 주호영·조경태(이상 5선)·홍문표(4선) 의원 등 중진들은 당세(黨勢)가 강하다. 김웅(초선)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은 일반 시민 여론조사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서로 간 단일화 가능성도 문을 열어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는 만큼 중진들이 참고할 수 있는 ‘황교안 모델’이 더 승산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높은 민심으로 기선제압을 한 초선·청년 그룹이 ‘오세훈 모델’을 참고해 매끄럽게 승부수를 띄운다면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당시 황 전 총리는 맞수였던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에서 12%포인트 이상 졌다. 하지만 당원 투표에서 32%포인트 이상 따돌려 승리했다. 그는 전당대회 도중 받은 여러 견제구를 모호히 받아쳐 ‘황세모’란 별명도 얻었다. 그래도 1위라는 입지는 굳건했다.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한 중진 의원 측 관계자는 “특히 황 전 총리가 어떻게 국정 운영 등 경험을 부각시켰는지,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그때 패한 오 시장은 2년 후인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선 민심을 앞세워 거듭 역전극을 썼다. 그는 당심에서 우위였던 나경원 전 의원, 민심에서 강세를 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차례로 꺾었다. 오 시장은 그 과정에서 차츰 바람을 탔다. 나 전 의원, 안 대표도 유세를 도왔다. 그 결과,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최종 승리했다. 국민의힘의 초선 의원은 “승리의 1등 공신은 100% 여론조사라는 단일화 룰이겠지만, 당심도 주춤하게 할 만큼의 높은 민심과 ‘드라마’가 없었다면 최종 승리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 거론되는 김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의 단일화 시나리오도 ‘오세훈 모델’의 성공 사례를 어느 정도 염두 둔 데 따른 구상이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 |
한편 전당대회 판을 흔들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나 전 의원은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주변에선 사실상 출마로 가닥을 잡은 기류가 전해진다. 이르면 이번 주 출마 선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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